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레고 닌자고 무비 - 해당 제품 정보를 가미한 감상평

apparat 2017. 10. 3. 06:10
  • 제목: 레고 닌자고 무비 The LEGO Ninjago Movie

  • 감독: 찰리 빈, 폴 피셔(공동감독), 밥 로건(공동감독)

  • 제작: 워너 애니메이션 그룹 WAG (미)

  • 개봉: 2017년 9월 28일

  • 평가: IMDb 이용자 평점 6.0 | 메타스코어 평점 55 | 로튼 토마토 신선도 56% | 나의 평점 6

    • 레고 배트맨 무비: IMDb 이용자 평점 7.3 | 메타스코어 평점 75 | 로튼 토마토 신선도 90% | 나의 평점 8

    • 레고 무비: IMDb 이용자 평점 7.8 | 메타스코어 평점 83 | 로튼 토마토 신선도 95% | 나의 평점 9



(0) 시작하기 전에


스포일러 좀 있습니다. 영화 정보보다 제품 정보에 더 많습니다.

늘 그렇듯 IMDb 이용자 평점은 갈수록 내려갈 것이고(보통 0.5에서 1.0 정도), 나머지 점수들은 거의 변화가 없을 겁니다.

게시물을 올리는 김에 나머지 리뷰한 영화들의 IMDb 이용자 평점도 모두 최근 시점으로 갱신해뒀습니다.



(1) 짧은 평


성룡 낭비.

무사안전만 추구한 무사안일의 말로.

관련 제품들 반타할 일만 남았네.



(2) 영화에 대해


[레고 무비], [레고 배트맨 무비], [레고 닌자고 무비].

셋은 무조건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겠죠. 이왕 할 거 쿨하게 전지구적 차원에서 하자는 거죠. 처녀작에 비해 후속편은 조금, 이번 건 후두둑 점수가 떨어지네요. 어느 사이트를 봐도 마찬가집니다.

이런데도 2019년 2월 예정으로 [레고 무비 2]를 강행하시겠다? 그것도 감독이 [슈렉 포레버], [앨빈과 슈퍼밴드 3], [트롤]의 마이크 미첼이라...[각주:1] 슈렉 5탄같고 아이스 에이지 6탄같은 거 나오면 어떡해요ㅠㅠ


망작은 아닙니다. 평점으로 치자면야 [미니언즈]도 비슷하고요(6.4, 56, 56). 그러고 보니 둘이 꽤 닮았네요. 아닌 게 아니라 [아이스 에이지]까지 끼워줘도 무리 없을 것 같구요.

  • 기대를 넘는 1편의 신선함과 박수갈채 → 2편도 비교적 선방 → 무난하게 막으려다 안이함의 덫에 걸려버린 후속편(들).

  • 그러거나 말거나 매니아들로부턴 마냥 따뜻한 어버이 시선. 애당초 노렸을 걸로 보이는 어린이 관객들로부터도 호평. 한 마디로 헐리우드 속편의 전형.

  • 그러고도 꿋꿋이 준비되는 후속작―2020년 여름 예정으로 [미니언즈 2]도 준비중이라죠. 근데 먼저 등장한 [슈퍼배드 3]는 우려대로 평타 이하였다는 사실.

  • (본가는 막강하지만) 애니계의 군소가문[각주:2]이었다가 이 시리즈 덕에 일어선 탓인지 애착이 너무 깊다 싶은 것도, 이거 말고 내세울 게 거의 없는 형편이라는 것도 마찬가지.


그러니 추천받으실 분 목록은 자동으로 생성됩니다. 어린이 관객과 함께 오손도손 하하호호 감상할 가족영화를 찾는 분, 애니메이션(과 레고)의 열혈 매니아, 전편들을 본 터라 후속편이 궁금해 참을 수 없는 분들은 봐도 후회는 않으실 겁니다. 망작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 이상의 뭔가는 없는 듯요. 1편은 모든 면에서 놀라웠고 지금도 눈에 선하며, 2편 역시 레고 애니 특유의 미덕(개그와 풍자)을 잘 살린 위에 신선한 전개가 돋보였습니다. 놀라울 것까진 없었지만요.

이제 놀라움은커녕 신선도는 고작 상하지 않은 수준이고, 웃음 코드 또한 초딩 수준을 넘지 못하며, 남을 만한 울림이라곤 일일 드라마 급에서 맴돌고 마네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스토리입니다. 이런 경우 곧 연출, 편집이기도 하겠구요. 결국 기획으로까지 소급될 겁니다. 한 마디로 눈을 너무 낮춰 잡은 거죠. 초등학생 이상을 결코 넘보지 않는 안전한 가족 애니메이션.

1편의 경우 그 기상천외한 상상력이 아이의 해맑은 그것이었다는 반전으로 시너지를 봤다면 이번엔 대놓고 어르신의 훈화말씀으로 빈약한 상상력을 크래글시켜버리고 마네요.

그 바닥 영업방식이려니 하고 돌아서는 길에 어느 인터뷰 구절이 뒤를 밟습니다. "우리는 어린이만을 위한, 혹은 성인만을 위한 작품을 만든 적이 절대로 없다. 모든 관객을 위한 작품을 만들었다." 디즈니/픽사의 기둥 존 라세터의 이었어요.


어쩌면 기대치를 너무 높여잡은 나의 탓인지도요. 그렇다면 원죄는 [레고 무비]의 두 감독에게도, TV판 닌자고의 만만치 않은 저력에도 물을 수 있겠죠.

두 감독에게선 내년 5월([한 솔로] 개봉일)이면 답을 들을 줄 알았더니 웬걸, 도중하차해버리고 말았다네요. 오히려 위로를 건네야 할 상황;; 그럼 남은 건 TV판인데...


레고 좋아하고 닌자고 제품들에 친숙해도 정작 TV판 [레고 닌자고 Ninjago: Masters of Spinjitzu]를 제대로 본 성인 팬은 많지 않으실 겁니다. 레덕에게조차 '아이들 만화'로 찍혀있는데다 분량도 만만치 않아 어디서부터 봐야할지도 난감하지요.(방영목록은 위키백과를 참고하시면 되지만요.)

그러나 모든 난관을 헤치고(실은 아이 옆에 슬쩍 앉아) 제대로 보고 나면 생각보다 괜찮은 완성도에 호감이 급상승하는 만화입니다. 아무렴, 2011년에 시작해 내년도 시즌 8까지 나름 장수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겠죠.[각주:3]

극장판과의 1:1 비교야 무리겠지만 적어도 TV판이 생기가 더 넘친다는 건 심각한 일이 아닐지. 혹여라도 [레고 닌자고 무비 2]같은 꿈 꾸지 마시고 부디 TV판 잘 만드는 데 전념하시길.


말 나온 김에, 과연 한 해에 극장판 두 편을 밀어내야만 했을까요? 레고 제품 와르르 쏟아내서 팔아먹으려는 욕심이 아니고서야 적어도 1년은 성실히 준비해서 더 잘 만들어야 했던 게 아닐지, 아쉬움이 가시질 않네요. 근자의 빌룬트 행태가 하나같이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식이긴 했습니다만.


끝으로 한국어 더빙에 대하여:

대부분의 성우는 TV판 그대로이고, 대부분의 TV판은 더빙에 문제가 없습니다. 때로는 원본을 능가한다는 호평마저 끌어내곤 하죠.

문제는 이번에 바뀐 배역들인데... 주요 배역 셋에 변화가 있었어요.

  1. 로이드: TV판과의 가장 큰 설정 차이가 로이드가 다른 닌자들과 동갑이라는 겁니다.(그런데도 형, 누나라고 부르는 건 분명 오역이겠죠.) 따라서 아이 목소리(여성 성우)에서 청소년(남성 성우)으로 바뀌는 게 정상이죠. 바뀌었다는 거지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2. 마스터 우: 성우는 TV판 그대로입니다. 문제는 극장판 원본이죠. 마스터 우의 목소리를 바꾸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그러자면 결국 '성룡 목소리 = 마스터 우 목소리'가 되고 마는 플롯 상의 난제가 발생하는데, 어릴 때부터 성룡 목소리를 들어온 사람에겐 이게 영 낯설더군요. 성우가 아닌 설정 상의 난제였습니다.

  3. 니야: TV판 성우가 아닌 헤이지니(강혜진, 前 캐리 언니)가 맡았습니다. 네, 이 얘기 하려던 거 맞아요. 맹세컨대 저는 영화 보고 나서야 검색해서 누군지 알았습니다. 검색을 왜 했겠어요? 딱 들어도 전문 성우가 아닌 누군가에게 또 맡겼구나, 쩜쩜쩜. 얘기를 비화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더빙은 더빙 전문가에게 맡겼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제발 좀.



(3) 제품에 대해


다른 레고 애니들과 마찬가지로 [레고 닌자고 무비]는 철저히 레고 브릭 제품으로 연결되는, 그럴려고 만든 애니입니다.[각주:4] 물론 그 앞엔 TV판과 '닌자고 제품군'이 버티고 있구요.

기존의 닌자고 제품들이야 TV판과 더불어 7년 역사를 자랑하니만큼 일일이 거론하기가 숨차지요. 브릭셋의 제품목록 페이지를 살포시 링크하는 걸로 넘어갑니다.[각주:5]

반면 '레고 닌자고 무비 관련 제품'은 아래가 전부예요. 대표작과 주요특징을 중심으로 일별해봅니다.


70620 닌자고 시티 [출처: Brickset]


> 레고 닌자고 무비 제품군

2017년 8~9월에 26종(일반제품 14 + 프로모션 7 + 기타 5)이 나왔고, 12월에 일반제품 5종이 더 나옵니다. 2018년에도 뒤늦게 하나가 추가되구요.

상세한 정보는 2017년 제품 목록을 참고해주세요. 그 중 일반제품은 다음과 같이 나눠볼 수 있습니다.


(1) 소형 디오라마 3종: 70606, 70607, 70608

미니피겨를 장만하고 간단한 디오라마를 꾸미거나 벌크 브릭을 늘리기 위해, 혹은 아이에게 부담 없이 안겨주기 위해 구입하는 제품들입니다. 그런데 닌자고 미피는 이미 많이 풀려있고 별도로 구하기도 쉬운지라 메리트가 떨어질 듯하네요.


(2) 악당 기체 5종: 70609, 70610, 70613, 70629, 70656

가마돈 자신의 로봇인 70656(애니 초반부에 등장)과 70613(뒤를 이어 등장)이 메인이고 나머지 셋은 부하들 것이죠. 상상력이 넘쳐나는 어린이용 애니의 악당 기체인 만큼 최대한의 해괴함을 무기로 하고 있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밖에요.


(3) 닌자 기체 7종: 70611, 70612, 70614, 70615, 70616, 70618, 70632

빌룬트에서 작심하고 만든 물건들이겠죠. 여섯 닌자는 물론 마스터 우에게까지 전용 기체를 안깁니다. 특히 TV판에서 닌자들의 베이스 기체였다가 마스터 우 전용으로 용도변경된 70618 드래곤 전함은 레고에서 보기 드문 동양식 범선으로 AFOL들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습니다.


(4) 건물 3종: 70617, 70620, 70631

건물이 부각되기 어려운 애니인데도 꾸역꾸역 3개가 준비되었습니다. 가마돈의 옛 근거지(70617), 현 근거지(70631), 그리고 주무대인 닌자고 시티(70620)까지. 특히 70620은 닌자고 사상 최대의 제품이자 모듈러 빌딩스들과의 매칭까지 고려하여 초미의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3)이 자녀를 위한 물건들이라면 (4)는 아빠 꺼?


[추가] 그리고 2018년 6월 출시예정으로 70657 닌자고 시티 항구 제품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70620보다 조금 싼 가격에 모듈러처럼 둘을 테크닉 핀으로 이을 수도 있구요. 다만 70620과는 달리 높은 건물이 아닌 항구 일대의 구조물(들)이라 완성도와 만족도는 더 두고봐야 할 듯해요.


(5) 기타 1종: 70628

'공중으로 날리는 팽이'였던 에어짓주 시리즈를 땅으로 굴릴 수도 있게 개량한 스핀짓주 마스터즈 시리즈가 2018년에 나오는데, 그 중 로이드의 것만 TV판이 아닌 극장판 테마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 미니피겨 시리즈 (콜렉터블 미니피겨스)

71019 레고 닌자고 무비 시리즈로 20종의 미피가 선보였습니다. 71017 레고 배트맨 무비 시리즈 20종과 더불어 한 해에 무려 40종의 스페셜 미피가 쏟아진 터라 많은 분들이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중이죠.

주인공 12종 + 악당 부하 4종 + 시민 4종으로, 그 중에서도 가마돈 집안 혼자 6종[각주:6]을 차지하고 있어 주인공이 누군지 확실히 못박아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인기가 높은 건 엑스트라 수준인(= 일반 미피 시리즈로 내놓아도 전혀 무리가 없을) 71019-19 스시 요리사와 71019-20 N-팝 걸이라는 사실. 실패작이라는 얘기죠.


> 브릭헤즈

2017년에 새로 등장한 브릭헤즈 제품들의 인기가 만만치 않자 새로운 테마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습니다. 닌자고 쪽에서도 41487 로이드와 41488 마스터 우를 10월에 파견한다네요. 레고 브랜드 스토어와 토이저러스 독점판매라는군요. 내년에도 저스티스 리그,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등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라니 당분간 번성하겠어요.


> 주니어

대략 유치원생 정도를 타겟으로 한 주니어 제품군 역시 왕성한 소화력을 자랑하죠. 10739 상어 공격이라는 제품이 나와있습니다. 108 피스, 3만원의 소박스로 구색 맞추기용 정도로 보입니다.


  1. 올해 초만 해도 롭 슈랩이었는데 어느새 바뀌었네요. 사실 개봉일자도 원래는 2017년이었다가 계속 미뤄진 것이죠. [본문으로]
  2. 미니언즈/슈퍼배드 시리즈는 유니버셜 산하의 일루미네이션, 레고 무비 시리즈는 타임워너 산하의 워너 브라더스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는 20세기 폭스 산하의 블루 스카이에서 만들었습니다. [본문으로]
  3. 레고의 나머지 TV 연재만화들은 뻥뻥 나가떨어지고 있습니다. 원래 닌자고의 후속작이었던 [키마의 전설](2013~2015)도, 다시 그 후속작인 [넥소 나이츠](2016~)도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죠. [넥소]는 2018년에 간판 내릴 거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나온 줄도 잘 모르는 [바이오니클 리부트]도 있었구요. [본문으로]
  4. 이것은 현대 완구산업계 공통의 마케팅 전략입니다. [트랜스포머]의 시작은 사실 변신 로봇 완구였으며 이 완구를 팔기 위한 홍보영상을 만들려다 TV판 애니와 극장판 실사영화로까지 일이 커졌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겠죠. [본문으로]
  5. 다만 주니어 등 별도의 제품군 사이사이에 끼어있는 것도 있으니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사정이 레고 닌자고 무비 관련 제품들을 굳이 열거하는 이유 중 하나죠. [본문으로]
  6. 제왕 가마돈 3 + 로이드 2 + 미사코(코코) 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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