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포드와 롯데마트가 손을 잡고 '통큰블록'이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내기 시작한 게 벌써 한 5년 되었다더군요.
얼마 전까지는 듀플로 비슷한 버킷 제품만 나오길래 그런가보다 했어요.
그런데 2014년경부터 이렇게 두 가지가 나오는 걸 보고 나니까 눈이 한 번 더 가게 되는군요.
통큰블록 드래곤 캐슬 Oxford/LotteMart 'Tongkeun Block' Dragon Castle (front)
통큰블록 드래곤 캐슬 Oxford/LotteMart 'Tongkeun Block' Dragon Castle (rear)
통큰블록 무적함대 Oxford/LotteMart 'Tongkeun Block' Invincible Armada (front)
통큰블록 무적함대 Oxford/LotteMart 'Tongkeun Block' Invincible Armada (rear)
중세 성채와 구식 범선이라...
누가 봐도 단종된 레고의 최고 인기 테마들을 엄선했습니다.(엄밀하게 말하면 레고에서 캐슬과 해적 시리즈(내지 범선)를 단종시키진 않았어요. 단지 여러 해동안 소식이 없을 뿐이죠.)
레고 커뮤니티들에서 인기도를 꼼꼼히 조사라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격은 700~1000피스에 49000원.
재고라면 독점판매처인 토이저러스 매장 여기저기에 아직도 쌓여있음.
재미있게 조립하고 멋지게 전시하는 순수한 목적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어보입니다.
안 그래도 레고는 전세계에서 천문학적으로 긁어모으고 있고(2015년 총매출 6조원 *_*), 국내 출시가는 미국의 두 배가 넘을 정도로 어이없기 일쑤, 요즘에야 개선됐지만 불과 몇 달 전까지 돈을 들고도 사지 못해 쩔쩔 맸을 정도로 재고관리도 엉망, 게다가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건 레고 정품을 아예 똑같이 불법복제하는 중국산 카피품들이지 이런 '팔로워성 호환 제품'은 아니죠.
하기야 소비자의 입장에서 뭐가 이쁘다고 굳이 특정회사 편을 들어주겠습니까. 법적 검토도 다 끝나있을텐데요.
무슨 기천만원짜리 명품이나 스포츠카도 아니고, 마트에 가면 잔뜩 쌓여있는 고작 수십만원짜리 가지고 부심 부리는 거, 저 안 좋아합니다.
이것 외에도 요즘 옥스포드의 제품들을 보면 가려운 곳 긁어준다는 표현 외에 찾을 게 없어요.
닌자고와 미피 약간 외에는 거의 동양 테마를 취급하지 않는 레고 → 동양도 모자라 한국을 테마로 한 장군 이순신, 광개토대왕, 치우천황 시리즈 및 숭례문, 경회루, 불국사 석탑, 전통혼례 등의 개별제품들
근현대 밀리터리는 취급하지 않는 레고 → 밀리터리, 밀리터리 세계전쟁, 코드네임 코브라, 코브라 전투단 I & II, K-1 전투단 등 갖가지 밀리터리 시리즈 및 셔먼 탱크, 미주리 호 등의 개별제품들
종교적인 내용 또한 절대 내지 않는 레고 → 최후의 만찬! 미국에서 먼저 선보인 후 인기가 높아 국내출시로 이어졌다고
한국 일상물에 관심을 가질 턱이 없는 레고 → 오락실(Reply 1990s Game Room) 등장^^ 그밖에도 우리 곁의 일상과 엮일 수밖에 없는 수많은 기업 콜라보 제품이야 물론
치솟는 인기에도 낼름 품절시키는 배짱의 레고 → 에펠탑과 타지 마할 출시^^ 물론 이 또한 레고의 단종을 겨냥한 게 분명하지만 기업의 영업행위로선 상식적인 행보일테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레고에서 낸 적 없는 콜로세움까지 출시한 걸 보면...
좀 더 가줬으면 합니다. 어차피 라이센스물은 불가침의 영역이고 그간 쌓아온 게 있지 시티, 크리에이터, 테크닉, 마인드스톰은 앞으로도 굳건할 겁니다. 하지만 내 앞에 선택지가 하나 더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네요.
한 발 더 나아가 여전히 레고에선 관심이 없는 듯한 일본 애니/특촬물, 삼국지와 서유기같은 아시안 테마도 콸콸 쏟아내주면 좋겠습니다. 제 브릭생활의 꿈 하나가 삼국지 디오라마로 양놈 캐슬 디오라마 대체하는 거거든요. 뽀로로같은 한류 콘텐츠의 지속적인 활용이야 물론이구요.
체계적인 제품군 관리와 스토리텔링 마케팅, 브릭 외 구성물(박스, 스티커, 설명서 등)의 품질 개선 등 몇 가지 숙제만 풀어낸다면 분명 비전은 있으리라 봅니다. 앞으로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