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물은 레고 구동계 연작의 하나로, 전체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공압: 1984년 이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공압 시스템에 대해
파워 펑션: 2007년부터 2019년까지 테크닉과 기차를 중심으로 사용되어온 파펑 계열에 대해
파워드 업 / 컨트롤+: 2010년대 후반부터 파펑을 대체 중인 파워드업 및 컨트롤+ 계열에 대해 (부스트와 위두 2.0도 약간)
부스트: 2017년 등장한 초등 저학년 이상용 로보틱스 시스템에 대해
마인드스톰 V4 & 스파이크 프라임: 2020년 등장한 초등 고학년 이상용 로보틱스 시스템에 대해
품명: 17101 레고 부스트 BOOST Creative Toolbox
테마: 부스트 BOOST
부품: 847개 [무브 허브 x1, 인터랙티브 모터 x1, 색상/거리 센서 x1 포함]
출시: 2017년
정가: 199,900원 | 160달러
평점: 10 / 10
- 1998년. 마인드스톰 Mindstroms이라는 이름으로 레고와 MIT가 공동개발한 로보틱스 제품군이 처음 등장.
- 2009년. 어린이용 교구로 개발된 WeDo 제품군, 교육기관들을 대상으로 보급 시작.
- 2017년. 일반매장용 제품인 부스트 17101 출시.
- 2920년. 상반기, 교구용인 스파이크 프라임 제품군 출시. 하반기, 일반매장용인 마인드스톰 51515 출시예정.
간추린 레고 로보틱스의 역사입니다. 레고로 만드는 로봇,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기까지 오래도 걸렸네요. 영문 위키에 의하면 레고사가 MIT와 협력을 시작한 게 80년대 중반이라니 그들답게 참 천천히, 신중하게도 진행했습니다. 그 사이 PC가 보급되고 인터넷 세상이 열리고 모바일 시대가 됐죠. 아이들이 집에서 로봇 만드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시절, 드디어 왔습니다.
딴은 레고만큼 로보틱스/코딩 교육에 적합한 물건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플라스틱 부품을 조립해서 만드는' 비슷한 유형의 제품이야 많죠. 품질이 떨어지고 호환성과 확장성이 턱없이 부족해서 탈이죠. 그에 비해 체계화되고 다양한 부품군, 수많은 조립 및 구동 노하우, 폭넓은 보급도와 충성스런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레고는 '그저 머리만 달아주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결과는?
내 아이를 똑똑하게 만들고 싶다면 우선은 책을 읽히세요^^. 그 다음 레고 부스트를 장만해주시는 겁니다. 안 그래도 머리 좋아지게 만든다는 레고, 확실하게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놀라운 아이디어와 안정적인 성능으로 충만한 부스트 17101, 와이어드에서 상도 받았다는 이 물건을 이제부터 기본 모델 다섯 가지 모두, 확장 모델, MOC, 부록으로 75253까지 낱낱이 소개합니다.
(0) 준비 단계
레고 좀 만져봤다 하는 분들도 이 제품의 첫인상은 낯섭니다. 20만원이나 주고 샀는데 인스라고 들은 게 달랑 종이 한 장. 아이폰 처음 샀을 때같은 느낌이랄까요. 실은 이 종이의 안내에 따라 모바일 기기에 앱을 깔아야 본격 시작인 거죠.(예전엔 종이 설명서는 물론 PDF도 없었는데 공홈에 추후공개를 해놨더군요. 하지만 코딩과 조종은 앱으로 해야만 하므로 PDF는 참고자료 이상이 되진 않습니다.)
'LEGO BOOST'라는 이름의 앱을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 설치한 후(어지간하면 태블릿을 권장합니다) 실행시키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등장합니다.(원래 한 화면에 다 안 나오는데 이어붙였습니다. 색깔별로 줄 쳐놓은 것도 제 짓이에요.)
뭔가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실험실같은 분위기, 아이들이 완전 좋아하는 거죠. (왼쪽부터) 연두색 원 안의 대충 생겨먹은 차량이 (이름조차 없는) 연습용 모델, 주황색 원 안의 다섯 가지가 메인 모델, 빨간색 부분이 창작을 위한 기본 프레임들, 파란색 둘이 결합 모델입니다.
레고 경험이 있건 없건 연습용 모델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조립설명서를 앱으로 보는 것부터가 새로운 경험이니까요. 부스트 고유의 허브, 모터, 센서들과도 안면을 트구요.(이 녀석들의 상세한 내역은 파워드업/컨트롤+ 게시물의 5번 항목을 참고해주세요.)
좀 익숙해졌다 싶으면 드디어 내키는대로 골라 만드시면 됩니다. 딱히 권장할 만한 순서는 없어요. 다만 하나를 완전히 분해해야 다른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기억해둬야겠죠. 앱이 용량도 크고(설치 후 1GB 정도) 좀 무겁다는 점도 있습니다. 배터리 소모 역시 게임 못지 않게 심하므로 충전시켜가며 하시기를 권합니다.
(1) 로봇 버니 Vernie the Robot
박스 정면을 장식하고 있는 얼굴 마담이죠. '로봇같이’ 생겼으니까요. 월-E 타입의 외모만큼이나 하는 짓도 귀엽고 흥미로운 녀석입니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마음을 두는 모델은 십중팔구 이걸 거예요. 위의 메인 화면에서 해당 이미지를 탭하고 들어가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등장합니다.
하나하나 마치 게임의 맵처럼 단계를 밟아나가며 H/W 조립 - S/W 코딩 - 미션 수행을 되풀이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부스트 앱의 커다란 미덕 중 하나예요. 게임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점. (아이들이 좋아하고 익숙한) 부품 조립을 다 마친 다음에 (상대적으로 어려운) 코딩 과제를 한 다발 안기는 게 아니라 조금 조립하고 조금 코딩하고, 가이드대로 따라하고 자기 마음대로 해보고를 반복하게끔 잘 배려되어 있습니다.
코딩은 아래와 같은 화면을 보고 합니다. 원하는 작동대로 아이콘을 이어붙이는 식이죠. 직관적입니다.
매 단계마다 우선은 화면에서 시키는대로 따라만 해도 되기 때문에 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그래도 권장연령 표시대로 가급적이면 만 7세, 최소한 한국 나이 일곱 살은 되어야 할 거예요. 조기교육이 아이 두뇌 파괴한다는 거, 상식이잖아요. 숙제처럼 억지로 부담을 지우는 순간 창의력이 휘발되어버린다는 것도요.
하여튼 일단 시작하고 나면 아이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각 미션에 따라 로봇은 말을 하고, 움직이고, 사람과 함께 게임을 하거나 춤 추고 노래하며 재롱을 부립니다. 이런 걸 시키기 위해 그때그때 개조하고 코딩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야말로 놀면서 배우게 됩니다. 이게 바로 STEM.
다만 초등학교 저학년일 경우 아이에게 코딩을 전적으로 맡기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처음엔 낯설어서 헤메기도 할 것이고, 도중에도 종종 막히거나 힘겨워할 가능성이 많아요. 적어도 코딩 부분은 부모님이 아이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해나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게 또 행복 아니겠어요.
(2) M.T.R.4
이번엔 강려크하게 생긴 특장차입니다. 정식 명칭은 Multi-Tooled Rover 4. 딱히 위 사진같이만 생긴 건 아니구요. 이 역시 미션을 수행하면서 계속 개조하게끔 되어있기 때문에 모양도 수시로 변경됩니다.
멋대로 짐작하건대 디자이너들은 애초에 이걸 먼저 만들고 부장님한테 깨진 뒤 버니를 만들지 않았을까 합니다. 정작 만들고 작동시켜보면 이게 더 재미있거든요. 차량이니까 굴러다니긴 하겠지 싶었는데 그게 아니더라는. 버니는 로봇답게 보여야 하다보니 제약이 많은데 이건 작동시키기 쉬운 구조 덕을 보는 것 같습니다. 3PO와 R2의 능력차이랄까요.
다양한 방법으로 조종하기는 물론 물건 들어올리기, 망치로 내려치기, 탐지하기, 미사일 발사 등의 미션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평이해 보인다고 지나치지 말고 꼭 시도해보시길. 아빠들이 제일 좋아할 가능성이 높은 모델입니다.
(3) 고양이 프랭키 Frankie the Cat
동물 모델로는 유일한 고양이입니다. 아쉽지만 돌아다니지는 못하구요.1 대신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거나 표정을 바꾸거나 꼬리를 흔들고 몸을 세우는 정도가 가능합니다.(이걸 내 마음대로 튜닝할 수 있다는 게 포인트.)
특히 센서의 활용이 돋보이는 모델이었어요. 별개의 색상/거리 센서는 물론 허브와 모터들에도 기울기/가속도 센서가 내장되어있기 때문에 야옹이는 자기 입 앞에 뭔가가 있는지, 그게 무엇인지(정확히는 무슨 색깔인지)부터 자기가 바로 서있는지 누워있는지, 가만 있는지 흔들리고 있는지 알 수 있고 그에 따라 일일이 다르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잘만 코딩해놓으면 바로 그 애완 로봇인 거죠.
오히려 그래서 색감이 가장 아쉬운 모델이기도 해요. 어린이용이라는 점을 지나치게 의식했는지 디자이너들이 부품을 너무 알록달록 섞어놨어요. 유치한 색감 때문에 판매고가 많이 깎이지 않았을까 생각될 정도. 익숙한 동물이다 보니 이런 단점이 더 부각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버니보다도 한 수 위인 귀염성만은 인정.
(4) 기타 4000 Guitar 4000
악기가 포함된 건 의외였습니다. 아이들이 연주하기 힘든 건 둘째 치고 과연 제대로 소리가 날까요?2 냉정하게 말해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악기'는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거리 센서를 이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반응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어요. "우와, 악기 연주도 할 수 있어?!" 정도. 너무 기대하시면 안돼요.
대신 이펙터 기능을 집어넣은 건 신선했습니다. 일렉트릭 기타에 있는 트레몰로 암이며 볼륨 노브 따위가 하나하나 추가되면서 재미를 살려줍니다. 바이올린처럼 연주할 수도 있긴 한데 이건 더 잘 안되더라는;; 차라리 건반악기나 퍼커션 세트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니 센서가 하나뿐이라 쉽지 않을 것 같군요. 놀라운 창작품 기다려봅니다. 센서 10개 다는 식 따위는 말고.
(5) 오토 빌더 Auto Builder
외모로 볼 때는 제일 밀리지만 작동의 신기함으로는 둘째 가면 서러울 모델. 공장 기계같이 생긴 게 알록달록하기까지 해서 첫인상은 영 어수선합니다. GBC같은 건가도 싶고3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파악이 안되다보니 뒤로 밀리기 안성맞춤.
그러나 이것은 진짜로 오토 빌더였습니다. 무엇을 빌드하는고 하니 위에 보이는 작은 로봇을 조립합니다. 다른 모델들에서 소품으로 이미 많은 활약을 펼친 녀석이죠. 얘를 사람이 하듯 하나하나 조립합니다. 신경을 좀 써서 준비하지 않으면 성공률이 낮아진다는 약점이 있긴 하지만 제대로만 되면 어른의 눈도 동그래지더군요.
게다가 게임 기능도 있습니다. 같은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이용한 '장애물 넘기 게임기'로 용도변경이 가능한 거죠. 이거 하나만으로도 아이와 며칠은 후딱 보낼 수 있을 정도. 다만 '신경을 좀 써야 하는' 난이도를 자랑하므로 이래저래 미뤄뒀다 히든 카드처럼 써먹기 좋습니다. 이처럼 컨셉트 자체가 완전히 다른 모델을 두셋도 아니고 다섯이나 마련했다는 데서 디자이너들의 열의가 후끈 전해지더라는.
(6) 결합 모델: 라이트닝 드래곤 with 닌자고 70652
품명: 70652 블루 드래곤 스톰브링거 Stormbringer
테마: 닌자고 Ninjago
부품: 493개 | 미니피겨 x4 포함
출시: 2018년
정가: 59,900원 | 40달러
17101을 내놓은 뒤 레고사가 제일 잘한 일이 두 개의 결합 모델을 준비한 걸 겁니다. 저 좋은 부스트 구성품(허브 등)을 창작가들의 손에만 맡겨놓는다면 무모하죠. 급하게 2탄을 준비하기보단 다음 해 결합 모델이라는 미끼 두 개를 먼저 드리우니 이것과 시티 60194입니다.
70652는 액면가만 놓고 보면 70612에 이은 동양형 용이라는 정도가 최고의 미덕인, 딱 닌자고스러운 제품 이상은 아닙니다. 그런데 부스트를 입에 무는 순간 청룡이 비상을 해버려요. 걷고 부르짖으며 미사일을 조준, 발사합니다. 탑승자를 가리고 쓰다듬어주면 그르렁거리까지. 4족 보행형 레고가 늘 그렇듯 방향 전환은 불가하지만요.
생김새야 원모델보다 어색하고 못생겨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걷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상당한 만족감을 줄텐데 갖가지 기능이 더해져 그것은 몇 배로 늘어납니다. 부스트 개조를 주목적으로 70652를 장만하는 것이 전혀 과하다 생각되지 않더군요.
(7) 결합 모델: 북극 정찰대 트럭 with 시티 60194
품명: 60194 북극 정찰대 트럭 Arctic Scout Truck
테마: 시티 City
부품: 322개 | 미니피겨 x3, 북극곰, 시베리안 허스키 포함
출시: 2018년
정가: 79,900원 | 60달러
또 하나의 결합 모델인 시티 북극 차량입니다. 별도의 명칭은 없지만 북극 지게차 정도로 붙이면 어떨까 싶네요. 원래의 트럭을 구동시키는 것에 더해 앞에 지게를 달고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전부다 보니 위 (2)의 M.T.R.4와 비교열위에 서게 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모델 중 제일 인상 깊지 않았어요.
가격이라도 좋으면 모르겠는데 만만치 않은 액면가와 시티답지 않은 가격대부품비가 망설이게 합니다. 북극곰에라도 단단히 꽂히지 않는 이상 제품 전체를 구입하기보단 벌크를 이용해 부스트 결합 모델만 시도해보는 쪽을 권하고 싶습니다. 차량 외의 것들 빼고 주황색만 해결할 수 있다면 나머지 부품은 평범한 것들이거든요.
(8) 창작을 위한 프레임들
부스트 앱의 메인 화면에 슬쩍 드리워져 있는 장막을 걷고 들어가면 나타나는 일종의 보너스입니다. "자, 이제부턴 너희 마음껏 만들어봐. 그런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구? 그럼 힌트를 좀 줄게.” 근데 힌트가 꽤 실해요.
우선은 기본 프레임 세 가지입니다. 4족 보행형 동물, 4륜 자동차, 일부가 움직이는 구조물을 위한 것들로, 뼈대는 다 준비돼있고 살만 붙이면 될 정도입니다. 이 중 4족 보행형 동물 프레임만 활용해봤는데 기대대로 씩씩하게 잘 걸어가더군요. 다만 방향조절은 역시 불가능하구요.
또 하나는 10261 롤러코스터 구동개조를 위한 지원입니다.(이건 필요한 코딩이 이미 되어있어요.) 보통은 파펑을 이용해 구동개조를 하지만 부스트 구성품을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럴 경우 보다 효율적인 구동이 가능해지고(열차가 앞에 왔을 때만 체인이 돌아갑니다) 효과음향도 제공되지요. 대신 매번 모바일 기기를 켜야 하는 번거로움은 따릅니다만.
(9) MOC들
나온지 어느덧 3년이 된 제품이다보니 얼터너트 빌드도 야금야금 늘어가고 있습니다. 늘 하던 대로 리브리커블의 해당 페이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네요. 제이슨 앨러맨(JKBrickworks) 등 유명 창작가들의 이름이 보이는 가운데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은 독일의 부스트 전문 창작가 Bundy의 것들입니다.
이미 부스트 창작 가이드 서적 [The Lego BOOST Expert Book]까지 출판한 실력자로(아직 국내 번역은 안됐습니다) GBC, 루빅스 큐브 맞추기, 부활절 달걀 칠하기 등 여섯 가지가 유료로 올라와 있습니다. 여섯 모두를 번들로 묶어 할인판매하기도 하므로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부스트의 가능성을 생각하면 얼트 빌드 이상의 기발한 창작품도 쏟아질 듯한데 아직 많이 보이진 않습니다. 부스트 허브를 포함하는 MOC를 리브리커블에서 검색하긴 어렵지 않습니다만 위의 얼트 빌드와 겹치는 게 대다수입니다. 그래도 공압까지 결합한 GBC, 부스트 멍멍이 등 몇 가지는 눈에 띄네요.
(10) 부록: 스타워즈 75253
품명: 75253 부스트 드로이드 사령관 Droid Commander4
테마: 스타 워즈 Star Wars
부품: 1177개 [무브 허브 x1, 인터랙티브 모터 x1, 색상/거리 센서 x1 포함]5
출시: 2019년
정가: 319,900원 | 200달러
평점: 9 / 10
2년만의 2탄이 무려 R2. 아빠를 위한 부스트.
17101로 아이와 열심히 놀아준 아빠들을 위한 보상의 시간이 왔어요. 특히 스타워즈 팬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된 앱이 선사하는 재미가 크더군요. 레고사도 앱을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스트 앱이 아닌 별도의 '레고 부스트 스타워즈' 앱이고, 한글 잘 나오고, (17101도 못했던) 3D 인스입니다.
전작과 달리 드로이드 셋을 한꺼번에 만들어놓을 수 있되 코딩과 미션 수행은 구성품들을 탈착해가며 번갈아 하는 방식입니다. 이게 뭔가 싶기도 하지만 구성품들의 개별가가 워낙 비싸다 보니 어쩔 수 없겠더군요. 이렇게라도 준비한 디자이너들의 노고가 장하다는 생각.
* R2-D2: 충분한 크기와 준수한 재현성을 자랑합니다. 설령 움직이지 않는다 해도 하나 만들어서 전시해두고 싶을 퀄이에요. 이를 위해 신규 부품과 프린팅 부품까지 열심히 준비되었습니다. 깨어나는 모습이 특히 사랑스럽지만 영화처럼 몸 속에서 뭐가 막 튀어나오진 못해요.^^(대신 겉에다가 추가합니다.) 예상 가능한 수준의 기능들.
* 공크 드로이드: R2들과 함께 샌드크롤러에 실려있던 녀석이죠. 최대의 특징은 다름 아닌 2족 보행. 4958처럼 슬쩍 뭐 받쳐놓은 거 아니에요. 진짜 두 발로 (느리긴 해도) 뒤뚱뒤뚱 걷습니다. 구조가 궁금해서라도 만들어볼 만하죠. 놀랍게도 약간의 방향전환마저 가능하다고 되어는 있는데 실제로 해보면 잘 안돼요;; 얘 역시 추후에 팔을 다는 방식.
* 마우스 드로이드: 데스 스타 바닥을 훑고 다니던 놈. 셋 중 가장 단순한 구조와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냥 바퀴로 굴러다니니까요. 이게 다면 심심할까봐 양옆을 여닫을 수 있는 기능이 더해졌습니다. 간단하지만 은근 귀여운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총평하자면 17101과 비교해 참신성, 다양성, 임팩트는 뒤지는 대신 아재의 로망 하나로 승부. 클래식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애들만 모아놓은 걸 봐도 타겟이 뻔하죠. 평점을 매기라면 전작의 손을 들어주겠지만 "선물로 뭐 받고 싶어?"에 대한 대다수 AFOL의 답은 이쪽일 거예요.
남은 장애물은 가격. 전작에 비해 가격대부품비 자체도 높지만 $160 vs. $200인 해외가와 달리 20만원 vs. 32만원인 국내가는 부담스럽죠. 두 제품 다 간간이 30% 이상 세일을 하곤 하니 찬스가 올 경우 적극 고려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