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브릭/MOCs

[MOC] RC 코끼리 RC Elephant - 4958 몬스터 공룡 얼터너트 모델

apparat 2018. 4. 30. 06:26


몇 주 전 게시물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11년 전의 제품 크리에이터 4958 몬스터 공룡으로 MOC/얼터너트에 도전해봤습니다. 좋은 MOC가 여럿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아직까지 리브리커블(과 브릭셋)에 올라온 것은 이것밖에 없네요.


792개의 부품에 2개의 모터, 리모콘, 수신기, 배터리박스도 모자라 전용 사운드 브릭까지 들어차있는 희대의 '파워 펑션 3 in 1 동물'을 기껏 (색놀이까지 해가며) 복제해봤는데 바로 해체하기엔 좀 아깝더군요. 걸어다니거나 굴러다니는 무언가 하나 정도는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궁리하다 떠오른 게 거대 포유류, 그래서 코끼리입니다.



특징

  1. 리모콘으로 모든 동작을 제어할 수 있는 이른바 'RC 풀구동' 모델입니다. 비록 구사할 수 있는 동작이 얼마 되진 않습니다만;;
  2. 원제품에 들어있는 파펑은 모두 썼습니다. XL모터 1개, M모터 1개, 수신기 1개, 일반 리모콘 1개, AA 배터리박스 1개입니다. 다만 (공룡 울음소리를 내는) 전용 사운드브릭은 사용되지 않습니다. 쓸 이유도 없고, 파펑도 아니고, 희귀부품이기도 하구요.
  3. 리모콘 레버 하나로는 앞뒤로 걷기양쪽 귀 움직이기를 동시에 컨트롤합니다.
  4. 나머지 레버 하나로는 코를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물론 3의 동작과 별개로/동시에 가능합니다.
  5. 상아, 귀, 꼬리의 각도를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6. 방향 전환은 되지 않습니다. 
  7. 속도조절을 원할 경우 8879 스피드 리모콘(기차용 리모콘)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아래는 실제 구동 영상입니다.



넘어지지 않고, 네 발을 모두 움직이면서 잘 걷게 만드는 구조를 고민하다 해외의 유명 창작가인 JKBrickworks(제이슨 앨러맨)의 Six Legged Walker Frame을 기억해냈고, 기본 프레임은 이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다만 6족에서 4족으로 줄이고 다리와 귀가 연동되는 기능은 추가로 집어넜었어요.


위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시면 부품 색깔이 원제품과 약간 다릅니다. 큰 차이는 없지만 액센트 컬러가 그린 계열에서 레드로 바뀌어있죠. 4958을 복제하면서 색을 이렇게 바꿔봤기 때문에 그대로 따라갔습니다. 상아가 흰색으로 마무리된 건 애초 의도에 포함되지 않았던 요행이었네요. 참고로 원제품의 색깔대로 만들면 아래처럼 됩니다.(상아와 꼬리의 반투명 초록색은 야광 부품입니다. 딱히 비싸거나 희귀하진 않아요.)



코끼리의 육중한 몸집, 멀쩡하게 그러나 너무 빠르지 않게 네 발로 걷기, 코와 귀를 각각 따로(역시 너무 빠르지 않게) 움직이기 등에 신경을 썼습니다. 다만 속도 조절은 (기차용) 스피드 리모콘을 사용하면 더 좋긴 합니다. 구조상 스피드 리모콘을 써도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경우에 속하거든요. 단지 얼터너트 모델이다보니까 원제품대로 일반 리모콘을 기본으로 포함시켜놓았을 뿐입니다.


반면 외형의 재현에는 다소간의 한계가 있었네요. 얼터너트 모델이기도 하지만 원제품 자체가 테크닉 브릭과 빔들로 공룡 / 거미 / 악어를 거의 로봇처럼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냉정하게 바로 옆에서 본 모습은 그래서 이 정도이죠. 



방향 전환은 깔끔하게 포기. 원제품에선 거미만이 조향이 가능하지만 그마저도 XL모터와 M모터가 각각 바퀴 하나씩을 맡는 해괴한 구조라서 직진이 불가능하더군요. 심지어 네 발로 걸어야 하는 이 녀석을 주어진 부품만으로 좌우로 틀게 만드는 건 능력 밖입니다. 개선해주실 귀인을 기다립니다.^^


리포트 삼아 한 가지 더 열거해두자면, 원제품이 구형 모델답게 테크닉 빔(=리프트암)보다 테크닉 브릭[각주:3]을 주로 활용하다보니까 둘을 같이 써서 기본 형태를 잡는 데 다소 애를 먹었습니다. 빔은 길이가 홀수 단위로 나가는 반면 브릭은 짝수 단위로 나가니까요.


참고로 요즘 테크닉 제품들은 빔을 기본구성으로 삼지만 과거엔 그렇지 않았죠. 테크닉 브릭을 주로 활용하고 빔은 보조적으로만 쓰였습니다. 당장 4958에 포함된 부품들만 봐도 모든 빔이 빨라야 90년대 중반, 늦으면 2000년대 초반에야 나온 것인 반면 테크닉 브릭은 해당 제품군의 최초 런칭 시기인 1977년까지도 거슬러올라가는 노장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각주:4]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설명서는 맨 위에 링크해놓은 리브리커블 페이지에서 PDF 파일로 무료 다운받으실 수 있고, 비상업적 용도의 개인 이용만 가능합니다.


필요하실지 몰라 LXF 파일도 첨부해두었습니다만 PDF와는 부품내역과 조립방법이 살짝 다릅니다. 현실에선 멀쩡하게 되는 걸 안된다고 하기 일쑤인 LDD 프로그램의 한계를 우회하다 보니 그런 것으로, 정확한 부품내역과 조립방법은 PDF 쪽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리브리커블의 인벤토리도 수정을 거친 것이기 때문에 역시 정확합니다.


  1. 원제품은 엄연히 크리에이터지만, 성격상 아무래도 테크닉에 가까운 것 같아 MOC만큼은 이렇게 분류했습니다. [본문으로]
  2. LXF 파일은 393 피스로 되어있으나 이는 LDD 프로그램의 한계 때문입니다. 리브리커블의 인벤토리는 수정을 거쳐 377 피스로 맞춰놓았습니다. [본문으로]
  3. 일반 시스템 브릭의 측면에 구멍이 뚫려있는 형태. [본문으로]
  4. 재미있는 것은 요즘 훨씬 흔히 쓰이는 일반 빔(두꺼운 것)보다 반쪽 짜리 얇은 빔의 등장이 몇 년 빠르다는 점입니다. 일반 빔 중에서도 직선인 것보다 꺾인 것들이 더 빠르구요. 애초에 테크닉 빔이 테크닉 브릭의 보완재로 마련된 것이었다는 의미겠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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