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 모델

건담 빌드 시리즈 전편 감상기 inc. 아홉 살의 건프라 (2) 엘도라 브루트, 세헤라자드

apparat 2021. 3. 30. 08:06
게시물의 뒷부분은 초딩 저학년 아들노미가 직접 만든 건프라 연작의 하나로, 7~8세때 것 8종과 9세때 것 3종을 다섯 번에 나누어 올립니다.

    (1) HG 밴시, 페니체 리나시타, 사자비

    (2) SD 스타 위닝 건담, 데스사이즈 헬
    (3) SD 삼국창걸전 여포 시난주, 장료 사자비, 하후연 톨기스
    (4) HG 페넥스 골드 코팅
    (5) HG 엘도라 브루트, 세라비 건담 세헤라자드 (with 건빌 시리즈 전편 감상기)

 

 

△ (위 왼쪽부터) 빌파, 빌파트, 빌다, 빌다리

 

제목

분량

연도

감독

내용

주인공

주역 기체

건담 빌드 파이터즈

TV 연재 25화

2013

나가사키 켄지

최초의 건프라 배틀 TVA[각주:1]

이오리 세이, 레이지

빌드 스트라이크 건담

건담 빌드 파이터즈 트라이

TV 연재 25화

2014

와타다 신야

전작의 7년 후

카미키 세카이, 호시노 후미나, 코우사카 유우마

빌드/트라이/카미키 버닝 건담

건담 빌드 파이터즈 트라이 아일랜드 워즈

OVA 1화

2016

와타다 신야

빌파트의 후일담

(상동)

(상동)

건담 빌드 파이터즈 GM의 역습

OVA 1화

2017

나가사키 켄지

빌파와 빌파트 사이의 외전

이오리 세이

스타 버닝 건담

건담 빌드 파이터즈 배틀로그

OVA 5화

2017

오오바리 마사미

빌파/빌파트의 외전 옴니버스

(다양)

(다양)

건담 빌드 다이버즈

TV 연재 25화

2018

와타다 신야

후속작

미카미 리쿠, 사라

건담 더블오 다이버/스카이

건담 빌드 다이버즈 리라이즈

TV 연재 26화

2019

와타다 신야

전작의 2년 후

쿠가 히로토, 메이, 카자미, 파르비즈

코어 건담/코어 건담 II

건담 빌드 다이버즈 배틀로그

OVA 1화

2020

오오바리 마사미

전작의 후일담

(상동)

(다양)

 

 

세 줄 소개

우주세기도 헤이세이도 아닌 또 하나의 건담 시리즈, 이른바 건프라 배틀물

터닝 메카드베이블레이드를 적당히 섞어놓은 듯한 '건프라로 AR/VR 시합하기'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무료로 (그것도 한국어를 비롯한 다양한 더빙과 자막으로) 시청 가능

 

세 줄 약평

(건담을 보아온) 아빠와 (이제 막 건담에 입문하는) 아이가 함께 보기에는 단연 최고

SD 시리즈와는 비교도 안되게 본격적이고 그럴싸한 어린이용 건담물

내 아이를 건담계로 인도하기 위한 장대한 프로젝트의 첫걸음

 

 

△ [빌파]의 등장 기체인 건담 페니체 리나시타 (HGBF 17). 윙건담의 커스터마이징답게 MS 모드와 비행 모드 간 전환이 최대의 특징.

 

 

애니에 대해

 

자세한 정보야 (그러라고 있는) 나무위키를 비롯해 넘쳐나니까 덧대지 않을게요. 제 경우엔요: 마트에도 건프라가 넘쳐나는 세상, 고작 일곱 살짜리가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 하나로 밴시를 들고왔지 뭡니까. 이후 급속히 건프라의 세계로 순항해가는 아이, 당연히 원작에도 관심을 보입니다.

 

하지만 건담 시리즈(우주세기 기준)가 어디 저학년이 쳐다나 볼 작품이던가요. 제가 보기엔 고학년도 쉽지 않습니다. 그 좋은 대안으로 발견한 게 바로 이것, 마침 리라이즈가 한창 방영되던 무렵이었습니다. 고맙게도 시리즈 첫 편부터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고이 올라와있는 것을 확인 후 아이와 함께 TV 앞에 앉기 시작했던 거죠.(그땐 더빙판이 아직이었던 덕분에 아이의 자막 읽기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한 마디로 초딩용 건담으로 강추합니다. 특히 아빠와 함께 보기 좋더군요. 전작들에 대한 넘쳐흐르는 오마주/패러디에 우선 즐겁고, 탄탄한 만듦새가 또 즐겁고, '정정당당한 대결을 통한 성장'이라는 소년 배틀물의 미덕에 다시 즐거워합니다. 아빠 입장에서요.

 

△ [빌파트]의 등장 기체인 스타 위닝 건담 (SDBF 30). SD의 장점을 십분 살린 아기자기한 변형 기믹 탑재. 왼쪽 위아래가 SD 모드와 HG 모드, 오른쪽은 위부터 코어 파이터, 코어 부스터, 메가 코어 부스터.

 

어떻게 보면 발상의 전환이 놀라워요. 그 진지하고 묵직한 분위기였던 건담의 전통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아니 의도적으로 그런 전통을 조각조각 해체해서 소년물의 소재로 재활용한 (동시에 뛰어난 제품 홍보물을 양산해낸) 제작진의 역량에 경의를. 어쩐지 마트 장난감 코너에 놓인 건프라들이 낯설더라. 태반이 이 시리즈의 기체더군요.

 

물론 퀄이 받쳐주니까 가능한 얘깁니다. 특히 최고로 평가 받는 1편 [빌파]는 곱씹어보면 별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인데 한 회 한 회가 짭짜름하거든요. 그만큼 스토리, 캐릭터, 연출, 작화 등 모든 면에서 모범적으로 잘 만들었다는 얘기겠죠.

 

개인적으로 매겨본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빌파 > 빌다 = 빌다리 > 빌파트

 

2편은 1편의 변주 이상은 아니었다는 생각. 그래도 이어보기에 문제 없을 정도의 평작은 됐던 듯하구요. 3편은 확 바꾼 설정이 흥미로와서 세간의 평보다 점수를 좀 더 줬습니다. 보통은 빌파 > 빌다리 > 빌다 > 빌파트. 끝으로 4편은 우주세기로의 도약을 위한 예행연습이라도 되는 듯 (졸업반?) 제법 묵직한 주제와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1편과 좋은 대비를 이루더군요.

 

외전/후일담들도 생략하기엔 아쉽습니다. 대체로 '부록'을 넘는 수준까진 아니어서 쉬어갈 겸 가볍게 보면 되지만 [빌파 배틀로그] 3편 '후미나와 걍코의 모험'만큼은 놓치지 마시길. 베앗가이의 눈부신 활약에 넋을 잃으시게 되시겠습니다.(옴니버스라 3편만 똑 떼어 봐도 됩니다.)

 

* 2021년 3월말부터 후속작으로 무려 실사판인 [건담 빌드 리얼]이 공개된다고 해서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G-세이비어]의 평판도 자자하거니와 짧은 예고편의 고딩 주인공들 얼굴이 그동안 익숙해진 애니 속 모습과는 영...;; [기억, 하리]만큼만 나와주길 바래야 할까요.

 

 

건프라에 대해

 

공교롭게도 아들노미는 시즌당 하나씩의 건프라를, 그것도 꼭 조역 기체로 골라 만들어 왔습니다.[각주:2] 그 중 1편에 나오는 페니체 리나시타와 2편의 스타 위닝 건담은 이미 별도의 게시물이 있구요. 3편에 등장하는 세라비 건담 세헤라자드와 4편의 엘도라 브루트를 아홉 살 되던 작년에 들여놓게 됩니다.(실은 더 있어요. 몽키 D. 루피, 프랑키 장군, 셀, 그리고 무려 시난주 티타늄 피니쉬... 물론 HG죠.)

 

 

(1) 세라비 건담 세헤라자드 Seravee Gundam Scheherazade

  • 회사: 반다이 Bandai (일)
  • 품번: HGBD 06 [Scalemates | 달롱넷]
  • 스케일: 1/144
  • 출시: 2018.5
  • 등장: 건담 빌드 다이버즈 (2018)

 

△ [빌다]의 등장 기체인 세라비 건담 세헤라자드 (HGBD 06). 왼쪽부터 이플리트 모드, 소체와 프톨레마이오스 암즈, 진(JIN) 모드.

 

주인공 팀을 서포트하는 포지션에 있는 기체. 무려 중동 왕족님께서 직접 만들고 조종하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저렇게 지어졌고[각주:3] 외모도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올 듯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더블오]의 세라비 건담을 베이스로 커스터마이징한 것이구요.

 

소체와 별개로 기동한다는 설정의 캐논포가 함께 하며 이걸 분해해서 등에 주렁주렁 달면 진(JIN) 모드, 팔과 다리에 연결하면 롱다리인 이플리트 모드로 바뀌는 3단 변신 기믹이 특징적입니다. 그 이름들도 참 정성스럽게 붙여놓은 게 프톨레마이오스며 진(지니), 이플리트란 게 모두 중동/소아시아계의 명칭이기 때문이죠.

 

조립 난이도는 평범한 HG 수준이며 먹선 정도는 넣어주는 게 낫습니다.(아이에게 건담 마커를 마련해줬더니 혼자서도 제법 해내더군요.) 관절은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구요. 변신 난이도의 경우 설명서를 보면서 그닥 어렵지 않게 마치고 나면 다음엔 안 보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작 해보면 그렇지 않은 정도. (엘도라 브루트만큼은 아니지만) 이색적인 모양과 색감, 변신 기믹과 양호한 관절 등 전반적으로 괜찮은 물건이었습니다.

 

 

(2) 엘도라 브루트 Eldora Brute

  • 회사: 반다이 Bandai (일)
  • 품번: HGBDR 11 [Scalemates | 달롱넷]
  • 스케일: 1/144
  • 출시: 2019.12
  • 등장: 건담 빌드 다이버즈 리라이즈 (2019)

 

△ [빌다리]의 등장 기체인 엘도라 브루트 (HGBDR 11)

 

[빌다리]에서 자쿠 포지션을 맡고 있는 엘도라 시리즈 중 유일하게 일반판 건프라 발매가 이루어진 기체. 특이하게도 4족 보행형인데 이 괴수같은 외모가 아이들에게 먹힐 거라는 제조사의 예측이 적어도 제 아이에겐 맞아떨어졌던 모양입니다. 베이스는 [G건담]의 데스 비스트.

 

4족이라는 사실 외에 특기사항은 없습니다. 기믹이 아무 것도 없어요. 그저 여기저기 관절을 조금씩 움직일 수 있을 뿐. 특히 고관절 가동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다양한 포즈 구현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건프라에서 매우 드문 4족형이라는 희소성 하나로 꿋꿋이 버티는 녀석.

 

조립 난이도 또한 평범한 수준이며 별달리 도색이나 먹선이 들어갈 부분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안정적일 네 다리는 관절까지 튼튼해 믿음지익하구요. 오히려 팔 관절들이 상대적으로 부실해서 커다란 창을 휘두르기가 약간 버겁더군요. 여하튼 괴수형 건프라를 찾으신다면 다나진, 가프랑, 모빌 바쿠 등과 함께 실로 몇 안되는 선택지입니다.

  1. 이보다 먼저 나온 코믹스와 짧은 OVA가 있긴 합니다. [본문으로]
  2. 저는 퍼건과 자쿠 딱 두 개 만들어보고 건프라는 중퇴했어요. 역시 인체형은 제 취향이 아니더군요. [본문으로]
  3. 중동식 이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헤라자'가 더 적절할 테고 달롱넷에서도 그렇게 표기하고 있지만 반다이몰부터가 '세헤라자'로 표기하고 있어 할 수 없이 따라갑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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