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옥스포드 Oxford
품번과 품명: IS3051-1 아이언 솔저 Iron Soldier - 아미 Army
시리즈: 아이언 솔저 Iron Soldier
출시: 2011
정가: \7000
평점: 3 / 10
국산 브릭의 대표주자이자 자존심인 옥스포드, 요즘 좋은 제품 많이 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짚을 건 짚어야겠어서 간략하게나마 올려둡니다.
여전히 마트 한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언 솔저' 제품 4종이 있어요. 별다른 할인 없이도 보통 개당 5500원에 팝니다.
딱 봐도 미니피겨 머리에 로봇 몸체를 한 가벼운 어린이용 제품이에요. 어른이 자신을 위해 살 일은 없을 것 같고 싸니까 즉흥적으로 아이들에게 사줄 만한 물건 같습니다.
저도 어린이날 다른 거 사주다 하나 추가한 경우였어요.
우선 박스 이미지부터 보시죠. 앞과 뒤입니다.
이런저런 설정(그러나 오직 박스아트의 설정일 뿐)과 함께 같은 시리즈 제품들이 함께 소개되어 있습니다.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로군요.
그렇다면 박스를 열고 (마치 레고 폴리백 제품처럼) 접혀진 한 장짜리 설명서를 펼친 뒤 하나하나 조립을 해본 결과는?
한 마디로 후집니다.
찾아보니 2011년에 발매된 제품인가보더군요. 네이버 블로그 게시물 중 2011년 1월에 '신제품 정보'라며 올라온 게 있는 것을 보면 말이죠.
2010년부터 해즈브로와 OEM 계약을 맺고 품질이 확 업그레이드되기 시작했으니 딱 그 무렵인데, 아직 옛시절 티를 못 벗은 제품 중의 하나가 이것인 모양입니다.
무엇보다도 브릭 품질이 요즘 것도 아닌 몇 년 전 중국산 짝퉁 수준이네요. 크기는 들쑥날쑥, 모서리는 둥글둥글, 색깔은 알록달록... 결국 조립 도중에 관절 브릭 하나는 힘없이 부러지고 말더군요.
7~8세용 레고도 잘 만들던 아이가 5세용임에도 알아보기 힘들어하는 불친절한 설명서, 아이들 스티커 놀이에나 쓰일 두꺼운 종이 스티커는 원가절감을 위해선지 시리즈 제품 4종을 한데 모아놨고, 헤드 부품을 (2x1 점퍼의) 스터드 하나에 슬쩍 끼우는 식의 어이 없는 조립법, 완성하자마자 관절염에 시달리는지 각이 맞지 않고 삐걱거리는 온몸의 관절들, 제대로 서있는 것도 힘겨워하는 MOC 수준 이하의 구조 등, 어딜 봐도 중국산 저가상품(짝퉁이든 아니든) 못지 않은 졸작이네요.
완성품의 앞과 뒤 생김새는 이렇습니다.
참고로 아무 기믹 없습니다. 미피를 로봇에 태운다거나 하는 게 아니고 그냥 로봇 몸체 위해 미피 헤드를 꽂아놓은 겁니다. 그것도 딸랑 스터드 하나에.
다리에 달린 타이어 또한 변신과는 아무 상관 없고 그저 폼일 뿐. 심지어 고무도 아닌 딱딱한 플라스틱입니다.
아이가 시리즈의 다른 제품에 쓰일 스티커를 멋대로 붙이는데도 내버려뒀어요. 어차피 1회용 뽑기 완구만이나 할까 싶은 것. 부담 없어 좋네요.
이해가 안 가는 것이, 그렇게 노력을 해서 품질 올려놓고 기업 이미지 개선했잖아요. 오리지널 제품만 많아진 게 아니라 브릭의 품질 자체 또한 비교도 안되게 좋아진 게 사실이죠. 적어도 캐나다 산 메가블럭보다 나은 건 확실하더군요.
그렇다면 이런 구린내 나는 예전 제품은 단종을 시켰어야죠. 왜 아직도 생산을 하고 유통을 시킵니까.
여러 게시물을 살펴보면 분명 2011년에 발매된 제품이 맞는데 구입한 물건의 박스엔 2016년 생산으로 되어있어요. 여전히 찍어내고 있다는 얘기죠.
고작 5500원짜리 팔아보자고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구제품을 계속 유통시킨다니, 이렇게 순박하게 회사를 운영해도 괜찮을까 모르겠어요.
다른 분들께서도 저렴한 가격에 혹해서 괜히 구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 돈으로 미니피겨를 하나 사시거나 차라리 2천원쯤 더 보태서 레고 크리에이터 소박스를 사세요. 전자가 두세 배, 후자는 열 배쯤 낫겠군요.
대륙의 추격과 카피가 대상을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리는 요즘입니다. 옥스포드, 정신 더 바짝 차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