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 모델

제국의 삼총사: 반다이 스타워즈 - 다스 베이더, 클론트루퍼, 스톰트루퍼

apparat 2017. 4. 29. 03:51

(1) Darth Vader - Star Wars Episode IV/V/VI Character Line

  • 회사: (이하, 모두) 반다이 Bandai (일)

  • 품번: 0191408
  • 크기: (이하, 모두) 1:12 스케일. 키 약 15~18cm
  • 출시: 2014.11
  • 평점: 8 / 10

 

(2) Clone Trooper - Star Wars Episode I/II/III Character Line

  • 품번: 0207574

  • 출시: 2016.6
  • 평점: 9 / 10


(3) Storm Trooper - Star Wars Episode IV/V/VI Character Line

  • 품번: 0194379
  • 출시: 2014.12
  • 평점: 9 / 10



스타워즈 프라모델계에 반다이가 참전한 것도 어언 2년 5개월, 예상대로 중원은 평정되었습니다. 대륙의 기상을 보여주겠다던 드래곤은 1년 가까이 샘플만 꺼내놓다 정발도 전에 하나둘씩 잠식당하고 있고, 60cm짜리 ISD 단 하나로 평지풍파를 일으킨 즈베즈다라지만 국내에서는 구경도 못하는 실정.


이미 클래식, 시퀄에 이어 프리퀄과 로그 원까지 캐릭터 라인과 비이클 라인으로 나누어 차곡차곡 장악해가는 마당에 적수는 없어보입니다. 레벨, AMT, MPC 따위의 미제 골동품은 창고나 쓰레기통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고 파인 몰즈는 누구시더라? 심지어 레벨의 '이지킷 포켓' 라인업을 노린(듯한) '비이클 모델' 라인업에 이르기까지 빈틈은 없네요.


발매 예정인 것만도 5월 스노우스피더 세트(1:48 & 1:144), 6월 슬레이브 I의 장고 펫 버전과 비이클 모델 제다이 스타파이터(델타-7 with 하이퍼드라이브), 7월 그리버스 장군 1:12에 이르기까지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듯합니다. 향후 프리퀄 기체들마저 줄줄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리퍼블릭 건쉽부터 AT-TE까지 무난히 나와주기만 바랄 밖에 우리가 할 일은 없을 듯.(기왕이면 쏙 빼먹은 임페리얼 셔틀도 좀 어떻게...)


이러한 대장정의 제1탄이 비이클 라인으로는 2014년 11월의 X-윙 1:72, 캐릭터 라인으로는 같은 달의 다스 베이더 1:12이었습니다. 뒤늦게 제국의 삼총사 구성을 마치게 되어 1년쯤 후에 나왔던 밀레니엄 팔콘 1:144보다도 한참 늦은 리뷰를 준비합니다.



(1) 다스 베이더 1:12


반다이 스타워즈 캐릭터 라인의 첫 자리를 (당연히) 장식했던 베이더 경입니다. 일찌기 2009년 12월 손오공 1:8을 시작으로 MG 피규어라이즈 라인업 역시 선보였던 반다이인 바, 아득한 시절부터 축적된 건프라 기술력을 또 한 번 적당히 변주만 해도 결과는 보나마나죠.


예상대로였습니다. 외관만 봐서는 완성형 액션 피겨와의 차이를 간파하기 힘들 정도의 완성도와 재현성, 변함 없이 레고 이상으로 딱딱 맞아들어가는 천상의 조립성(접착제는 쓸 일도 없거니와 가동/교체 부위가 많아 써서도 안됩니다), 2만원대 중반으로 형성되는 무난한 가격과 넉넉한 재고, 심지어 이웃나라 찬스를 동원해 원산지에서 발매된 지 며칠 만에 국내 입수가 가능하다는 장점마저 하나같이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다만 이 라인업 전반에 걸쳐 가동성은 MG 피규어라이즈에 비하면 좀 떨어집니다. 스케일부터 1:8과 1:12, 가격도 대략 3만원대와 2만원대라는 차이가 있는 만큼 불가피한 부분인지도요. 어지간한 부분은 다 움직일 수 있음에도 손목을 꺾을 수 없다는 치명적 약점은 광선검이나 블래스터로 포즈를 잡을 때 상당한 불편요소가 되더군요.


특히 로드 베이더의 경우 더한 약점이 하나 부가됩니다. 저 치렁치렁한 망토죠. 어깨로부터의 겉망토 3장, 허리로부터의 속망토 2장 등 치밀하게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팔다리를 움직이는 데는 더없는 장애요소가 되는 게 사실이더군요. 그렇다고 벗겨놓으면... 그러지 말자구요. 더구나 겉망토의 양옆 2장은 -1점을 결심하게끔 만든 결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작은 핀과 볼을 이용하는 연결방식이 너무 약해요. 몇 번의 자율분리 끝에 핀은 부러지고 말았고... 양면 테잎으로 적당히 붙여놓았습니다만 이쪽이 차라리 더 편하네요.



세 모델 전반에 걸쳐 도색, 웨더링은 물론 먹선조차 필요치 않지만 그분만은 역시 예외입니다. 두 부하에는 없는 헬멧 탈착 옵션이 있는데, 그럴 경우 뒷통수가 이처럼 드러납니다. 그런데 부품이 그냥 까만색이에요;; 저는 피부색으로 도색했습니다만 에피소드 6를 따르려면 흰색이 적절하겠죠.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렇게 된 것일테니 취향대로 정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밖에 가슴 상단의 회색 투톤 부위 역시 제공되는 데칼/스티커의 색상 차별성이 너무 적어 도색으로 대신했고, 부분부분 데칼보다 차라리 도색이 편했던 것과 약간의 추가적인 도색(주로 은색 부분)이 있었습니다. 많지 않은 양의 데칼/스티커는 주로 가슴과 허리의 패널들에 소요됩니다. 밀팔에서 겪었던 데칼 지옥에 비하면 천상의 낙원.


헬멧 탈착 외에는 손모양이 집중 교체 파트로 모두 다섯 개가 제공됩니다. 광선검을 쥘 수 있는 구멍 뚫린 주먹 한 쌍(그래서 양손으로 쥘 수도 한 손으로 쥘 수도 있어요), 포스 그립을 위한 보자기 한 쌍, 구멍 없는 주먹 하나. 더불어 켜진 광선검 외에 꺼진 검도 있고 이것을 허리에 찰 수도 있군요. 위 사진들을 잘 보시면 그래서 라이트세이버가 두 개입니다. 그리버스도 아니고...


차라리 레고(빌더블 피겨즈 75111)처럼 천 재질의 망토였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의 불편함이 아쉽긴 하지만 대신 딱딱한 망토가 뒤를 받쳐줘 받침대가 거의 필요 없다는 장점은 있습니다-_-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그분 아니십니까. 모신 것만으로도 영광의 덕심입니다.



(2) 클론트루퍼 1:12


셋 중 가장 늦게 발매되었지만 연대기에 의거해 먼저 다룹니다. 그들이 베이더 경의 뒤를 받쳤던 기간이 그리 길지 않긴 하지만요.


이 모델은 캐릭터 라인의 첫 프리퀄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깊습니다. 작정하고 갖은 캐릭터와 기체를 등장시킨 듯한 프리퀄 시리즈였던 만큼 탐나는 게 참 많죠. 이 제품이 나온 두 달 뒤 STAP을 탄 배틀드로이드가 등장했고, 요다 옹께서도 프리퀄 버전으로 지난 3월 현현하신 데 이어[각주:1] 7월에는 급기야 그리버스가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남은 것은 역시 다스 몰인가요?[각주:2]



안타깝게도, 로드 베이더보다 클로니와 스토미의 만족도가 더 높습니다. 한 마리 까마귀같기만 한 그분보다 눈에 확 띄는 이 둘 쪽이 더 예뻐보인달까요? 뭔가 완구스러운 만족감이 높아요. 망토의 늪에서 헤어나온 덕도 있을 것 같고요.


덕분에 가동성은 한결 나은 편이고(가동 부위는 사실 동일한 수준입니다만), 재현성과 조립성, 가격 등도 동급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헬멧 탈착 대신 결정적인 한 방이 준비되어 있기도 합니다. 바로 페이즈 1과 페이즈 2(쉽게 말하면 에피소드 2 버전과 3 버전)의 두 가지 헤드가 제공된다는 점이죠. 게다가 페이즈 2의 경우 헬멧 부착식 쌍안경까지 옵션으로 제공되어 아래와 같이 무쌍한 변신이 가능해집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페이즈 1, 페이즈 2, 페이즈 2 with 쌍안경, 그리고 스토미입니다. 그러고 보니 스토미가 숏목이었네요? 원래 몸통이 아니긴 합니다만. 취향에 따라 바꿔보라는 얘기인지 두세 개씩 사라는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렇게 한 방에 해결할 수 있게 준비를 해주니 속 시원하네요. 그렇다고 가격이 다른 것도 아니에요. 원산지의 경우 베이더 경을 포함해 모두 2592엔입니다.


그분과 달리 도색은 전혀 필요치 않고, 더 작은 양의 데칼/스티커 작업이 요구되는 정도입니다. 하룻밤이면 얼마든지 뚝딱 만들 수 있죠. 역시 양병하라는 얘기인가. 손은 베이더 경보다 오히려 하나 더 많은 6개입니다. 주먹 한 쌍, 보자기 한 쌍, (방아쇠 당기는) 가위 한 쌍으로 왼손잡이든 오른손잡이든 알아서 선택하라는 듯하군요.(클론인데 왼손잡이, 오른손잡이가 따로 있으려나요?) 블래스터는 두 자루로, 한 손용 짧은 것과 두 손용의 길다란 라이플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라이플 쪽이 폼나더군요. 역시 받침대가 있는데 그분과 달리 역동적인 포즈에서는 요긴합니다.


모델 자체로는 단점을 집어낼 수 없을 정도로 알찬 물건입니다만 이 라인업의 결정적 약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대부분 제품의 조립법이 대동소이하다는 것입니다. 아스트로멕들이나 차이가 나겠죠.(하지만 그들끼린 또 엇비슷할테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두 개까진 몰라도 세 개쯤 되면 지겨워지는 게 사실이에요. 별로 어렵거나 흥미로울 조립법도 아닌지라 만들어가는 재미는 기대할 번짓수가 아닌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모두들 -1점을 받았던 거예요.



(3) 스톰트루퍼 1:12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베이더 경 한 분만 달랑 세워놓을 수는 없습니다. 일단 그냥 시꺼먼 덩어리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옆에 하나만 더 세워놓을 수도 없습니다. 하나만 거느릴 때와 둘을 거느릴 때의 느낌이 얼마나 다른지 직접 겪어보시면 누구라도 동의할 거예요. 그렇다면 세 번째 선택은 말할 것도 없이 스토미겠죠.


반다이의 스토미는 여럿 나와있습니다. 이 오리지날 버전 외에 타투인 버전이랄 샌드트루퍼, 퍼스트오더 버전, 그리고 스카웃 트루퍼 & 스피더바이크 버전까지도 있죠. 저는 사실 스토미를 먼저 구한 뒤 또 하나를 같은 걸로 할까 다른 걸로 고를까 고민하다 클로니 소식을 듣고 이와 같은 구성을 택한 거였어요.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 더욱 즐겁/괴롭습니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클로니와 다른 구석이 꽤 찾아집니다. 물론 조립법은 거의 같고 갑옷 모양의 차이가 대부분입니다만, 중요한 한 가지라면 뒤에 블래스터를 하나 더 찰 수 있는 총집이 달려있다는 점이죠. 그래서인지 짧은 것, 중간 것, 긴 것까지 총 세 자루의 블래스터가 제공되기도 합니다. 긴 것은 맨 위 사진에서 들고 있고, 나머지 둘의 차이를 간단히 보실까요?



흠... 모델 해도 되겠어요. 앞의 둘과 달리 헬멧이나 헤드에서 변화를 줄 수 없는 대신으로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쓴 게 아닌가 싶군요. 그밖에 가동성, 조립성, 데칼/스티커, 여섯 개의 손, 받침대 등 대부분의 요소는 클로니와 판박이입니다. 아무렴, 선후배간이니까요. 그만큼 만족도(와 반복의 지겨움)도 동일해서 평점 역시 같은 9점이 나갑니다. 양병을 위해서는 알바라도 써야 할 듯;;


더하여, 스타워즈의 숱한 캐릭터 중에서도 각별한 인기를 누리는 자임을 입증하듯 반다이는 지난 해 12월 1:6 스케일 스톰트루퍼를 따로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키가 30.5cm나 된다네요. 사진으로만 봐서는 이 버전과 외관 상의 차이가 없어보입니다만 크기 외의 어떤 차별점을 마련해놨을지는 직접 만져봐야 알 듯하네요.




끝으로 최대한 멋지고 다채로운 포즈를 추구했으나 왠지 지방 순회 예술단 각이 나와버리고 만 가운데 분은 다훈아? 단체사진으로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처음부터 (최소한) 세 개를 사서 만들 각오를 해야 된다는 부담만 감수한다면, 스타워즈와 프라모델을 사랑하는 누구라도 이 삼총사의 마수로부터 벗어나는 우를 범할 이유는 없으리라 봅니다.


더불어 카일로 렌 - 캡틴 파스마 - 퍼스트오더 스톰트루퍼로 구성되는 시퀄 삼총사, C-3PO - R2-D2 - BB-8으로 구성되는 드로이드 삼총사(정확히는 시퀄 드로이드 삼총사가 되겠군요)[각주:3]도 준비되어 있으니 함께 고려해보시구요. 그리버스도 나오는 판에 다스 몰, 아소카 타노 등 프리퀄 쪽도 보다 풍부해졌으면 하네요. 물론 개인적으로 더 기다려지는 건 역시 캐릭터보다는 비이클 쪽의 프리퀄 물건들이지만요.[각주:4] 앞으로도 몇 년쯤은 반다이 스타워즈 사이트를 즐겨찾기에서 지우기 힘들 것 같네요.


  1. 다만 클래식 버전의 작은 모델이 함께 들어있긴 합니다. 즉, 1:6 프리퀄 버전과 1:12 클래식 버전의 두 요다가 한데 묶인 희한한 제품이 되었어요. [본문으로]
  2. 사람 얼굴 버전은 절대 안 만드는 반다이입니다만(레고 빌더블 피겨즈들 좀 보세요...) 요다가 나왔다면 다스 몰도 안될 이유가 없을 듯합니다. 애니메이션을 모본 삼아도 될 테니까요. [본문으로]
  3. 클래식 드로이드 3총사가 되려면 BB-8 대신(무명이긴 하지만) R5-D4를 넣으면 됩니다. R2-D2가 이 둘과 각각 짝을 이뤄 중복출시되었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실제로는 두 박스만 사면 되죠. [본문으로]
  4. 6월에 제다이 스타파이터(델타-7 with 하이퍼드라이브)가 비이클 모델 라인업으로나마 출시되는 것이 첫 프리퀄 기체입니다. 기다려보면 계속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겠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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