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 모델

레벨(Revell) 스타워즈 - 임페리얼 셔틀 1:121

apparat 2016. 10. 31. 18:02

  • 품명: Imperial Shuttle 1:121 - Star Wars 'SnapTite' Series

  • 회사: 레벨 Revell (독)

  • 품번: 85-1879 (06657의 rebox) [Scalemates DB]

  • 재원: 길이 18.7cm, 날개를 폈을 때의 폭 약 39cm | 33개 부품 | 기본도색 완료

  • 출시: 2014년 (06657은 2006년)

  • 평점: 7 /10


레벨의 리퍼블릭 건쉽 제품을 소개 드리면서 내놓았던 의견, 여전히 유효합니다. 레벨 스타워즈는 반다이에 한참 못미치는 비추 제품이 맞습니다.

근데 또 샀어요-_-. 이유는 단 하나, 반다이는 물론 어느 다른 회사에서도 이 모델을 팔고 있지 않으니까요.


국내에는 재고가 없고 책정가도 좀 높은데 미국 아마존엔 재고가 좀 남아있더군요. 배송비 1만원 이상을 지불해도 국내책정가보다 싼 싸길래 얼른 주문했습니다. 제품 가격만은 25000원 정도 해요. 일단 생긴 건 이렇습니다.




뭐... 그냥, 임셔틀입니다. 뒷면 '배기구' 처리 보세요. 아동용 완구였던 걸까요?


불과 33개의 부품으로 되어있으며, 접착제 필요 없이 끼워맞추기만 하면 되고(여기저기 벌어짐이 있어 결국 접착제를 쓰게 만들지만), 사전도색까지 다 해놓았어요(대신 딱 기본만 돼있는 정도라 먹선 작업은 필수).

리퍼블릭 건쉽과는 비교도 안되게 간단해서, 조립이나 도색을 했다기보다는 거진반 완성품에다 먹선만 넣은 것에 가까운 정도. 조립시간만으로는 채 30분이나 걸릴까요? 엉터리 기본도색을 덧칠하거나 갈아내야 하는 수고나마 없다는 것이 위안거리가 될런지요.


베이스 색깔은 주광에서 볼 경우 옅은 회색입니다. 새하얘야 되지 않을까 싶어 락커를 뿌리려다 영화 다시 보고 단념했습니다. 원래가 옅은 회색이더군요.

그리고 저 스탠드는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스탠드를 끼울 수 있는 구멍도 없습니다. 그런데 날개를 펼쳐서 세워놓으려면 스탠드는 필수입니다;;.

아카데미에서 내놓은 범용 '에어로 디스플레이 스탠드' 제품(약 4000원)을 따로 사고, 기체 밑에 드릴과 칼로 구멍을 만들어서 세워놓아야 했습니다. 이 스탠드 제품은 꽤 잘 나왔군요. 추천합니다.



'멀쩡한' 레고 임셔틀이 있는데도, 더구나 평판 좋은 75094 타이디리엄이 10만원 밑으로 세일까지 했는데도 애써 외면하고 좋지도 않은 레벨 제품을 가져온 이유는 간단명료합니다. 스터드 범벅이 싫어서.

특히 위 사진처럼 옆날개를 접었을 때 불가피하게 드러나는 밑판의 자태는 뭔 테크닉 중장비인가 싶은 느낌마저 들더군요.

밀팔같으면 그게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겠지만 얘만큼은 아닌 듯했습니다. 백조 몸에 웬 잡새 무늬...

아, UCS 10212는 그렇지 않습니다. 레곤가 싶을 정도로 깔끔한 외관을 자랑합니다. 대신 원래도 비쌌고 지금은 훨씬 더 비싸졌고, 너무 커서 놔둘 데도 없고, 여차하면 우수수 사태에 직면한다는 슬픈 뒷얘기가.


원본이 워낙 단순함의 미학을 뽐내는 분이시고 프라모델의 특성과 부합이 잘 되는지라 엉성한 제품임에도 완성 후의 외관만큼은 그럴싸해보입니다. 원판불변의 법칙이에요.

당연히 날개를 접고 펼 수 있고, 날개 안쪽의 레이저포도 저렇게 접고 펼 수 있습니다.(영화 그대로입니다.) 그밖에 랜딩 기어가 펼쳐진 모습과 닫힌 모습을 부품 교체를 통해 재현할 수 있구요.



하나 더 남은 기믹이 이렇게 앞머리가 열리는 겁니다. 원래는 머리 밑부분에서 승강구가 내려와야 하지만 구현이 어렵다보니 이걸로 어떻게 대리만족을...

도색완료된 고무 피겨 둘이 타고 있어 봐줄 만합니다. 스토미가 조종석에 앉아있는 광경은 보다보다 처음이긴 합니다만.


참고로 이 모델은 임페리얼 셔틀 '람다 클래스'입니다. 보다 엄격하게는 '람다 클래스 T-4a 셔틀'이에요. [에피소드 6]에서 거의 주연급으로 등장하죠.

레고 75094에 붙은 '타이디리엄'이라는 단어는 '밀레니엄 팔콘'처럼 이 기종 중 특정한 한 대(한 솔로 일행이 엔도 행성 잠입용으로 썼던)의 별칭입니다. 그래서 미피 구성도 그랬던 거죠. 반면 영화 앞부분에서 다스 베이더가 탄 것은 ST321이라고 불립니다.


이보다 몸집이 한결 큰 유사품으로 '임페리얼 랜딩 크래프트(센티널 클래스 셔틀)'라는 게 따로 있습니다. [반란군] 애니에 자주 등장하는데, 실은 [에피소드 4]에 슬쩍 집어넣으려고 했다가 삭제당했던 모양입니다.

사후 편집판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극장 상영 당시엔 없던 드로이드 탈출 포드 수색장면에서입니다. 따지고 보면 역사가 오래된 기종들인 것이죠. 그 밖에도 갖가지 클래스의 임페리얼 셔틀이 있다고는 하나 영화판으로는 이게 다입니다.



그리고 문제의 사열 장면이 엉뚱하게 레고 사의 매출을 쏠쏠히 늘려주었죠. [에피소드 7]같은 거대규모는 아니지만 이 정도라면 해볼 만하다는 몹쓸 생각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이 배경으로 다스 베이더가 등장하는 장면이 한 번, 펠퍼틴 황제가 등장하는 장면이 한 번씩 [에피소드 6]에 나옵니다.


원래 누가 몇 명인지는 접어두고 레고 75034, 75078, 75134 등 여기저기 배틀팩의 병력들을 차출해옵니다. 그러고도 모자란 쇼크 트루퍼 하나는 결국 거금 7700원을 주고 따로 사야 했구요. 또 매출 신장.

정작 주인공은 어디 가셨냐구요? 조선왕조 의궤에 임금 그려넣는 것 보셨습니까.^^ 아직 못 구했어요. 너무 비싸요.


이런 프라모델 기체와 레고 미니피겨 간의 콜라보,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극사실적 재현성을 추구하는 프라모델 기체와 절대 사실적이지 않은(캐리커처같은) 레고 미피와의 조합이 묘한 시너지 효과를 내더군요. 프라모델의 극사실성을 미피가 희화화시키면서 보기 편하게 만들어주는 듯합니다.



레고고 프라모델이고 내손으로 만드는 재미가 첫째라고 믿고 있지만, 전시효과를 우선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죠. 이번이 그런 경우 같네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그 많은 기체 중 탑 10에, 어쩌면 탑 5에도 들어갈 만한, 그리고 싸움판 한가운데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기로는 수위를 다투는 기체이다보니 과정보다 결과를, 내실보다 외모를 따지게 되더군요.

이렇게 모아서 세워두니 그럴싸해보입니다. 비록 반다이에서 다시 내놓는다면 냉큼 교체해버리겠지만, 아직은 감감무소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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