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명: 옥스포드 Oxford JG3625 짱구네 집 (짱구 하우스)
- 테마: 짱구는 못말려!
- 부품: 2209 피스 | 미니피겨 4개 (짱구, 짱아, 아빠, 엄마) + 흰둥이
- 출시: 2020년 6월
- 정가: \150,000 | 실구입가 \109,000
- 평점: 10 / 10
명실공히 2020년 옥스포드 최고의 히트작. 어쩌면 창사 이래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제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출시 반 년이 지나도록 이어지고 있어요. 회사측에서도 이 정도까지일 줄 예상했을까요. 1
저희 집도 가까스로 동참했습니다. 저보다는 아홉 살 아들노미가 짱구의 열렬한 팬인데 뒤늦게 고백하기를 "처음 광고 봤을 때부터 갖고 싶었는데 구하기 어렵대서 포기하고 있었다"고... 그러다 어느날 들른 토이저러스 매장에 딱 하나가 있는 걸 발견 → 얼른 아빠에게 연락 → 거기 가격이 인터넷 최저가보다도 저렴한 걸 확인 → 크리스마스 선물을 앞당겨 사는 걸로 전격 합의.
저로서는 오랜만의 옥스포드였습니다. 에버랜드에서만 팔던 수륙양용차, 아이가 덜컥 사왔던 아이언 솔저, 제가 열심히 개조한 타지 마할, 후에 리뉴얼판까지 나온 전통혼례 등 제품 리뷰도 올렸고 아예 브랜드 자체에 대한 게시물도 있었죠. 그 후 몇 년, 꾸준한 발전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콜라보 시리즈, 한국 회사다운 토종 제품들, 때로는 레고 뒤를 따라가고 때로는 틈새를 노리는 다양한 제품군과 양호한 가성비로 착실한 성장을 해왔죠. 그리고 찾아온 대박.
사실 옥스포드에서도 라이센스물을 다양하게 내왔습니다(공홈의 해당 메뉴). 한국 애니야 기본. 뽀로로, 타요, 폴리, 구름빵, 또봇, 핑크퐁, 콩순이 등 다양하군요. 그리고 메이플 스토리도 보이고 도라에몽도 등장하다가 헬로 키티를 거쳐 짱구까지 온 거죠.
짱구는 못말려 테마로는 이번이 다섯 번째 제품입니다. (공홈 해당 페이지도 있지만) 얼마 안되니 한 번 나열해볼게요: 2
- JG3621 유치원 버스: [2017년 2월 출시] 190 피스. \38000(이하, 공홈 소비자가 기준). 짱구, 짱아, 흰둥이 포함.
- JG3622 범퍼카: [2017년 7월 출시] \15000. 범퍼카 2대 + 짱구.
- JG3623 유치원: [2018년 4월 출시] \56000. 폴딩형 건물. 짱구, 훈이, 맹구 포함.
- JG3624 놀이터: [2018년 6월 출시] \46000. 짱구, 철수, 유리 포함.
- JG3625 짱구네 집: [2020년 6월 출시] 2209 피스. \150000. 짱구, 짱아, 아빠, 엄마, 흰둥이 포함.
4년째 꾸준히 나오고 있었군요. 친구들 여러 제품에 나뉘어있는 것 좀 보세요.(빌룬트한테 못된 것만 배...) 그래도 유치원은 은근히 탐이 나고 원장선생님 미피는 따로라도 나왔으면 싶네요. 가능하다면 이슬이 누나도.
짱구는 못말려!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원제는 크레용 신짱, 만화책은 1990년부터 30년을 넘겨 연재중, TV 애니는 1992년부터, 한국에선 만화책 1995년, TV 애니 1999년부터 정식 소개. 엄연히 12세 이상(그 밑은 보호자와 함께) 딱지가 붙어있음에도 모르는 아이가 없을 정도인 요즘 명랑만화의 대명사죠. 70년대의 꺼벙이, 80년대의 둘리 정도에 해당하는 위상이랄까요. 혹은 미국에 심슨네가 있다면 일본엔 짱구네가 있다고 해도 좋을 듯. 일본에서도 대략 도라에몽의 바통을 넘겨받지 않았나 싶습니다.(대신 한국엔 펭귄이, 그것도 두 마리나.) 3
수많은 관련제품이 나와있지만 브릭 쪽으론 옥스포드 외에 본 적이 없습니다. 레고야 미국 외의 콘텐츠는 철저히 무시하는 회사니까 그런가보다 하고(슈퍼 마리오는 '새로운' 예외) 원피스, 포켓몬스터 등 일본 콘텐츠를 즐겨 다뤄온 메가(블럭)에서도 소식이 없었어요. 전세계적으로 짱구 브릭 = 옥스포드인 상태입니다. 브릭 한류 오나요.
본격적인 제품 리뷰는 이제서야. 설명서와 미피 얘기는 이미 했고 부품으로 넘어갑니다. 건물이라는 특성상 거의가 레고에서 자주 봐온 흔한 부품들이라 결합력, 색상 등은 양호합니다. 가격대부품수 기준으로 레고의 반값 남짓이라는 팩트를 감안하지 않아서야 곤란하죠.
옥스포드만의 고유부품도 여전합니다. 꽤 여러 가지가 있는데 눈에 확 띄는 것들만 위 사진에 모아봤습니다. 1x1 플레이트 두 개를 겹친 두께의 것(아래 왼쪽)처럼 왜 굳이 만들었나 싶은 것도 있는가 하면 아래 오른쪽의 양면 플레이트처럼 레고도 제발 좀 만들었으면 하는 것도 있습니다. 위 오른쪽의 넓적한 건 모서리가 둥근 테이블 상판이구요. 자전거가 특이합니다. 무려 핸들이 꺾여요! 대신 서있기가 불안정한 단점은 있더군요. 이 고유부품들 모두 본제품 여기저기서 맹활약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조립을 마치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이 혼자 다 만들었어요. 만 6세 이상용이니까요.^^ 부품수가 많아서 그렇지 특별히 어려운 부분은 없구요. 설명서도 잘 돼있고 부품 상태도 좋아서 해당 나이라면 충분히 즐겁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며칠이 걸릴 따름이죠. 위 사진은 실내를 조금이라도 잘 보이게 하기 위해 퍽라이트를 집어넣고 찍었습니다.(넣어둘 공간이 딱 좋게 나오진 않습니다만.)
이 제품만의 커다란 특징 겸 장점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모듈러처럼 각층이 가로로 분리됩니다. 둘째, 모듈러처럼 내부 디테일이 훌륭합니다. 한 마디로 짱구판 심슨 하우스. 그래서 분명 '짱구네 집'이 정식 제품명임에도 다들 '짱구 하우스'라고 부르는 걸지도.
이와 같이 분리됩니다. 1층, 1층 처마, 2층, 2층 지붕. 1층 처마가 따로 분리되는 건 구조상 어쩔 수 없었던 듯하구요. 적절한 부품들이 위치를 잘 잡고 있어서 보기보다 분리/결합은 수월합니다. GIF 애니메이션으로 확인하시죠.
이렇게 만들어놓고 내부가 허전하면 반칙이죠. 아마도 옥스포드 개발팀의 전력투구가 있었던 듯. 척척 분리/결합되는 익스테리어를 능가하는 놀라운 인테리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먼저 1층을 앞뒤 양쪽에서 살펴보시겠습니다.
현관부터 거실, 주방, 안방, 화장실(세면실, 변기, 욕조로 구분)까지 디테일이 대단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애니와의 싱크로율. 건물 외부는 물론 내부까지 이 정도로 신경을 쓰다니, 애니를 틀어놓고 열심히 비교해볼수록 점점 더 놀라게 됩니다. 차고 지붕 색깔, 흰둥이 집, TV와 빨랫줄의 위치까지 딱 저렇더군요.
짱구의 최애 프로인 [액션 가면]이 방영 중인 TV 화면(알고 보니 만화가 아니라 특촬물이라더군요), 짱아의 곰돌이 인형 등 미소를 짓게 만드는 요소들도 풍부하구요. 일부는 스티커지만 수량은 10장 남짓, 과하지 않습니다. 스티커 품질도 괜찮아요.
2층은 평수가 작으니만큼 아무래도 단촐한 편. 신형만(내지 신영식) 계장님은 책상에 앉아 노트북 컴퓨터를 들여다보시는 중, 봉미선 여사는 아이들이 노는 틈을 이용해 잠시 베란다에 나와 바람을 쐬고 계시네요. 애니에서도 2층은 자주 나오지 않는 편이라...
싱크로율 못지 않게 정성이 들어간 각종 실내집기의 아기자기함도 칭찬할 만합니다. 마냥 위로만 쌓는 구조는 확실히 아니에요. 대략 시티와 모듈러의 중간쯤이라면 적당할 듯. 크리에이터야 3 in 1이 필살기니까 별개로 하구요.
다만 문은 물론 서랍까지 다 열리는데 왜 창문은 하나도 안 열리는지 모르겠더군요. 미닫이 구조를 구현하기 어려워서였을까요? 이것이 소소한 불만사항이라면 다음 것은 다소 심각합니다.
이 제품 최대의 약점인 차고 문입니다. 힌지 부품까지 써서 애니와의 싱크로율을 최대화한 건 좋은데 그러다 보니 다소 특이한 조립법이 동원되었고 그 결과 매우 허약한 구조물이 탄생하고 말았습니다. 열고 닫을라 치면 그만 툭 분리돼버려요. 구조가 특이하다 보니 개조하기도 난감하고 싹 뜯어고치자니 싱크로율을 포기하게 되기 십상인 계륵. MOC도 아닌데 이건 좀.
그나마 차고 천장 역시 힌지 부품으로 연결되어있어 위 사진처럼 활짝 열리기 때문에 주차는 가능합니다. 차고 크기도 꼭 들어맞구요. 그런가 하면 담장 부분 또한 결합력이 강하지 못해 제품을 들고 옮길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칫하면 담이 와르르... 여긴 그 맨션이 아니잖아요-_-.
이러한 몇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크게 만족할 만한 제품인 건 분명합니다. 월등한 가성비와 넉넉한 규모, 흥미로운 조립과정, 놀라운 싱크로율, 미피 구성 등 많은 장점을 품고 있네요. 품절대란 일어날 만합니다. 소재 자체가 주는 친숙함도 한몫 하는 거겠구요. 주인공의 집 내지 본거지, 반지/호빗의 백엔드같고 스타워즈의 타투인같은 거죠.
짱구 팬이라면 그 어떤 관련 굿즈보다 최우선순위로 구해야 할 제품임이 확실합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팬이라면 더 좋겠구요. 후속제품이 뭐가 될지도 궁금하고(미피팩도 좋을 듯) 짱구 다음의 새로운 테마로 뭐가 나올지도 궁금해집니다. 이 참에 레고처럼 라이센스물에 힘을 더 써도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 정확히는 대형마트 등에서 보기 힘든 것이고 온라인엔 재고 많습니다. 단지 더 비쌀 뿐이죠. 한때 레고가 그랬던 것처럼 옥스포드 제품들은 대형마트를 기준으로 정가보다 30%쯤 싸게 판매되어 왔습니다. 이번처럼 단종도 안된 일반판의 온라인가에 (마트가 대비) 프리미엄이 붙는 일은 드물죠. [본문으로]
- 제품정보는 공홈 외에 공식 블로그를 참고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oxford_toy [본문으로]
- 작가가 사망한 이후엔 그 자녀와 문하생들이 뒤를 이어 만화책을 내고 있고, 애니는 아예 오리지널로 분가했다고 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