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브릭/MOCs

[MOC] 기차역 Train Station - 60110 소방서 얼터너트 모델

apparat 2016. 11. 7. 18:52

아파라트 Apparat의 첫 브릭 MOC입니다.



쌓아둔 벌크도 거의 없거니와 저라는 사람이 아예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능력은 부족한 모양입니다.

브릭더미 앞에 앉으면 제 머리까지 더미가 되는지라 주저하다 만들어본다는 게 늘 뻔한 자동차, 늘 뻔한 비행기 아니면 동물.

자동차, 비행기, 동물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왜 '클래식' 제품군에 샘플 삼아 나오는 것들 있죠? 딱 그 수준에서 맴돌다 마는 거죠.

무작정 벌크 부품을 왕창 사놓고 시작하기도 부담스럽고, 브릭링크는 귀찮고 국내 부품 사이트는 비싸고, 핑계야 많죠.


방향을 좀 달리잡아보기로 했어요. 아예 처음부터 부품 제한을 두고 그 안에서 다른 거 만들어보기.

크리에이터와 테크닉의 그 방식, 레고 리메이크 사이트플러스-L 앱에서 만나볼 수 있는 바로 그 방식이죠.

안그래도 이런 얼터너트 모델 만들기에 재미를 붙인 요즘이었던지라 어디에서 시작해볼까 두리번거리다 느낌이 온 게 기차역이었습니다.


집에 기차는 있는데 기차역이 없거든요. 요즘 파는 60050은 별로 마음에 안 들고 너무 옛날 것들은 구하기가 힘들고, 육교가 있는 7937이 딱 좋은데 이것도 적당한 매물을 못 만났네요.

그러다 마침 방치되어있다시피 한 60110 소방서가 눈에 띕니다. 사실은 아들노미가 아는 이모에게서 생일선물로 받은 건데, 히어로물에 푹 빠져있는 녀석에게 일상물은 별 재미가 없나봐요.

가만 들여다보니 바꿔볼 수도 있겠다 싶네요. 일은 이렇게 시작된 거였습니다.


  1. 60110의 구성품 중 건물 쌓아올리는 데 소요되는 부품만 사용합니다. 소방서를 기차역으로 탈바꿈시켜도 소방차 등 탈것들은 온전히 남아있는 것이 이 모델의 한 가지 특징입니다.

  2. 사진 속의 기차 레일만은 별도의 제품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3. 규격은 요즘의 파워 펑션 타입 기차들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동서남북 사방 모습부터 시작합니다.



정면입니다. 전체적인 구조는 7937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한쪽으로 2층짜리 역사가 있고, 철로 반대쪽에 승강장이 하나 더 있고, 둘은 2층 옥상을 통해 연결됩니다.



왼쪽 측면입니다. 양쪽 승강장 사이에는 걸어가는 육교가 아닌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7937과의 중요한 차이 하나가 될 수 있겠네요.

소방서 건물에 남아도는 문틀을 가로세로로 겹쳐서 엘리베이터 비슷하게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뒷면입니다. 소방서 건물의 재밋거리 중에 회전문과 셔터가 있길래 어떻게든 포함시켜 봤어요.

1층은 대합실 겸 승강장, 2층 왼쪽은 엘리베이터와 연결되는 공간이고 오른쪽은 관제실입니다.



오른쪽 측면입니다.



가장 보기 좋은 각도는 이쯤 되는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익스테리어를 조금씩 추가하면 한결 그럴싸해보이겠지만, 60110의 얼터너트 모델로 완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 나머지 무난하기 짝이 없고 부분부분 색조합도 안 맞습니다. 본의 아니게 올드 제품의 향수가 느껴진다는 분도...

너무 심심하지 않나, 소방차라도 뜯어서 좀 보완해볼까 하다 말았습니다. 아이들은 확실히 건물보다 차에 훨씬 관심이 많은 것 같아서요. 나이 먹어봐라.


아래부터는 세부사진입니다.



철로 이쪽과 저쪽은 어렵지 않게 분리가 됩니다. 2층 역사 쪽만 정면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1층 내부가 꽤 썰렁하죠?



벤치, 사진에선 잘 안 보이는 대형 모니터(뒷편 정중앙), 음수대와 가판 정도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1층 뒷면입니다. 예의 셔터와 회전문입니다.



2층으로 올라왔습니다. 우측의 관제실입니다. 소방서 관제실을 거의 그대로 옮겨왔고 각종 공구, 장비들만 옆 벽에 추가되었습니다.



2층 좌측은 계단과 안내판 정도가 전부고 계단을 올라가면 엘리베이터와 연결된 통로 및 '스텝 온리' 구역의 몇몇 시설물로 연결됩니다.

2~3층은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1~2층은 어떡하냐구요? 음... '시티'잖아요.^^



이번엔 철로 반대편 승강장과 엘리베이터 시설 부분입니다. 간단히 벤치만 놓여있습니다.

눈치채셨다시피 엘리베이터는 두 면만 벽이 있고 나머지 두 면은 밖이 훤히 보이게끔 되어있습니다. 물론 부품이 부족해서이지만, 유리를 깨끗이 잘 닦아놓았다는 설정으로 대신합니다.



그 측면입니다. 2층에서 내릴 일은 없을 듯합니다.혹 2층에서 바로 탈 수 있는 복층 객차가 도입된다면 모르겠지만요.



양쪽 유닛은 대략 이런 식으로 연결됩니다. 힘을 받거나 움직일 일은 별로 없을 듯해 툭 건드려도 무너져내리지 않을 정도로만 신경을 썼습니다.

철로와 건물 사이의 너비는 비교적 넓게 잡았습니다. 60052는 둘을 2x2 타일들로 연결하는 데 반해 이 건물은 2x4 타일들로 연결됩니다. 양옆으로 각각 두 스터드씩 넓어지는 셈이죠.

육교의 높이는 60052 화물열차가 충분히 통과할 만큼입니다. 어지간한 레고 기차는 문제 없이 지나다닐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설정 이미지입니다.

그래도 기차가 들어오고 사람 냄새가 나니까 조금은 나아보이는 듯. 60052 화물열차와의 적/청 대비가 건물의 민숭맨숭함을 다소나마 상쇄시켜주네요.

미피는 여기저기서 끌어왔고, 관제실 직원들과 핫도그 트럭만 60110의 구성품입니다.

한 손에 샌드위치 들고 바삐 출장 가는 아저씨, 첫 기차 여행인지 의자에 올라가 카메라 들고 설치는 아이 녀석, 배낭 메고 어디론가 떠나는 청년과 묵묵히 청소 중인 미화원 아저씨까지. 기차역은 역시 북적여야죠.


  1. MOC(My Own Creation)라고만 하면 레고 부품들을 이용해 내 마음대로 뭔가를 만든 것을 총칭하는 반면, '얼터너트 모델'은 기존의 레고 제품(세트)에 들어있는 부품만을 가지고 다른 걸 만드는 경우를 지칭합니다. '크리에이터' 시리즈는 원래 두 개의 얼터너트 모델을 (설명서를 통해) 제공하고 '테크닉' 시리즈도 보통 한 개를 제공하죠. 이와 같이 레고 사가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오피셜 얼터너트 모델'도 있는 반면, 유저들이 마음대로 만들어내는 얼터너트 모델도 부지기수입니다. 한편 꼭 하나의 레고 제품만 활용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보통 두세 세트까지는 용인이 됩니다. [본문으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