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 모델

여덟 살의 건프라 (3) SD 삼국창걸전 여포 시난주, 장료 사자비, 하후연 톨기스

apparat 2019. 11. 19. 09:19
초딩 저학년 아들노미가 직접 만든 건프라 연작의 하나로, 7~8세때 것 8종과 9세때 것 3종을 다섯 번에 나누어 올립니다.

    (1) HG 밴시, 페니체 리나시타, 사자비

    (2) SD 스타 위닝 건담, 데스사이즈 헬
    (3) SD 삼국창걸전 여포 시난주, 장료 사자비, 하후연 톨기스
    (4) HG 페넥스 골드 코팅
    (5) HG 엘도라 브루트, 세라비 건담 세헤라자드 (with 건빌 시리즈 전편 감상기)

 

 

 

시간이 걸릴지언정 아이는 결국 부모의 믿음과 기다림 속에 제자리를 찾는 법. 초1 아들노미는 시행착오 끝에 자기 레벨에 꼭 맞는 SD, 그것도 'SD 건담 삼국지'라는 완전 맞춤 에디션의 세계로 안착하게 됩니다. 프리덤 건담은 빙봉과 함께...

 

그런데 잠깐, SD 건담 삼국전(BB전사 삼국전)이라면 그나마 좀 익숙한데 [SD 건담 월드 삼국창걸전]은 또 뭐래요? SD와 삼국지의 만남이라는 것만 빼고는 아예 다른 프로젝트라더군요. 그냥 최신 버전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019년부터 TV 애니메이션 연재를 시작했고 유튜브 등에서 한국어 자막판을 무료로 볼 수도 있어요. 물론 그에 맞춰 제품들도 착착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귀여운 SD 장수들이 9년이라는 휴지기를 갖다보니 부쩍 늠름해졌더군요. 전작에 비해

  • 머리는 작아지고 다리는 길어진 프로포션 (무릎이 구부려집니다!)
  • 상당한 수준의 색분할과 클리어 파츠 적극 활용에 따른 화려한 외관
  • 중국 공장 생산에 의한 저렴한 가격과 변함 없이 우수한 품질 (일반 키트 기준 6000~7000원대)

등의 차별성을 갖게 된 거죠. 

 

초딩을 위한 건프라 최우선순위는 바로 이놈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귀엽고도 요란한 외형, 싸움 엄~청 잘하는 장군 로봇이라는 눈높이 설정, 공구도 접착제도 필요 없는 안전성[각주:1], 무겁고 음울한 우주세기를 대신할 품격의 삼국지 콘텐츠, 부담 없는 가격과 마트에도 흔한 접근성까지 부모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반가운 물건이더군요.(제조사의 권장연령은 다른 SD들처럼 만8세 이상입니다.)

 

올해 3월 출시를 시작해 벌써 30여 가지가 쏟아져나온 삼국창걸전 시리즈를 아들노미는 요즘 한 달에 하나꼴로 만들어대고 있습니다. 9월에 시작해 어느덧 3개째, 모아서 한 번에 소개합니다. 조립에서 스티커까지 알아서 다 하고 저는 부분도색과 먹선만 떠맡았어요. 아무리 색분할이 좋다지만 칠해놓으니 다르더군요.^^

 

 

(6) 여포 시난주와 적토마 

Lyu Bu Sinanju & Chituma[각주:2]

  • 회사: 반다이 Bandai (일)
  • 품번: SD 삼국창걸전 08 [달롱넷]
  • 출시: 2019.5
  • 등장: SD 건담 월드 삼국창걸전 (2019)

 

 

아이가 처음 꽂힌 모델은 '최강 여포', 그것도 적토마라는 이름의 바이크를 탄 강려크한 면모의 욘석이었습니다. 어른이 봐도 무시무시해요. 저렇게 생긴 놈이 오토바이 타고 우우웅 달려오면...

 

바이크가 딸린 탓에 가격도 일반 키트의 두 배 가까이 나가지만 포스 하나는 시리즈의 어떤 제품에도 뒤지지 않을 듯합니다. 그만큼 여포라는 캐릭터를 잘 담아냈다고 봐야겠죠. 무장도 엄청, 색도 강렬. 게다가 가네타 바이크를 빼닮은 적토마까지. 

 

 

대신 가동성은 최악입니다. 고관절, 무릎, 발목 모두 움직일 수 있는 구조지만 실제론 갑옷때문에 3PO 수준에 불과합니다. 다행히 나머지 부분들은 조금이나마 움직이는 편이라서 아래 정도의 포징은 가능합니다.

 

 

 

총 4개의 보라색 클리어파츠 무기들을 이렇게 저렇게 조합할 수 있습니다. 방천화극(대화극+방천전부)은 기본, 장창(자염두미)도 쌍검(자염도 x2)도 되고 활(방천자염궁)로 재구성도 가능하고 등등. 다만 대화극 파트를 아드님께서 일찌감치 해먹으신지라 위 사진의 활 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말년의 여포 신세려니.

 

같은 달에 나온 그의 짝 초선 크샤트리아(...)와 부분합체가 가능한 것도 특징입니다. 기본적으로 초선의 파츠들을 여포에게 제공하는 형태인데요. 실로 초사이어인 갓을 능가하는 불길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옆에 없는 초선보단 눈 앞의 적토마. 별로 번거롭지 않은 조정을 통해 안정적으로 탑승시킬 수 있습니다. 바이크 자체는 탑승 편의를 위한 몇몇 가동부 외엔 거의 고정형에 색분할도 전무하군요. 바퀴도 붙박이예요. 그러나 둘의 결합을 통한 포스 시너지만큼은 명불허전. 다른 모델들도 태울 수 있지만 역시 이 포스는 안 나와요.[각주:3]

 

 

(7) 장료 사자비 

Zhang Liao Sazabi

  • 회사: 반다이 Bandai (일)
  • 품번: SD 삼국창걸전 21 [달롱넷]
  • 출시: 2019.10
  • 등장: SD 건담 월드 삼국창걸전 (2019)

 

 

여포라는 이름자의 무게에 눌려 제대로 언급도 못하고 넘어갔는데, 시난주였습니다. 정작 사자비는 조조의 측근인 장료가 꿰찼네요. 우주세기에서야 어떻든 간에 이 세계에서는 시난주가 훨씬 화려하고 복잡합니다. 이쪽은 오히려 릭 돔 샤아 전용기 정도의 느낌.

 

소개하는 셋 중 도색 전후의 차이가 가장 큰 경우이기도 했습니다. 어린이 고객들의 수준을 고려하다보니 파츠 분할은 물론 스티커도 가급적 자제한 것 같더군요. 결국 작례를 따라가려면 부분도색이 아쉬워집니다(특히 뒷모습). 반면 여포 시난주는 도색 필요성이 가장 적었습니다. 대신 적토마가 밋밋해서 탈이지만.

 

 

 

무장은 쌍도끼(기략쌍월)로 간단명료하고 백팩도 최소화되었군요. 백팩이라기보단 무기를 여러 방법으로 장착할 수 있는 도끼집에 가까워보여요. 대신 가동성은 여포 시난주보다 한결 낫네요. 전체적으로 더 가볍고 날렵해보입니다. 원판과는 정반대.

 

여기도 부분합체 기능이 있습니다. 이 모델의 백팩을 장합 알트론 건담의 드래곤행과 합쳐 주군인 조조 윙건담에게 줄 수 있는 것이죠. 설정들이 참 원작에 충실해요.^^ 비록 애니에선 각각 동탁과 조조의 편에 서 대립하지만 원판이 같은 계보인 만큼 함께 세워놓으면 형제인양 잘 어울립니다.

 

 

(8) 하후연 톨기스 

Xiahou Yuan Tallgeese

  • 회사: 반다이 Bandai (일)
  • 품번: SD 삼국창걸전 17 [달롱넷]
  • 출시: 2019.8
  • 등장: SD 건담 월드 삼국창걸전 (2019)

 

 

HG 사자비, 여포 시난주, 장료 사자비로 이어지는 붉은 성단에 자기도 식상해졌는지 아이가 고른 세 번째 키트는 백색의 톨기스입니다. 형인 하후돈이 톨기스 III, 동생이 톨기스 I을 맡아 조조 윙건담을 열심히 보좌하고 있어요.

 

도색을 추가할 부분이 많지는 않고 티도 별로 안 나는 편이지만 대신 흰색 베이스인 만큼 먹선은 필수입니다. 도색/먹선 전의 상태는 위의 품번 정보 옆에 링크된 달롱넷을 참고하시면 되겠구요.

 

 

중세 기사풍이라는 원판의 설정을 잘 이어받은 외관입니다. 방패는 '반상벽', 도버 건은 '도패포 처'라는 중화풍 명칭을 부여받았더군요. 도버 건은 어깨 혹은 팔뚝 아래에 장착할 수 있고, 형의 '도패포 호'를 빌려와 트윈 건 액션을 구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무장이 슬림하다보니 셋 중 가장 가동성이 좋습니다. 이제야 신형 프레임의 장점이 마음껏 발휘되는 기분. 백팩만 달아주면 훨훨 날아다닐 것만 같아요.(그런데 원판의 그 육중한 백팩은 어디다 팔아먹었나.)

 

무슨 스포츠 용품 모델같이 나온 위 사진은 또다른 부분합체의 맛봬기입니다. 원래는 형제의 도패포들을 스케이트 보드처럼 변형시켜 조조가 타라는 건데 편의상 자기 발에 신어봤어요. 이런 관계도별 부분합체 기능이 시리즈의 또다른 매력입니다. 반면 메모리 장착 기믹이란 건 별로 흥미롭지 않더군요. 그냥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여기 꽂았다 저기 꽂았다 하는 거.

 

 

 

 

마스크 벗은 얼굴들로 마무리합니다. "우리 되게 친해요~." 애니 설정상 이 마스크를 벗으면 착해진다나 뭐라나요. 확실히 지온 특유의 모노아이가 초롱초롱한 두 눈망울로 바뀌니 선량해진 느낌이긴 합니다. 

 

과연 귀여움과 화려함을 한몸에 컨버전스한 녀석들. 만들기를 좋아하는 저학년 아이와 함께 시간 보내기 좋은 아이템으로 추천을 아끼지 않고 싶네요. 이런 물건이 6000~7000원대라니, 레고 미니피겨가 얼마나 비싼 건지 절감이 됩니다-_-

 

참고로 저는 늘 하던 대로 애나멜 붓도색을 했지만 대다수 부위는 건담 마커나 네임펜을 써도 될 성 싶습니다.(도색을 염두에 둔 색분할로 보이진 않지만.) 그럴 경우 아이의 손에 직접 맡겨도 무방하니 함께 하기 더 좋겠죠. 어찌 보면 TV 애니가 자막판밖에 없는 게 가장 큰 아쉬움이에요. 같이 보면서 만들면 더 재밌을 텐데 말이죠.

 

  1. 시리즈의 모든 제품에 스몰게이트 기술이 적용되었으며 스냅타이트, 시스템 인젝션 등도 여전합니다. [본문으로]
  2. 특이하게도 이 시리즈의 모든 제품은 일본식이 아닌 중국식 한문 발음으로 알파벳 표기를 하고 있습니다. 삼국지니까 그런 것도 같고,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도 같구요. [본문으로]
  3. 현재까지 삼국창걸전 바이크는 3종이 나와있습니다. 이것, 조운 더블오 건담과 함께 나온 벽룡구, 그리고 단독으로 나온 (범용) 트리니티 바이크입니다. 셋의 구조는 거의 비슷하며 색깔과 장식만 다를 뿐이어서 시리즈의 어떤 메카와도 호환이 가능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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