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마스터 Brickmaster. 뭔가 마스터빌더 중에서도 최상위자만을 지칭할 것 같은 이 명칭은 원래 레고 사에서 펴냈던 월간지의 이름입니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간행되었으며 이제는 내용보다 부록으로 제공된 폴리백 제품들로 더 기억되고 있죠.


그럴 만도 한 것이 크리에이터, 바이오니클, 스타워즈 등 다양한 테마에 걸쳐 제공되었던 부록들의 수준이 상당했기 때문인데요. 많아야 100개 살짝 넘는 부품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모델이 많았고 그 중에서도 스타워즈 테마의 8종(2008~2011)은 특히 명성이 높았더랬습니다(전체목록은 브릭셋에서).


요즘의 마이크로파이터스(이하, 마파) 시리즈를 비롯, 어느덧 20년 가까이 되어가는 스타워즈 미니모델의 역사에서도 손꼽혔던 브릭마스터 시리즈. 그 중 넷을 엄선하여 소개하고 하나는 개조기를 덧붙입니다.



1. 20009 AT-TE Walker

  • 부품: 94개

  • 출시: 2009년

  • 평점: 10 / 10



레고로 참 여러 번도 반복해서 나오고 있는 AT-TE입니다만 미니모델로는 이 제품을 능가할 게 없습니다. 정발품이 이것 외엔 4495밖에 없기도 하지만 MOC로도 더 나은 모델을 본 적이 없네요.


100개도 안되는 평범한 부품들로 떡두꺼비 특유의 비율을 잘도 살려놨어요. 포신의 가동성도 보장되어있고 여섯 개의 다리도 필요한 만큼 움직여줍니다. 가운뎃다리의 발이 유난히 더 큰 건 대형모델들에서도 구현하지 못했던 원본 그대로의 재현이었죠.



그리고 이렇게 마파인냥 미피를 태울 수도 있습니다. 크기가 확실히 가늠 되시죠? 딱 마파 제품들만합니다. 그러나 마파의 키워드가 SD스러운 귀염성 강조라면[각주:1] 브릭마스터 시리즈는 정반대로 대형모델 못지 않은 원본 비율 재현도를 특징으로 합니다.



대형모델인 75019와의 크기 비교입니다. 도사견과 하룻강아지... 큰 건 큰 대로 작은 건 작은 대로 다 쓸모와 재미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저의 경우는 미니모델들이 오히려 부담 없고 아기자기해서 좋더군요. 큰 것들로 디오라마를 꾸미려면...;;


브릭마스터 시리즈의 또다른 특징은 사용되는 부품이 지극히 평이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10여년 전에 월간지 부록으로만 풀렸던 걸 이제 와서 구해보겠다고 애쓸 필요가 없죠. 브릭셋에서 설명서 구하고 브릭링크에서 부품 주문해 복제하면 됩니다.[각주:2] 마파 살 돈보다 더 들지 않아요. 더구나 레타워즈 부품들은 색깔부터가 비슷한 게 많기 때문에 벌크를 활용할 좋은 기회도 되지요. 어디 AT-TE뿐이겠습니까.



2. 20010 리퍼블릭 건쉽

  • 부품: 99개

  • 출시: 2009년

  • 평점: 10 / 10



같은 해에 나온 세 모델 중 다른 하나[각주:3]인 리퍼블릭 건쉽 또한 절륜한 수작입니다.(사진의 투명 받침대는 제품에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레고 대형모델로 여러 차례 출시될 때마다 최상의 호평을 받았던 기체이고 프라모델 또한 찾아볼 수 있지만 99피스짜리인 이 녀석도 맵기 그지없네요.



브릭으로 구현해내기 그다지 용이한 생김새는 아닐텐데 대충 때웠다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있을 부분 다 있고 꺾일 각도 다 꺾여있고 특히 조종석 부분 구현에 적용된 아이디어는 신선할 따름이네요.



이 제품 또한 부품 대부분이 지극히 평범해서 복제하기에 어려움이 없습니다.[각주:4] AT-TE와 달리 내부에 클로니를 걸터앉히기라도 하려면 개조를 좀 해줘야 되긴 하지만, 스타워즈 브릭마스터 중 최우선순위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전 이게 75076 마파 모델보다 10배쯤은 더 마음에 들더군요.



3. 20016 임페리얼 셔틀

  • 부품: 70개

  • 출시: 2010년

  • 평점: 8 / 10



또 하나의 인기 기체인 임셔틀입니다. 10212 UCS는 물론 그 못지 않게 호평을 받았던 75094 타이디리움도 유명하지만 정발품과 MOC를 막론하고 미니모델 또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데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죠. 리퍼블릭 건쉽과 마찬가지로 레벨 사의 프라모델로도 접할 수 있구요.(사진의 흰색 받침대는 제품에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이 제품은 위의 둘보다는 재현도가 떨어진다는 생각입니다. 원본과 비교해 윗날개가 지나치게 두드러지는 반면 조종석은 너무 소두죠. 특히 타이디리움 및 상당수 미니모델이 안고 있는 결정적 흠집, 양쪽 옆날개의 스터드 지뢰밭...


정발품 중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건 UCS 정도가 전부고 MOC 역시 절반 정도만이 그러한데요. 어차피 레고, 스터드 노출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겠지만 밀팔과 임셔틀은 다르다고 봅니다. 스터드가 안 드러나는 게 좋은 대표적인 모델이 이거라는 거죠.



그래도 이처럼 옆날개의 가동성은 제대로 보장되어있어 다행입니다. 사용부품 역시 괜히 희귀한 4095 막대기 두 개만 거의 비슷하게 생긴 63965로 대체해주면 나머지는 쉽구요.


하지만 저의 최종선택은 MOC 쪽입니다. 많이 알려진 모델만도 여럿이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한국인 창작가 timeremembered(가루녹차) 님의 버전을 꼽고 싶군요. 무엇보다 원본에 가까운 비율이면서 스터드 문제도 말끔히 해결되어있고, 옆날개 가동 기믹도 충실히 구현되어 있으며, 구하기 어려운 부품도 없을 뿐 아니라 리브리커블에 설명서가 공개되어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만 비교적 위풍당당한 풍채 탓에 소요부품 역시 미니모델 치곤 꽤 많은 171개라는 점은 감안하셔야겠죠.



4. 20018 AT-AT Walker 및 아파라트의 개조 버전

  • 부품: 88개 (개조 버전: 87개)

  • 출시: 2010년 (개조 버전: 2017년)

  • 평점: 6 / 10


[이미지 출처: Brickset 3D View by Mecabricks.com]


앞의 세 기체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아니 어쩌면 넷 중 가장 인기가 높을지도 모르는 녀석이죠. 대형모델만도 4개, 미니모델도 4개, 게다가 혹은 더 크고 혹은 더 작은 갖가지 MOC까지[각주:5] 모델 숫자만 놓고 봐도 얘가 1등이니까요.


그러나 완성도는 넷 중 가장 실망스러운 편입니다. 무엇보다 몸체 부분의 재현도가 그까이거 뭐 대충인데다 부엌 찬장도 아닌 것이 옆구리는 왜 활짝 열리는지 모르겠어요.(물론 미피를 태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탄대도 이상하겠지만.) 그밖에 관절들도 마음에 안 들고 색배합도 별로고...


이럴 때 우리 AFOL은 개조에 들어가지요. 레고 좋은 게 뭐겠어요. 뜯어고치기 편한 거죠.



앞서 투덜거린 부분들을 싹 뜯어고쳤습니다. 몸통 전체, 목 관절, 무릎 관절, 그리고 약간의 연회색/진회색 간 색상교체까지요. 3D뷰에서 가져온 원제품 이미지와 쉽게 비교해보시려면 사진을 클릭한 후 좌우 화살표를 이용해보세요. 



어거지로 미피를 태울 수도 있긴 하고^^;; 배틀팩 제품들과 어울려 호스 전투 미니 디오라마에 추가되기에도 괜찮을 듯합니다. 사이즈가 딱 그 정도거든요. 여름 내내 작업하다 방치하다를 반복하고 있는 반다이판 프라모델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듯하네요.


몸통 부분에 들어가는 6564/6565 웨지 브릭들이 좀 비싸다는 것만 빼면 이 역시 최대한 구하기 쉬운 부품들을 이용했습니다. 필요한 관절은 모두 움직일 수 있구요. PDF 인스는 리브리커블 MOC-8953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끝으로 보너스 샷입니다. 제목은 주인님과의 다정한 한때. 반다이 프라모델판의 그분께서 친히 우정출연하시었습니다. 우연찮게 둘의 크기가 잘 맞더군요. 역시 우연이 아닐 거라는...


이 넷 외에 20006 클론 터보 탱크, 20007 리퍼블릭 어택 크루저, 20019 슬레이브 I도 하나같이 평판이 좋으니 잊지 말아주세요.(다만 시리즈의 마지막 제품인 20021 바운티 헌터 어설트 건쉽만은...) 위의 넷을 추린 건 개인적 취향일 뿐이니까요.


마파의 귀여움 또한 미덕이고 미피 하나씩 끼워주는 맛도 좋지만 이런 '정통' 미니모델도 지속적으로 나와주면 좋겠어요. 올해도 30496 U-윙 등 몇 가지가 있었지만 좀 왜소한 감이 있더군요. 역시 100피스 가량은 돼야 모양이 나와주는 듯.[각주:6] 어쩌면 마파가 마감을 짓고 나야 브릭마스터의 진정한 후속기들이 선을 보일 수 있을 지도요.


  1. 기체가 됐든 인체가 됐든 머리 부분을 키우고 몸통을 작게 만들면 귀여워보이게 마련입니다. 아기들의 신체 비례가 그렇기 때문이겠죠. 나치 돌격대를 모델로 한 스토미가 레고 팬들에 의해 귀요미로 다시 태어난 비결도 여기 있겠구요. 참고로 SD는 'Super Deformed'의 약자입니다. [본문으로]
  2. 브릭링크에서 특정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들을 주문하려면 'Part Out' 메뉴를 활용하는 게 제일 편합니다. 메인페이지 오른쪽 상단 - Want - Part Out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본문으로]
  3. 나머지 하나는 20007 리퍼블릭 어택 크루저, 즉 공화국 순양함입니다. [본문으로]
  4. 딱 한 가지, 앞부분 레이저포에 해당하는 레버 부품(73587) 두 개만 사진과 같은 흔한 색깔의 것으로 바꿔주면 됩니다. 원모델은 전체가 연회색인데 이 색깔은 현재 귀해져버렸네요. [본문으로]
  5. 리브리커블에 올라와있는 이 녀석의 MOC 중 제일 큰 것은 무려 6467피스를 자랑합니다. 1000피스 이상인 것만도 다섯 개나 되더군요. [본문으로]
  6. 최근 몇 년간 레타워즈 프로모션 기체들이 하나같이 50피스 내외였고 마파는 100피스 가량인 것을 보면 빌룬트에서 일부러 이렇게 선을 그어놓은 듯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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