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브릭/MOCs

[MOC] 복엽기 Biplane - 31052 홀리데이 캠핑밴 얼터너트 모델

apparat 2017. 9. 16. 02:05


제품 리뷰를 통해 다룬 바 있지만 31052는 크리에이터 테마 중에서도 유독 잘 나온 물건입니다. 792개의 다종다양하면서도 그리 특이할 것 없는 부품을 이용해 캠핑카도 만들고 별장도 만들고 요트도 만들어내는 마술을 부리죠. 다양한 소재를 섭렵하는 제품이 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부터 작은 가지를 새로 이루어가고 있는 듯도 합니다. 2016년의 이 제품에 이어 2017년에는 31064 섬으로의 모험 여행(수상기, 오두막, 보트), 2018년에는 31079 서퍼 밴(밴, 스포츠카, 원두막)이 '베케이션 멀티빌드'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의 일관성을 띄며 뒤를 잇고 있습니다.


앞의 둘은 디자이너가 동일인물입니다. 마이크 사이키 Mike Psiaki, 최근의 대작으로는 10257 신 회전목마와 21309 새턴 V(공동작업)가 유명하죠. 하지만 10248 페라리와 10252 비틀로 이미 많은 호평을 얻어왔고 31026 자전거샵과 카페 B모델, 31032 레드 드래곤, 31034 비행 로봇, 31058 힘센 공룡도 멀티빌드/얼터너트 쪽에서는 하나같이 뜨듯한 물건들입니다. 이 분의 전체 작업목록은 본인이 관리하는 것으로 보이는 브릭셋 리스트를 참고하시구요.


다 좋은데 아쉬운 거 하나가 얼터너트 모델의 부재였어요. 분명 별의별 것을 다 만들어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부품을 적절하게 모아놨는데 이상하리만치 얼터너트 모델이 등장하지 않더라는 거죠. 부품 수가 살짝 부담스러워서인지... 그러다 불과 한 달 전, 2017년 8월에야 레고 얼터너트 계의 유명인사인 Tomik이 드디어 리브리커블을 통해 1호작을 선보입니다. Holiday Plane이라는 이름의, 그답게 깔끔하고 안정적으로 디자인된 쌍발기였어요. 많은 영감과 에너지를 받았습니다.




안 그래도 복엽기(쌍엽기)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더랬어요. 제가 아는 기차는 오로지 증기기관차, 배는 범선, 자동차는 클래식 카, 그리고 비행기는 복엽기 뿐이랍니다.^^(물론 삼엽기도 포함되지요.) 비록 열이면 아홉이 똑같이 생긴 요즘 승용차 몰고 열이 다 똑같이 생긴 초고속열차와 제트여객기를 이용할지언정 취미생활만은 빈티지하게 놀고 싶은 것이죠.


몇 달 전에 아이 선물로 들어온 시티 60103 안의 복엽기가 또 손꼽아줄 만큼 괜찮은 것이었어요. 정작 구조는 대단할 게 없으니 직접 하나 만들어볼 수도 있겠다 생각하던 참에 토믹이 불을 질러준 것이죠. 그 결과 31052 제품 두 번째의 얼터너트[각주:1] 겸 아파라트의 두 번째 얼터너트가 선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필요가 창작의 어머니였어요.(저의 첫 얼터너트는 60110 소방서 제품으로 만든 빨간 기차역이었습니다. 기존 제품/MOC의 개조 사례는 빼구요.)



디자인하면서 특정 기체를 모델로 삼지는 않았습니다. 복엽기라는 게 거의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그럴 필요도 없고 얼터너트 모델이므로 색상을 마음대로 할 수도 없죠. 다만 열심히 구글링해가며 꼭 들어가야 할 부분과 살려야 할 비율을 놓치지 않는 데만 신경을 썼습니다.


이를테면 윗날개가 아랫날개보다 약간 앞으로 나와있다든지(실제 복엽기들은 반드시 이렇게 생겼습니다), 지상에 서있을 때 유난히 고개를 치켜들고 있다든지, 두 날개를 이어주는 부품들의 구조와 방향 같은 것들이죠. 다만 뒷바퀴만큼은 원래 하나만 달려있거나 아예 갈고리같은 것으로 대체되는 것이 기본인데 구성 부품과 견고성 등을 고려해 작은 바퀴 두 개로 대신했습니다.




미피 스케일을 선호하는지라 미피를 태우는 데 문제가 없게끔 하는 데도 신경을 썼습니다. 대개의 복엽기들이 그렇듯 두 자리가 준비되어있구요. 다만 편안한 탑승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무 부품도 건드리지 않고 태우거나 내리기가 좀 어려우실 거예요. 그나마 윗날개 일부를 뜯어내고 다시 붙이는 데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이 정도로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자동차나 건물 지붕처럼 탈착이 쉬웠으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죠.


레저용, 곡예용 등의 용도로 복엽기는 아직도 현역에서 많이(?) 날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경비행기 조종만 해도 크나큰 희망사항인 국내 실정에 복엽기까지 바라보기엔 무리가 많겠지만 꿈으로는 계속 간직해두고 싶네요. 아니면 그냥 뒷자리에 타보기만이라도;; 외국 어딘가 찾아가면 그 정도까진 가능하겠죠?



늘 그렇듯 설명서는 맨 위에 링크해놓은 리브리커블 페이지에서 PDF 파일로 무료 다운받으실 수 있고, 비상업적 용도의 개인 이용만 가능한 것은 물론입니다. 아무쪼록 더 멋지고 다양한 31052 얼터너트 모델을 계속해서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서너 가지만 만들어보고 말기엔 너무 아까운 부품 구성이에요.(색깔이 좀 아웃도어스럽긴 합니다만.)


  1. 리브리커블 기준이긴 하지만 플러스L, 브릭세이프, MOC 페이지스와 플리커, 인스타그램까지 뒤져본 결과로도 찾아낸 것이 없네요. 저의 검색력 부족이라면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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