레고 브릭/MOCs

[MOC] 샌드크롤러 Sandcrawler (in 6 Studs Wide)

apparat 2018. 7. 11. 04:46
  • 제목: 샌드크롤러 Sandcrawler (in 6 Studs Wide)
  • 장르: Star Wars
  • 설명: 타투인 행성의 자와 족 '재활용 트럭'을 폭 6 스터드 크기로 구현
  • 부품: 379 피스 pieces
  • 제작: 2018
  • 인스 다운로드: 리브리커블 Rebrickable MOC-15525


제목만 거창한 제국의 장갑차와 레이저포, 기성제품을 약간 고친 것일 뿐이었던 20018 AT-AT 개조 버전에 이은 아파라트의 세 번째 스타 워즈 MOC입니다. 이번엔 그래도 제대로 하나 만들어보려고 애썼어요. 물론 리브리커블에 심심찮게 출몰하는 수천수만 피스짜리 거작들하고야 차원의 공유를 사양합니다.


그럴 것이, 저의 브릭 창작은 대단한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닙니다. 자그마한 실질적 필요에서 비롯된 생활형들이죠. 나름 처녀작이었던 소방서 개조 기차역부터가 "육교가 딸린 기차역이 있으면 좋겠는데 7937은 아쉽고, 소방서 건물은 마침 남고..."에서 시작된 것이었고, 빈티지 객차도 화차 대신 객차가 한 칸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옥상 밴드도 구하기 힘든 850486을 대신하려고 만든 것이었어요.


이번엔 T1 캠퍼밴처럼 사이즈가 동기부여를 해줬네요. 역시 레고 디오라마에 이상적인 차량의 크기는 승용차 6 스터드, 대형차 8 스터드가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제 방 한 켠 타투인 디오라마에 추가해야 될 샌드크롤러는 도무지 이 크기로 나올 기미가 없더라는 것이죠.


3000 피스가 넘어가는 UCS(놓을 자리가 없어요) 아니면 100 피스 이하의 마이크로, 그래서 기대해봤던 올해 신제품 75220마저 1239 피스에 무려 20만원(뉘집 애 이름이냐), MOC는 어떨까 싶었으나 이쪽은 빈부격차가 더 심해서 1만 피스를 넘지 않으면 50 피스 미만;; 할 수 없이 직접 만들었습니다. 폭 6 스터드, 최대길이 약 19.5cm짜리 샌드크롤러입니다.




문 열렸다 닫혔다 하는 거 놓치지 않으셨죠? 기믹이라고는 그거밖에 없습니다.^^ 원작(에피소드 4와 2)에서도 '스턴트는 아니고 단역급'인데다 저로선 구현해볼 엄두도 나지 않는 내부 및 각종 기믹은 시원하게 패스합니다. 그저 자와들을 태울 수 있는 정도의 공간 마련, 그러기 위한 양 '옆문'의 개폐 기능, 더불어 '앞문' 개폐까지만 고려했습니다.


그래도 '고구마'라는 애칭까지 얻을 만큼 슬레이브 I 버금가는 씬 스틸러입니다만, 뭐가 매력인지는 암만 봐도 모르겠어요.ㅎㅎ 에피 4의 후광인지, 자와들에 대한 동정심인지, 번쩍거리는 우주선들과 다른 구수함인지. 하여튼 타투인 디오라마에 빠지면 섭섭하거든요.


만드는 데는 보기보다 애를 먹었습니다. 영화에선 휙 지나가고 말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은근히 묘하게 생겼단 말이죠. 처음엔 도형들이 다닥다닥 모인 앞머리에만 신경을 썼는데 가만 보니 측면도 만만치 않아요. 앞부분은 전후로, 뒷부분은 상하로 각기 경사져 있는데다 중간은 또 평평해요. 차량 하단에도 경사가 적용되지 않아야 하구요.


이런 '기하학적' 구조를 대강이라도 살리고 옆문 개폐와 내부공간까지 욕심을 내다 보니 부위별로 하루씩은 잡아먹은 듯합니다. 그러고도 애써 구현해놓은 것들은 정작 티도 잘 안나는 적갈색 모노톤;; 브릭셋같이 3D 뷰 기능이라도 있었으면 싶네요.




하기야 원작부터가 주목받자는 물건은 아니었어요. 차주 분도 지나가는 단역급, 역할도 중간다리, 대략 주인공이 활약할 계기를 만들어주는 모자란 동네 건달 포지션. 심지어 폐기물 수거 및 재활용이라는 생활밀착형 용도마저 정해져 있다보니 광속을 넘나드는 스타쉽과 수 킬로미터짜리 거함이 즐비한 스타워즈 세계관에선 한낱 소품에 불과할지도요.


그런들 어떠하리. 제가 가장 좋아라하는 스타워즈 디오라마는 황제의 사열식도 데스스타 공략전도 아니요, 모스 아이슬리 칸티나의 풍악이 흘러나오는 타투인의 일상인 걸요. 그 속에서 딱 6 스터드 폭만 차지하고 구수한 냄새를 풍겨달라는 의도였으니 여기서 만족하렵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창작 기법에 많은 공부가 됐어요. 좁은 공간 안에서 어떻게 이리 꺾고 저리 맞물려가며 원하는 모양과 기능을 잡아가야 할지, 지난번의 RC 코끼리에 이어 좋은 경험이었네요. 끝내 캐터필러는 작은 타이어들로 대체하고 말았습니다만, 다른 MOC들을 열심히 뒤져봐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아[각주:1] 안주하기로 했습니다.




언제나처럼 설명서는 맨 위에 링크된 리브리커블 페이지에서 PDF 파일로 무료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비상업적 용도의 개인 이용만 가능하다는 말씀 덧붙여 드리구요.


대부분의 부품은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부담 없지만[각주:2] 모양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적갈색 Reddish Brown 3x2 웨지 플레이트들(43722, 3)이 좀 까탈스럽습니다. 각각 9개씩 18개가 필요하거든요. 원래 6x3(54383, 4)를 쓰려던 건데 적갈색이 없는 바람에 대체되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정식 출시품과 MOC를 막론하고 샌드크롤러는 대개 이 부품을 애용하더라는 사실. 웨지크롤러.


끝으로 위 사진 속의 미피들은 75136 드로이드 탈출 포드와 75052 모스 아이슬리 칸티나에서 왔습니다만, 현재 시점으로는 올해 나온 75198 타투인 배틀팩을 최선의 조합으로 추천합니다. 그 다음 75136이나 75173 루크의 랜드스피더 정도를 생각해보시면 좋을 듯하네요.(같은 소재의 구버전인 9490과 8092의 미피 구성이 더 좋긴 합니다.) 타투인 포레버!


  1. 테크닉 빔으로 캐터필러 모양만 낸 경우도 있고, 오토바이 체인을 다른 부품 위에 걸쳐만 놓은 경우도 있더군요. 후자의 경우 앞뒤로 굴리면 안되는 물건이 되고 말죠. 체인 부품의 수급도 부담이구요. [본문으로]
  2. 일부러라도 수급이 용이한 부품들을 주로 쓰려는 쪽이죠. 그게 저에게도 좋으니까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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