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라트의 직접 창작이 아닌 개조입니다. 유명 창작가였고 현재는 옥스포드 사의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너굴님께서 2014년에 공개했던 작품을 조금 수정한 것으로, 원작자의 허락 하에 리브리커블과 이곳 블로그에 공개합니다. 개조 버전의 설명서는 아파라트가 만들었습니다.
- 제목: 폴크스바겐 T1 캠퍼밴 미니피겨 스케일 Volkswagen T1 Camper Van Minifigure Scale 1
- 장르: Creator
- 설명: 10220 제품을 미니피겨 스케일로 축소시킨 기존 창작품의 개조
- 부품: 418 피스 pieces [10220으로 필요한 부품의 절반 정도를 충당할 수 있음]
- 제작: 원작 2014 | 개조 2017
- 인스 다운로드: Rebrickable MOC-7967
10220 폴크스바겐 T1 캠퍼밴. 성인용 레고의 세계로 들어가는 정문처럼 되어있는 저명하신 제품이죠. 놀라운 얼터너트 모델도 몇 가지가 있어 오리지널 모델과 함께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때도 썼지만, 개인적으로는 10220 오리지널 모델을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에요. 진짜 Type 2 T1은 뒷마당(그런 게 있다면)에 세워놓고 싶을 정도로 예뻐하지만, 제품화된 것은 실제 차량처럼 앙증맞지도 않고(모듈러 옆에 세워놔도 중장비) 감복할 만한 곡선미를 제대로 살리지도 못했다고 보며(특히 이마 부분) 구조가 너무 부실해서라도 10점 만점에 8점 정도로밖에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얼터너트 모델들 때문에라도 한 박스 구입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보긴 하죠.(세 개 드립 금지!) 2
그리고 이 제품을 미니피겨 스케일로 축소시킨 너굴님의 창작품을 뒤늦게 발견하게 됩니다. 2014년에 발표하셨던 걸 몇 달 전에야 알게 됐어요. 비슷한 시기에 10242 미니 쿠퍼와 10187 비틀(구 비틀)의 미피 스케일도 발표하셨죠. 원체 미피 스케일을 선호하는지라 좌고우면할 것 없이 복제에 돌입합니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몇 가지 수정을 가해보았던 거죠. 3
아파라트의 개조 버전
위의 사진이 아파라트의 개조 버전, 아래의 렌더링 이미지가 너굴님의 원작입니다. 실제로 찍었으니까 스티커가 동원된 것 외에 얼핏 봐선 뭘 바꿨다는 건지 금방 몰라보실 수도 있어요^^;;
너굴님의 원작
먼저 색깔 차이는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흰색 부품이 LDD에서와 달리 순백색으로 보이지 않는 건 플라스틱의 숙명인 게지요. 원작부터 설명을 드리자면, 14 스터드 폭(14 wide)인 10220을 미니피겨 크기에 알맞는 8 스터드 폭으로 축소시킨 것이 핵심입니다. 4 앞뒤 길이는 30cm에서 15.4cm로 줄어들었구요. 전체적인 크기는 개조 버전도 바뀐 것이 없습니다. 5
기믹은 오리지널 모델처럼 지붕 전부를 열 수 있는 것과 팝업 루프(지붕 가운데의 쑥 튀어나온 부분)를 올리고 내릴 수 있는 것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문이나 창문을 여닫지는 못하는데, 곡선미를 살리기 위해 부득이하게 옆벽의 두께를 2폭씩으로 하다보니 그에 따르는 몇 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지붕의 팝업 루프를 올린 모습(왼쪽)과 닫은 모습(오른쪽). 원작과 개조 버전이 같습니다.
그리고 아파라트가 수정을 한 부분은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미니피겨가 실제로 내부에 탑승할 수 있게 했습니다. 원작도 태울 수는 있지만 내부 높이가 높아서 지붕을 닫을 수가 없었는데 이를 수정했습니다. 딱 맞게 간신히 닫혀요.
외부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검은색 옆선을 없앤 것이겠죠. 이건 오리지널 모델 때부터 없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부분이라서요. 그에 따른 앞부분의 모양 변화도 약간 있습니다.
옆면 유리창과 필러들의 크기와 배열을 달리 하고 필러 구조도 살짝 바꿨습니다. 이건 오리지널 버전과 더 비슷한 쪽으로 맞췄어요.(정작 오리지널 버전처럼 생긴 실제 차량 사진은 찾기 쉽지 않더군요. 하도 베리에이션이 많아서요.)
지붕 뒷쪽의 짐칸도 오리지널 버전에 보다 가깝게 했습니다. 색깔도 바꾸고 막대기도 양옆에 두 개만 뒀습니다.
그밖의 차이들로는 이마 부분의 곡선을 다듬은 것, 옆면 뒷쪽의 그릴을 살린 것, 뒷면에 번호판을 추가한 것, 사이드 미러 모양을 간소화시킨 것, 부품구성과 조립방법을 약간 더 '표준화'한 것 등이 있습니다.
촬영의 편의를 위해 옆유리창 부분을 잠시 떼어둔 상태로, 실제로는 옆유리창 부분을 달고 떼는 기믹은 없습니다.
미피 스케일이니만큼 미피들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게끔 내부를 손본 것이 가장 큰 개조 포인트였어요(정작 실제 차량은 공도주행을 금지당했지만ㅠㅠ). 사진과 같이 지붕을 연 후 한 줄에 한 명씩 앉힐 수 있습니다. 다만 가운데 자리는 팝업 루프를 위로 올려놓지 않으면 일반 미피는 앉기 어렵고, 다리를 구부리지 못하는 어린이 미피는 하체를 벗어 트렁크에 따로 싣고 타야 합니다.^^ 6토생원도 아니고.
한 줄에 둘씩 앉기 어려운 이유는 앞서 말했듯 옆벽 두께가 2폭씩이라서예요. 8-2-2 = 4폭만 남으니 둘씩 앉기는 좀... 그렇지 않고 6폭으로 내부를 넓히려면 측면의 곡선을 살리기 위해 전혀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 합니다만, 전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아요. 그냥 오손도손 3인승인 걸로.
혼자 주물러보고 말아도 될 걸 굳이 PDF 인스까지 만들어가며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원작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입니다. 드디어 미피 몸에 딱 맞는 캠퍼밴이 나타나주었던 거죠. 3787개의 테크닉 부품으로 마무리된 우람한 캠퍼밴도 있고, 10폭짜리에 내부 재현 대신 RC 구동을 택한 캠퍼밴도 있지만 전 이게 가장 좋더군요. 몇 년 지나 다소 잊혀진 감도 있었던지라 되살려보고 싶었던 마음이 제일 컸습니다. 개조야 부수적인 부분이구요.
리브리커블에서의 초기 반응도 나쁘지 않은 듯하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않았나 싶네요. 마침 10220의 또다른 얼터너트 빌드가 뭐 없을까 궁금해하던 차이기도 해서 즐겁게 만들어보고, 바꿔보고, 공개까지 해보았습니다. 예쁜 원작을 만들어내고 개조 버전의 공개에도 흔쾌히 동의해주셨던 너굴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요즘 옥스포드의 상전벽해 제품들 즐거운 마음으로 접하고 있어요.
참고로 부품 중 절반 정도를 10220 세트로 충당할 수 있다고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조립방법을 달리 할 수 있는 융통성이 높은 편이므로 잘하면 60%도 가능할 겁니다. 흔하고 저렴한 부품들이라 전부 새로 사도 브릭링크 등에서 5만원 이하에 해결할 수 있고 벌크로서의 활용도 또한 최상급이죠. 이런 게 크리에이터의 매력 아니겠어요. 7
- 분명히 이렇게 쓰는 게 맞지만 '폭스바겐'이라고 많이들 하시므로 제목은 검색 편의를 위해 거기에 따랐습니다. 본문에선 맞는 표기로 통일합니다. [본문으로]
- 이 딱딱한 호칭이 이 귀여운 차의 정식 명칭입니다. 독일스럽네요. 보통은 미니버스, 마이크로버스, 히피버스(당시 히피들에게 인기가 많았대서), 삼바버스(남미의 경우) 등으로 불리더군요. T6까지 이어지는 후속 버전을 다 제치고 1호기가 특유의 V라인을 앞세워 가장 인기가 높다죠. [본문으로]
- 다른 이의 MOC를 따라만드는 것을 두고 '복원'이라는 표현을 많이들 쓰시지만 '복제'가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복원은 원래와 달라지거나 아예 사라진 것을 원래대로 되돌린다는 뜻이니까요. 아마도 '복제'라는 단어에서 불법카피의 냄새를 느껴서인 듯한데, 그렇다곤 해도 recovery? restoration? 결코 아니죠. [본문으로]
- 분명히 신제품을 사서 직접 뜯었던 건데도 처음부터 순백색은 아니었어요. 개봉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건 물론이구요. [본문으로]
- 레고 제품에 가장 흔한 4폭짜리는 "이거 차 맞다구" 정도의 상징물이라고 보는 게 좋을 것 같고 승용차는 6폭, 버스는 8폭 정도가 제대로 된 미니피겨 스케일일 듯합니다. 스피드 챔피언 제품들이 그 정도 크기로 나오는 것도 그래서겠죠. [본문으로]
- 차고가 낮고 운전석 앞에 안전장치랄 만한 것이 없는지라 안전상의 이유로 대한민국의 길거리에서는 이 차를 굴릴 수 없습니다. 다마스 등과 같은 이유죠. 해외도 비슷한 상황인 듯하고, 남미 등지에 한해 아직도 후속 버전 중심으로 운행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선 까페 앞에 가만히 세워놓는 장식용으로만 아주 가끔 눈에 띄죠. [본문으로]
- 리브리커블에 의하면 44.3%를 충당할 수 있다고 나오네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