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브릭/MOCs

[MOC] 79003 백엔드 - 나무 위주의 확장 버전 Bag End Extended Version

apparat 2020. 8. 6. 06:19
  • 장르: 호빗 The Hobbit (및 반지의 제왕 The Lord of the Rings)
  • 설명: 레고 79003 뜻밖의 만남 An Unexpected Gathering(2012)을 지붕의 나무 위주로 확장 개조
  • 제작: 2020
  • (레고 CAD 파일이나 설명서는 만들지 않았습니다)




톨키니스트들의 마음의 고향, 미들 얼스의 75052

사진으로 못 전하는 로망이 하나가득. 미피부터 소품까지 빠질 게 없다오

사람들은 '반쪽짜리’라며 뭐라 하지만, 나머지래봤자 풀 덮인 둔덕뿐 - 여긴 곤도르가 아니랍니다

사악한 국내가로 얼룩진 톨킨물 중 그나마 낮은 '김치 프리미엄'도 뜻밖의 위안거리

오크와 트롤로 뒤덮인 전장은 드라마틱하지만 우리가 돌아갈 곳은 여기, 샤이어뿐이라네


최근 브릭셋이 재미있는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자기네 사이트가 생겨난 2000년도 이후 출시된 레고 제품 16개를 선정하고 회원투표를 진행해서 순위를 가리는 식이었죠. 이게 토너먼트 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과연 결과에 얼마나 많이들 납득할까 싶기도 하지만(1위가 70620 닌자고 시티, 2위는 21310 오래된 낚시가게였어요. 전체 결과는 여기로) 적어도 16개의 목록만큼은 참고할 만하더군요.


2000년도라는 시점이 레고가 본격적으로 성인 팬을 겨냥한 제품들을 쏟아내기 시작하던 즈음이었으니 이 목록이 곧 '역대 최고의 레고' 목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도 좋겠습니다. 그 이전 50여년을 합쳐봐야 캐슬과 모델 팀 몇 가지, 바라쿠다, 그리고 90년대 테크닉 일부 정도나 꼽힐 테니까요.


이 16개 중에 백엔드 Bag End가 있습니다. 미들 얼스 변방의 깡촌 샤이어, 그 중에서도 호비튼 마을의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베긴스 가문의 '저택'이죠. 톨킨 풍을 따라해봤던 제품 촌평마따나 톨킨 팬들에게 40개 가량의 반지/호빗 레고 중 하나만 고르라면 십중팔구는 이걸 겁니다. 작품 내에서의 위상, 레고로서의 완성도, 적당한 가격과 크기까지 완벽에 가까워요.


하지만! 딱 하나 아쉬운 부분이 있었으니 반쪽짜리 구조도 아니요 (어차피 뒤는 흙더미일 뿐) 프로도의 부재도 아닌 (따로 사면 그만) '지붕' 위의 왜소한 나무였습니다. 일러스트나 영화에 비해 너무 초라해요. 만들어놓고 몇 년을 마음에 걸려했던지요.


결국 기회가 왔습니다. 실은 요다의 오두막 MOC를 꿈꾸며 나무 관련 부품들을 사놨다가 구상 단계에서 포기하고 말았어요. 이런 걸 운때가 맞았다고 하던가요. 마침 갖고 있던 10193 중세 마을(이것도 위의 16개 중에 들어갑니다), 7189 '풍차 마을', 개별구입한 프로도와 잉여 미피들까지 모으고 모아 확장 버전을 꾸미기에 이릅니다.




보시다시피 건물 자체엔 거의 손댄 것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원래 목적이었던 나무 가꾸기에 집중했고 손 대는 김에 앞뜰과 지붕도 조금 더 풍성하게, 미피와 가축들도 오손도손, 간달프의 마차는 9469를 참고하여 위의 마을 제품들에서 가져온 걸 적당히 개조, 이게 전부예요.


그러다 보니 이걸 MOC라고 해야 되나 MOD(My Own Design)라고 부르는 게 맞을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편의상 MOC로 통칭하기로 합니다. 반은 확장 개조고 반은 디오라마 꾸미기같은 결과물이 됐네요.(원한 게 이거였긴 해요.^^) 다만 인스는 생략입니다. 나무는 즉흥이다시피 붙여올린 건데다 누구라도 비슷한 부품만 있으면 가능하실 테니까요. 나머지야 그저 가져다놓은 수준.


확장 전에 기성 MOC들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의외로 79003을 나무만 확장한 경우는 흔치 않더군요. 건물을 모듈러만하게 재건축한 게 제일 많았고 집 주변까지 재현한 것, 거꾸로 마이크로스케일화한 것, 라이팅 개조 버전 정도인 와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건 팝업북 버전들이었습니다(레고 아이디어 | 리브리커블). 간단한 확장개조나마 꾸역꾸역 업로드의 변이었어요.




그래도 가지고 있던 부품으로 얼추 균형은 맞춘 것 같아 다행입니다. 툭 쳐도 우수수 무너지지 않을 만큼은 내구성에도 신경 썼구요. 간혹 브릭 제품의 몇 프로 정도가 부족할 때, 이렇게 조물락거리며 보완을 시도해보는 것도 순수창작 못지 않은 재미와 뿌듯함이 있더군요. 제 경우엔 옥스포드 타지 마할이 특히 그랬고, 위에서도 언급했던 풍차 마을이나 어덜트 그루트도 같은 경우였습니다. 구동개조야 말할 것도 없구요.


(뜬금 없이) 톨킨 유니버스의 다음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요? [실마릴리온]이 버티고 있으니만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지만 과연 이번 생 안에 성사가 될지... 들리는 얘기로는 [반지]의 드라마화가 진행중이라니 결과에 따라 기대치를 높여봐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때쯤 되면 빌룬트도 또 뭘 내놓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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