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 모델

반다이 스타워즈 - 밀레니엄 팔콘 1:144

apparat 2016. 10. 22. 05:35

  • 품명: Millennium Falcon 1:144 - Star Wars 'The Force Awakens' Vehicle Line

  • 회사: 반다이 Bandai (일)

  • 품번: 0202288 [Scalemates DB]

  • 크기: 길이 약 23cm

  • 출시: 2015년 10월

  • 평점: 10 / 10


어렸을 때 어머니 손 잡고 봤던 스타워즈(에피소드 4)가 아직도 후속편이 이어지며 이제는 제 아이와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감회가 각별하지 않을 수 없죠. 레고든 반다이든 해즈브로가 됐든, 스타워즈 관련 제품만 눈에 띄면 일단 저의 발걸음은 멈춰지게 됩니다.



그 많은 관련 제품군 중에서도 기체는 프라모델로, 캐릭터는 레고로 집중하려는 마스터플랜^^을 갖고 있습니다.

어차피 재현성이야 레고가 프라'모델'을 따라갈 수 없을 테고, 반대로 캐릭터들까지 재현성 따지려면(반다이 제품들이 있긴 하지만) 돈도 들고 비율도 안 맞고, 무엇보다 귀염성이 없더군요.(미피 스토미의 귀여움을 어찌 거부할까요.)

자연스럽게 유럽과 일본을 대표하는 양사의 콜라보가 사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섞어놓으면 둘이 꽤 어울려요.



프라모델 제조기술이 여기까지 왔군요.

이 바닥에서 단연 탑이라는 반다이의 기술력은 실로 대단합니다. 실제크기 23cm 가량에 불과한 모델의 디테일 재현이란 게 경악할 만한 수준이네요.

접착제를 거의 안 써도 딱딱 들어맞는 손맛 또한 레고를 능가할 정도입니다.

프라모델은 당연히 접착제로 붙여야 되고, 당연히 아귀도 안 맞아서 때우고 자르고 다듬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끗이 씻어주는군요.

정성이 가득한 설명서 하며, 습식 데칼과 스티커를 함께 주는 것도 그렇고, 딱 적당한 강도의 재질부터 요철의 굴곡까지 그야말로 명품입니다.


이 물건 바로 뒤에 만들어본 것이 하세가와에서 출시한 하록 선장의 '아르카디아호 1번함'이었는데, 같은 일본 기업인데도 차이가 심하게 나네요. 마치 진품 레고와 중국산 짝퉁을 비교하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왜들 그렇게 반다이, 반다이 하는지 실감이 됩니다. 다른 회사들 안 망하는 게 더 희한한걸요.



프라모델임에도 많은 기믹이 있습니다.

콕핏(조종석) 앞은 투명한 클리어 파트와 구멍이 숭숭 뚫린 채 창틀만 있는 일반 파트 중 택할 수 있구요.

랜딩 기어와 탑승구 파트를 빼고 커버를 씌워놓는 비행 모드 및 이것들을 끼워놓는 착륙 모드 사이에서 선택도 가능합니다.

저는 이륙 직후라는 설정으로 착륙 모드임에도 베이스 위에 꽂아놓긴 했습니다. 아, 베이스에 꽂아놓는 각도도 여러 가지로 조절할 수 있구요.

별도로 판매한다는, 그런데 파는 곳을 본 적이 없는 전용 LED 램프를 추가하면 후방, 콕핏, 탑승구 등에 불이 들어오게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한 내부구조와 부품도 다 구비되어 있어요.

다만 LED 램프 가격이 프라모델보다 더 비싸고 그나마 팔지도 않으니 깨끗이 단념합니다. 임시대체품을 쓰거나 아예 시공을 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위아래의 사진들처럼 아~주 작은 피겨들도 제공됩니다. 한 솔로, 츄바카, 레이, 핀, 그리고 BB-8입니다.

인물 4명은 조종석에 앉힐 수 있는 자세와 주변에 세워둘 수 있는 자세가 함께 들어있고, BB-8은 하나만입니다.

저도 대충 도색을 해봤습니다만 접사 촬영 후 확대해서 보니 꼴이 말이 아니네요.

1cm도 안되는 녀석들을 완벽하게 도색해내는 프로 모델러들에게 존경심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급할 일도 없고, 프라모델에 손대면서 서두른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 같아 쉬엄쉬엄 진행하다 보니 한 달 반이 넘게 걸려서야 완성을 보았습니다.

아무리 극세사 수준으로 디테일을 살려놓았다고 해도 원래는 연회색 덩어리일 뿐이에요. 먹선, 데칼, 약간의 도색, 그리고 웨더링까지가 필수인 모델입니다.

유튜브에서 유용한 제작정보를 여럿 접하고 프라모델 사이트들도 열심히 참고하면서 간신히 마쳤습니다. 특히 먹선과 데칼의 지옥훈련을 체험하시려면 필수 코스로 추천할 만하더군요.^^


2015년 10월에 나왔지만 재고 걱정은 않으셔도 됩니다. 프라모델이라는 게 레고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서 쉽게 품절되지 않지요.

더구나 반다이라는 대단한 회사는 심지어 1980년에 내놓았던 건담 빈티지 모델마저 여전히 찍어내고 있을 정도니까요.

스타워즈 시리즈 또한 앞으로 몇년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을 겁니다. 금형 제작비용이 엄청나서 이게 정상이라더군요.



마트에서 처음 물건을 발견했던 작년 초겨울이 생각나는군요. 

아이 때문에 간간이 들르곤 했던 장난감 매장의 한켠에서 웅자를 빛내고 있던 천년매호...

딱 봐도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물건이었지만 어떠한 고난과 시련도 감내하리라는 다짐을 불러일으킬 뿐이었죠.

그만큼 어머니 손 잡고 극장 최초 개봉 당시(1978년)부터 보아온 스타워즈는 제 정서의 기저에 각인되어 있나봅니다. 평생 껴안고 살아야 될 모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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