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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파워 펑션 개요 - 역사, 특징, 목록, 구입

apparat 2016. 12. 29. 08:48

이 게시물은 레고 구동계 연작의 하나로, 전체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공압: 1984년 이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공압 시스템에 대해

  • 파워 펑션: 2007년부터 2019년까지 테크닉과 기차를 중심으로 사용되어온 파펑 계열에 대해

  • 파워드 업 / 컨트롤+: 2010년대 후반부터 파펑을 대체 중인 파워드업 및 컨트롤+ 계열에 대해 (부스트와 위두 2.0도 약간)

  • 부스트: 2017년 등장한 초등 저학년 이상용 로보틱스 시스템에 대해

  • 마인드스톰 V4 & 스파이크 프라임: 2020년 등장한 초등 고학년 이상용 로보틱스 시스템에 대해


(1) 파워 펑션의 역사


때는 지금으로부터 대략 10년 전, 2007년 여름~가을 시즌을 맞아 등장한 레고의 대형 세트 몇 가지는 이전에 찾아볼 수 없는 뚜렷한 특징을 공유하고 있었으니, 이름하여 파워 펑션 Power Functions... 띄어쓰기 없이 파워펑션이라고 더 많이 쓰고 보통은 파펑, 영어로는 PF[각주:1]라고 줄여서 많이 쓰는 새로운 부품군 내지 기능의 도입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레고 제품을 배터리로 작동시키기 위한 부품들을 통칭하는 단어이자, 이 부품들의 시스템 전체 혹은 그에 의해 구현되는 기능을 뜻하기도 하는 파워 펑션이 채택된 최초의 제품들로는

  • 4957 페리스 휠: 크리에이터 3 in 1. 대관람차 / 골리앗 크레인 / 가동교. 요즘 많이 보시는 10247의 전작
  • 4958 몬스터 공룡: 크리에이터 3 in 1. 두발 공룡 / 거미 / 악어
  • 8275 동력 불도저: 테크닉 플래그쉽 세트. 여전히 높은 칭송을 받는 파펑 중장비의 비조

  • 10178 모터라이즈드 워킹 AT-AT: 스타워즈 UCS. 비로소 걷기 시작한 워커 Walker

정도가 있겠습니다. [참고: 브리키피디아의 파펑 항목 | 브릭셋의 파펑 태그]

그리고 현재까지도 레고 라이프의 한 꼭지점을 차지하며 움직일 만한 레고라면 마땅히 움직이게끔 만드는 것이 미덕이자 신공으로 대접받는 풍토가 자리잡기에 이르렀죠.


그리고 2018년, 드디어 파펑을 대체하는 파워드 업 / 컨트롤+ 시스템이 등장합니다. 몇 해 앞선 위두 2.0과 부스트의 특징들을 일정 부분 물려받고 있는 이 새 버전에 대한 정보는 해당 게시물을 참고해주세요.


2007년 이전이라고 레고가 움직이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기차 시리즈가 무려 1966년부터 운행을 시작했으니까요. 하지만 최초의 4.5V부터 시작해 12V를 거쳐 9V에 이르기까지 무려 40년간 기차 시리즈의 전원은 AC, 그러니까 배터리가 아닌 벽 전원이었습니다. 리모콘으로 조종할 수도 없었구요.

마치 전철처럼 레일에 전기가 통하고 기차는 레일로부터 전원을 공급받는 이 과거의 방식은 배터리에 돈 들어갈 일은 물론 별도의 배터리 박스도 필요 없기 때문에 기차 내부가 간소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레고는 이를 전격적으로 버리고 RC 전원(배터리)과 무선조종으로 대표되는 파워 펑션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아마도 기차를 포함한 모든 제품에 호환이 가능한 통일된 구동부 시스템을 도입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레고에서 시스테마틱 빼면 뭐 남겠습니까.[각주:2]

과도기의 희생양도 있었죠. 이른바 '9V RC'라는 것으로, 2006년 시티 기차 2종(7897과 7898)에만 채택된 후 사라진 비운의 구동방식입니다. 파펑과 유사한데 호환성은 없는, 다시 말해 기존 9V AC의 장점도 이후의 파펑의 장점도 다 없었던 이 물체는 이제 희소성만 남아있습니다.



(2) 파워 펑션의 범주와 특징


마트에 가면 잔뜩 쌓여있는 RC 및 기타 작동형 완구들과 조작 면에선 별다를 게 없습니다. 기계적 구성 자체로는 여타 제품들을 분해해서 비교해봐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대략 아래와 같은 부품들이 이리저리 모여 레고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죠.


레고 파워펑션 부품들. (왼쪽 위부터) 리시버, 서보모터, M모터, L모터, XL모터, (왼쪽 아래부터) 일반리모콘, 스피드리모콘, AAA 배터리박스, AA 배터리박스.


바로 이 점이 레고다운 여타 제품들과의 차별성입니다. 모듈화되어 호환성을 갖는 각각의 부품들로 나뉘어있다는 것이죠.

우리는 이런 부품 중 몇 가지가 포함되어있는 레고 제품을 사서 설명서대로 조립한 다음 작동시킬 수도 있고[각주:3], 포함되어 있진 않지만 설명서에 개조방법이 나와있는 제품과 이런 부품들을 각각 사서 설명서대로 개조한 다음 작동시킬 수도 있고[각주:4], 그밖의 아무 제품이든 창작품이든 마음대로 뜯어고쳐서 이런 부품들을 이용해 작동시킨 다음 식상해지면 분해해뒀다 다음에 써먹으면 됩니다.[각주:5]


파펑 제품들의 플러그. 전부 똑같이 생겼기 때문에 호환성과 편의가 보장된다. 여러 개를 겹쳐 꽂을 수도 있다.


카테고리와 공통적인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각각의 부품들에 대한 상세설명은 (3)에 있구요. 레고 공홈의 파펑 페이지(영어)를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 배터리 박스: 파펑의 위장. 전원을 제공하는 부분. 모두 RC 전원(AA 및 AAA 배터리 혹은 자체 충전식)을 이용하며, 각기 XL모터 2개 or 기차 모터 3개 or M모터 4개를 동시에 연결해서 구동시킬 수 있고 이 한도 내에서 혼용도 가능합니다. 배터리의 경우 충전지도 당연히 사용가능하지만 속도는 조금 떨어질 수 있다는군요.

  • 모터: 파펑의 심장. 구동을 담당하는 부분. 파펑으로 분류되고 있는 모터는 모두 5종입니다. 위 사진의 4종 외에 기차 모터가 하나 더 있지요. 속도와 힘이 모두 달라 용도에 따라 구분해서 쓰여집니다. 무선조종을 하지 않으려면 배터리 박스와 모터만 있어도 됩니다. 이 경우 모터의 줄에 달린 플러그를 배터리 박스 위에 꽂는 것만으로 연결 끝입니다.

  • IR 리시버: 파펑의 신경. 원격조종 신호를 받는 부분, 즉 리모콘 수신부입니다. 자동차, 로봇 등 사방팔방으로 돌아댕기는 애들은 아무래도 무선조종이 편하겠죠. 그러려면 리모콘과 수신부가 추가되며 이때는 모터와 배터리 박스 중간에 리시버를 연결합니다. 이름처럼 IR 방식[각주:6]이며, 최대 도달거리는 10m라고 합니다. 여기까지를 작동시키려는 제품 안에 다 집어넣어야겠죠.

  • IR 리모콘: 파펑의 두뇌. 원격조종을 하는 부분. 두 가지가 있는데 기능이 꽤 다르므로 용도에 맞게 선택해야 합니다. 두 개의 조작부가 달려있으며 네 개의 채널 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결국 하나의 리모콘으로 최대 8종의 구분된 조작이 가능하다는 뜻이죠.[각주:7] 동시조작은 2종이겠습니다만 대신 리모콘 여러 개를 한꺼번에 쓸 수도 있으니까요.

  • 기타: 파펑의 쩌리. 연장케이블 2종, 스위치, LED 라이트, 충전용 어댑터까지를 파펑으로 분류합니다.

그럼 파펑이 아닌 것은? 첫째, 불이 켜지는 라이트 브릭, 소리를 내는 사운드 브릭, 자그마한 윈치 등의 효과용 부품들은 파펑으로 치지 않습니다. 이들은 전원 역시 브릭 내에 동전건전지가 들어가는 식이죠. 둘째, 마인드스톰, 위두, 부스트 등 로보틱스 계열 부품들은 파펑과 별도로 칩니다. 전원과 모터부터 아예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셋째, 위의 기차용 9V AC, 9V DC들도 파펑 이전의 족보에 들어갑니다. 넷째, 전동식 듀플로 기차들도 안 칩니다. 즉, 전기로 작동시킨다고 다 파펑은 아니라는 얘기죠. 빌룬트 마음.



(3) 부품 전체 리스트


  Ⅰ. 배터리 관련

  • 8881 AA 배터리 박스: 2008년 출시 | 11900원 / 7달러 / 8유로. 크기 11x4x7스터드. 무게 195g(배터리 포함). AA 배터리 6개를 넣어서 쓴다. 그만큼 크고 무겁고 오래 간다. 구동을 시키는 제품 대다수에는 이 배터리 박스가 포함된다. 손으로 쉽게 여닫을 수 있으며, 오렌지색 레버를 앞뒤로 움직여 모터를 전후 방향으로 구동시킬 수 있다. 가운데로 원위치시키면 꺼진다. 파펑 부품으로는 예외적일 만큼 국내에서도 싸고 쉽게 살 수 있다. 아래의 88000과 전압이 동일하므로 크기가 상관 없다면 둘 중 아무 것이나 써도 된다.

  • 88000 AAA 배터리 박스: 2011년 출시 | 19000원 / 13달러 / 14유로. 크기 8x4x4스터드. 무게 110g(배터리 포함). AAA 배터리 6개를 넣어서 쓴다. 그만큼 작고 가볍고 금방 닳는다. 가급적 작고 가벼워야 하는 기차 제품에 주로 포함되는데, 2010년 이래의 시티 기차에는 모두 이것이 들어가있다. 가급적 작았으면 하는 모든 경우에 8881 대신 쓸 수 있으며, 21303 월-E의 구동 개조에도 대개 이것이 채택된다. 십자 드라이버로 열고 닫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며, 초록색 버튼으로 온오프하고 오렌지색 레버로 모터의 전후 방향을 결정한다. 단, 리시버를 연결시키면 오렌지색 레버는 기능정지된다. 2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진다.

(좌) 8881 AA 배터리박스, (우) 88000 AAA 배터리박스.

  • 8878 충전 배터리 박스: 리튬 폴리머 충전식 | 7.4V | 1150mAH | 2009년 출시 | 109900원 / 50달러 / 57유로. 크기 8x4x4스터드. 무게 75g(배터리 포함). 88000과 동일한 크기(생긴 것도 거의 똑같다), 더 가벼운 무게, 충전식의 편리함, 속도조절 기능에도 불구하고 품번과 출시년도까지 뒤바꿔가며 맨나중에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0이 하나 더 붙는 국내 출시가 때문. 37달러 더 주고 이걸 사는 건 충분히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만 국내가로는 그렇게 못하겠다. 가운데 다이얼이 달려있어서 자체적으로 속도조절이 가능하다는 게 어쩌면 최대의 장점. 특히 8879 스피드 리모콘을 사용하기 어려울 때 속도조절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 아래의 어댑터가 따로 필요하다.

  • 8887 10V DC 어댑터: 2009년 출시 | 30달러 / 25유로. 11만원도 모자라 30달러짜리 전용 어댑터까지 사야 충전이 된다고?! 아니, 그냥 평범한 10V 어댑터를 대신 써도 된다. 국내에선 출시도 안했다. 유로 가격이 더 싼 희한한 경우이기도 하다.


  Ⅱ. 모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XL, M, L, 서보모터.

  • 8882 XL모터: 속도 220 rpm | 토크 90.4 mNm (600mA) | 크기 5x5x6스터드 | 2008년 출시 | 19400원 / 10달러 / 12유로. 파펑 모터의 변강쇠. 속도 최저, 파워 최고, 크기 최대. M모터와 길이는 똑같고 두께는 가로세로 2스터드씩 더 두껍다. 테크닉 일부 제품에만 포함되어있다. 상당한 덩치의 중장비를 천천히 그러나 육중하게 구동시키는 데 적격인 모터다. 실제로 이 모터가 구동을 담당하는 42030 휠로더의 경우 자기 무게 정도의 물체는 밀어붙이며 전진하기도 한다. 조향축이 틀어져서 그렇지.

  • 8883 M모터: 속도 380 rpm | 토크 40 mNm (300mA) | 크기 3x3x6스터드 | 2008년 출시 | 18700원 / 7.5달러 / 9유로. 파펑 모터의 범생이. 속도 빠름, 파워 낮음, 크기 최소. 일반적인 구동형 제품 대다수에 스탠다드처럼 포함되고 있다. 대개의 경우 강력한 힘보다는 빠른 속도와 작은 크기, 그리고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중에서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기도 하다.

  • 88003 L모터: 속도 380 rpm | 토크 45.4 mNm (450mA) | 크기 3x4x7스터드 | 2013년 출시 | 21900원 / 14달러 / 15유로. 파펑 모터의 능력자. 속도 빠름, 파워 중간, 크기 작음. M모터보다 약간 큰 크기에 같은 속도, 그러나 더 강력한 파워. 비결은 5년이라는 시간과 두 배 가까운 가격(미국 기준). 그때문에 출시 후 테크닉 고급품에 주로 포함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선 (이게 싼 게 아니라) M모터 출시가가 너무 높았던 나머지 정가로 산다면 차라리 L모터의 가성비가 높다는 조삼모사 희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 88004 서보 모터 (S모터): 조향 전용 | 좌우 각각 7단계, 90도 조향 가능 | 4륜조향 지원 | 크기 3x5x7스터드 | 2013년 출시 | 39900원 / 25달러 / 25유로. 파펑 모터의 엑스맨. 구동이 아닌 조향만을 전담하는 부품. 나온지 여러 해가 됐지만 여전히 9398 / 41999 및 42030에만 포함되어 있으며, 그래서 천만다행. 이거 하나를 4만원 주고 사느니 포함된 제품들을 사는 편이 훨씬 나을 듯. 모터의 앞뒤로 구동축을 두 개 연결할 수 있어 (9398/41999 식의) 4륜조향도 지원한다.

88004 서보모터의 뒷모습. 액슬 연결부가 하나 더 있다.

  • 88002 기차 모터: 속도 1830 rpm | 토크 8.1 mNm (450mA) | 2011년 출시 | 21000원 / 14달러 / 14유로. 파펑 모터의 특기생. 속도 최고, 파워 최저, 생긴 건 별나라. 아예 바퀴 넷과 샤프트 둘이 기본으로 포함되어있는 기차의 밑부분 형태. 이거 하나면 여러 량의 기차가 레일 위를 미끄러지듯 질주할 수 있다. 다만 경사는 단념하시길. 너무 길거나 무거워도 곤란하다. 보통 88000, 8879, 8884와 한 세트를 이루며, 이런 식으로 2010년부터의 모든 시티 기차에 포함되고 있다.

기차용 기본 부품 4종.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차모터, AAA 배터리박스, 스피드리모콘, 리시버.


공홈의 정보에 따라 속도와 토크를 일일이 열거했지만 참고할 만한 차트가 하나 더 있어 소개합니다. 테크닉/마인드스톰 창작계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Philo 님과 Sariel 님이 직접 측정하고 작성한 자료 'Lego Motors Chart'로, 웹(국내 포탈 말구요...)에서 훨씬 큰 원본을 어렵지 않게 찾으실 수도 있습니다. 모든 종류의 레고 모터를 다루고 있어 파펑 외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Ⅲ. 무선조종 관련

  • 8885 IR 리모콘: 2008년 출시 | 9.5달러 / 11유로 | 크기 6x10x3스터드. 일반 리모콘, 구형 리모콘, 테크닉 리모콘 등으로도 불린다. 레버식으로 되어있어 레버를 위나 아래로 계속 제끼고 있는 동안만 모터가 작동한다. 따라서 움직이랄 때만 움직이면 되는 자동차, 로봇 등에 적합하다. 아쉽게도 속도조절 기능은 없다.[각주:8] 레버가 너무 짧으면 테크닉 액슬을 꽂아 쓰면 된다. 가운데 채널 셀렉터로 네 개의 채널 중 하나를 선택한 후 좌우 레버로 각각의 모터를 움직이는 식이다. 작은 검은색 스위치는 모터의 전후 방향을 바꾸는 용도다. 이 리모콘 둘을 테크닉 핀으로 연결한 후 두 개의 리시버와 네 개의 모터를 주렁주렁 달아 가동시키는 8043이나 42030같은 모델도 존재한다.

  • 8879 IR 스피드 리모콘: 2009년 출시 | 21900원 / 13달러 / 14.5유로 | 크기 12x10x3스터드. 빨라서가 아니라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기차용 리모콘이라고도 한다. 다이얼식으로 되어있어 다이얼을 일정한 위치로 한 번 돌려놓으면 계속 모터가 작동한다. 따라서 한 번 온 시키면 계속 뱅뱅 돌아가고 원할 때만 가끔 속도나 방향을 바꿔주면 되는 기차, 놀이기구 등에 적합하다.(모든 파펑 모터에 적용할 수 있다.) 속도는 양방향으로 각각 7단계 조절이 가능하다고 되어있지만 써보면 의미 있는 변화폭은 각각 3~4단계 정도다. 멈출 땐 제로로 되돌려도 되고 빨간색 버튼을 눌러도 된다. 채널 셀렉터와 검은색 스위치의 용도는 8885와 동일하다. 너비가 8885의 딱 두 배다.

(좌) 8879 스피드리모콘, (우) 8885 일반리모콘.

  • 8884 IR 리시버: 2008년 출시 | 26500원 / 15달러 / 17유로 | 크기 4x4x4스터드. 버전 1과 2가 있는데 V2는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한 가지뿐이라고 봐도 좋다.[각주:9] 생긴 건 똑같지만 V2는 채널 셀렉터 밑에 'V2'라고 딱 찍혀있다. 리시버 하나당 두 개의 플러그 소켓이 있지만 겹쳐서 꽂는 것도 가능하므로 배터리 박스의 수용한도와 나의 필요를 감안해 적절히 안배하면 된다. 그에 따라 리모콘과 리시버(들)의 채널을 적절히 맞춰놓아야 하는 것은 물론.


  Ⅳ. 기타

  • 8869 스위치: 2009년 출시 | 9900원 / 5.8달러 / 6.7유로. 주로 라이트나 윈치의 조작에 쓰이지만 실은 어떤 파펑 리모콘도 못가진 재주가 있다: 한 번에 맥시멈까지 켜(거나 방향전환해)서 계속 유지하기. 일반 리모콘은 계속 유지하기가 안되고 스피드 리모콘은 ‘한 번에’가 안되기 때문. 덕분에 RC와 기어박스/공압을 믹스시킬 때 스마트한 얼트키가 되어준다. 3종의 테크닉 자동차에만 포함되었으며(MOC엔 많이 쓰인다) 국내 출시는 꽤 늦게 이루어졌다.

  • 8870 라이트: 2009년 출시 | 11400원 / 6.5달러 / 7.5유로. 테크닉 홀 크기의 LED 전구가 두 개 달려있다. 기본적으로 자동차 헤드라이트 용으로, 4999, 8297 등 몇 개의 제품에 포함되어왔고 10247 에메랄드 나이트 등의 개조에도 쓰인다. 공홈 프로모션 때 금액 맞추기 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카더라.

  • 8871 연장 케이블 50cm (20"): 2009년 출시 | 7900원 / 4달러 / 4.7유로. 멀리 떨어져있는 파펑들을 연결하기 위해서도 쓰지만, 마인드스톰이나 구식 9V 부품들도 이것으로 파펑들과 연결해 함께 쓸 수 있는 케이블 겸 커넥터. 마인드스톰이라면 8528 NXT 컨버터 케이블이 추가로 필요하게 된다. 제자리에서 돌기만 하는 놀이기구들의 경우 이것으로 배터리 박스 숫자를 줄일 수도 있다.

  • 8886 연장 케이블 20cm (8"): 2008년 출시 | 5900원 / 3달러 / 4유로. 내용은 위와 같음.



(4) 구입방법 내지 요령


지금쯤이라면 파워 펑션 부품들의 국내 가격에 충분히 공분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닙니다. 재고가 없어요. 대풍의 시대 도래 이후에도 파펑만큼은 변화가 없고 대한민국 최초의 본사 인증 '레고 스토어'가 개장해도 마찬가지군요. 웹을 뒤져보면 정발가보다 비싼 경우도 왕왕 있어요.(다만 201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공홈의 파펑 재고사정은 좋아지고 있습니다. 재고처리해야 되니까.)

일단 개별부품점들을 소개한 기존 게시물을 하나 참고하시고, 또다른 방법 하나는 '파펑팩'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몇 가지 제품의 구입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경우가 있을텐데요.


  Ⅰ. 일반용: 중장비, 자동차 등을 위한 경우입니다.

  1.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제품이 바로 테크닉 42030 볼보 L350F 휠 로더겠죠. 아무리 플래그쉽 세트에 RC 풀구동 모델이라지만 정가 30만원짜리 하나 안에 아래의 파펑 9개가 들어있다는 건 굉장한 일입니다. 특히 네 가지 모터가 종류별로 하나씩 다 있다뇨. 파펑만 따로 구하려 해도 20만원 이상이 드는데다 번거롭기 짝이 없으니 말이죠.(42030의 중고가가 20만원 가량입니다.) 나머지 부품들도 테크닉이 으레 그렇듯 활용성이 높고 모델 자체의 완성도 또한 평판이 자자하므로 어느 모로 봐도 이득입니다.

  2. 다음으로는 42065 RC 트랙 레이서가 있습니다. 42030보다 훨씬 싼 만큼 진입장벽이 낮으며, 아이를 위한 선물 겸으로도 훌륭합니다. M모터 2개와 AA 배터리 박스, 리시버, 일반 리모콘이 들어있는 알찬 구성이며 나머지 부품들의 활용도도 높습니다(특히 42030에도 없는 캐터필러 관련 부품들). 2019년에 새로 나온 42095도 사후추가해둘 만하더군요. 구성은 42065에서 M모터가 L모터로 바뀐 정도.

  3. 그밖에 42030과 같이 9개의 파펑이지만 M모터만 4개인 것이 아쉬운 8043 전동식 굴착기, L모터와 서보 모터 정도가 들어있는 9398 4륜구동 크롤러도 파펑 수급용으로 차선책이 됩니다. 반면 8293 파워 펑션 모터 세트라는 제품은 비추입니다. 참으로 비실용적인 구성인데다 하나하나 낱개로 사는 것보다 전혀 싸지도 않아요.


42030 볼보 휠로더에 포함되어있는 파워펑션 부품들. 리모콘과 리시버는 같은 것이 두 개 들어있다.


  Ⅱ. 기차용: 앞서 열거한 기차용 기본 4종(88002, 88000, 8879, 8884)과 넉넉한 양의 레일이 함께 필요하죠.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나온 모든 시티 기차가 이것들을 다 포함한 종합 세트로 나왔으니 일단은 그 중 하나를 장만하는 게 최선입니다.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있는데 여객 열차로는 7938과 60051이, 화물 열차로는 좀 더 풍성하게 7939, 3677, 60052, 60098이 있습니다. 하나같이 평균 이상의 구성과 해외 사이트들로부터의 호평을 받고 있으니 취향에 따라 어느 쪽을 선택하셔도 좋으리라 봅니다.[각주:10] 물론 제대로 기차를 돌리려면 더 많은 구성품이 필요해지게 마련이지만 2010년대 후반 들어서는 파펑도 레일도 개별구입이 한결 원활해져 시름을 덜었습니다. 


  1. 본사에선 굳이굳이 LPF, Lego Power Functions라고 표기하긴 합니다. [본문으로]
  2. 자동차나 로봇에 벽 전원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니 대신 기차가 희생한 셈이죠. 심지어 '기차'라는 별도의 테마이던 걸 '시티' 테마의 서브로 편입 내지 강등시키기까지 합니다. 세태의 반영일지도요. [본문으로]
  3. 파펑이 포함되어있는 제품은 박스 앞면 한귀퉁이 주황색 배경 위에 게시물 상단에서 보셨던 '+power Functions' 로고 및 포함된 파펑 구성품들을 이미지로 표시해놓습니다. 박스 뒷면이 아님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으로]
  4. 꽤 많은 테크닉 중형 제품(ex: 42053)을 비롯 만번대 기차들, 10247 대관람차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제품들은 박스 뒷면에 파펑 로고와 필요한 구성품들을 표시해놓습니다. [본문으로]
  5. 이것이 결정적인 장점이 됩니다. 사실 RC/작동형 완구란 게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는 것이지, 완성 후의 조작은 애든 어른이든 몇 번만에 흥미를 잃는 것이 보통입니다. 완성형 RC 제품들이 며칠만에 구석에 처박히는 이유죠. 그에 비해 레고 파펑은 비싼 대신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본문으로]
  6. 적외선 Infrared을 이용하는 것으로, TV 등 가전제품의 리모콘이 대개 이 방식입니다. 방향성을 많이 타는 경향이 있고, 밝은 햇빛이나 삼파장 형광등 밑에선 종종 먹통이 되기도 해요. [본문으로]
  7. 여덟 가지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는 뜻으로, 몇 개의 리시버와 모터를 연결할 것인가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쉽게 말하면 버튼이 8개인 것이죠. [본문으로]
  8. 이럴 때 요긴한 것이 바로 자체 속도조절 기능을 가진 8878 충전 배터리박스지만 그놈의 가격때문에... 물론 구동 중에 속도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 [본문으로]
  9. V2는 테크닉 9398 / 41999 제품에만 들어갔으며 별도로 팔지도 않는다. 기능개선의 핵심은 (위 두 제품의 특징 그대로) L모터 2개를 연결할 때 좀 더 파워풀해진다는 점이다. 반면 M모터 2개를 연결하면 작동이 됐다 말았다 하는 문제가 있어 가려쓸 필요가 있는 계륵이다. 9398 / 41999에 V1 리시버를 연결해도 작동은 된다. [본문으로]
  10. 매우 유감스럽게도 국내 모 사이트의 DB 평점은 그다지 신뢰할 만한 것이 못됩니다. 올드 제품에 대한 과도한 고평가, 앞사람들의 평가를 좀처럼 거스르지 못하는 분위기(눈치 보기), 성인 남성에 전적으로 편중된 취향 탓에 늘 걸러서 보고 해외와 비교해봐야 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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