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캡틴 마블 Captain Marvel
- 감독: 안나 보든, 라이언 플렉
- 배우: 브리 라슨, 사뮤엘 L. 잭슨, 주드 로, 벤 멘델슨, 아네트 베닝, 클락 그레그, 리 페이스 외
- 제작: 마블 스튜디오 (미)
- 개봉: 2019년 3월 6일
- 평가: IMDb 이용자 평점 7.1 | 메타스코어 평점 64 | 로튼 토마토 신선도 78% | 나의 평점 7
(0) 시작하기 전에
스포일러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거의'입니다.
평점 대전 벌어지고 있는 거 아시죠? 여기저기 이용자 평점이 널뛰기 중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나도, 땡큐 스탠.
(1) 짧은 평
그 많은 논란 끝에 드디어 우리 앞에 다가오고 보니 평작
페미 논쟁과 PC 우려를 무난히 불식시켰는데 범작
어찌 마블에서 드래곤볼 Z의 향기가...
(2) 이슈별 체크
영화 외적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정 떠들고 싶어지면 다른 게시판 가서 할게요. 이 게시물은 전세계 최초급으로 바지런히 극장개봉한 영화를 보고 온 소감에 집중합니다. 어찌 됐든 보지도 않고 영화에 대해 왈가왈부하지는 말자구요. 그건 무례잖아.
"무난하다"는 평이 덕담도 욕도 될 수 있겠더군요. 그 많은 마블 히어로 목록에 또 추가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부담, 태생부터 원더 우먼과 비교 당할 팔자, 게다가 MCU 사상 유례 없는 개봉 전 논란까지. 한 번 짚어나가보죠.
★ 페미니즘 영화인가?
요즘 한국에 유행하는 '그런 페미니즘'을 기준으로 하자면, 아닙니다. 악당과 싸우고 자신과 싸우고 세상의 부조리와 싸우지 무턱대고 모든 남자와 싸우지 않습니다. 그러나/그렇기에 '여성 영화'는 맞습니다. 주인공은 물론 그 절친도 멘토도 여성이고, 잘 나가다 남자 때문에 파토 나지도 않습니다. 한 여성의 성장, 성숙, 각성의 여정이라는 점에서 [델마와 루이스] 정도를 연상하시면 될 듯. 여기에 굳이 '페미니즘 영화'라는 딱지를 붙이려면 그게 뭔지부터 다시 얘기해야 하니까 양보할게요. 딱지놀이 좋아하시는 분~!
★ PC 문제로 불편한가?
역시, 아뇨. 무엇보다 억지로 끼워넣은 등장인물 보이지 않았구요. 설정이나 줄거리에서도 PC적 억지는 찾기 힘들었어요. 오히려 (우주) 난민 문제를 버무려넣은 솜씨는 과연 마블이구나 싶을 정도. 억지스럽지만 않다면 PC 좀 고려한들 뭐가 잘못이며 (헤임달처럼) 백인이 흑인으로 바뀌든 (에인션트 원처럼) 남자가 여자로 바뀌든 뭐가 문제냐는 게 제 생각이기도 하구요. 다만 로즈 티코같은 사단이 벌어져선 안되는 거잖아요. 그런 점에선 걱정 붙들어매셔도 됩니다.
★ 뛰어난 여성 히어로(히로인) 영화인가?
안됐지만, 이 또한 아니오. 짬밥으로 보나 지명도로 보나 부동의 원탑인 원더 우먼에게 영화로까지 밀렸습니다. 제가 매긴 평점은 불과 1점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5점 이하를 남발할 만큼 매정하지 못해서 그렇지) 실은 별 하나쯤 벌어져요. 주인공의 매력지수는 더하구요. 신의 한 수 캐스팅이라는 호평까지 듣는 갤 가돗과의 격차가 상당히 멀게 느껴지는군요. 히어로 영화에선 이게 결정적인데 말이죠.
★ 볼 만하다는 건가, 아니라는 건가?
평점 그대로입니다. 10점 만점에 7점, 별 다섯 개에 세 개, 마블의 평작, 딱 [앤트맨]이나 [아쿠아맨] 수준. DC의 악성 망작들은 물론 마블의 흑역사 취급을 받는 [토르] 1, 2편보다도 낫습니다. 연기도 줄거리도 액션도 다 기본은 되는데 그 이상의 뭔가가 아쉽네요. 스토리의 힘으로는 [시빌 워]에 한참 밀리고, 캐릭터의 매력은 어벤져스 4인방과 원더 우먼에 못 미치고, 유머로는 [가오갤]과 [라그라노크] 밑이고(넘사벽 [데드풀]은 아예 논외), 액션이야 [인피니티 워]를 당할 도리가 없고, '여성 영화'라는 차별성은 그다지 새로운 것도 아닌데다 '흑인 영화'로 일대전기를 이루었던 [블랙 팬서]를 넘지 못했고.
결론적으로 히어로 무비, 특히 MCU의 팬이라면 결국은 보게 될 거, 재느니 얼른 보고 오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냥 영화 팬이고 이쪽 장르에 큰 관심 없다면 가뿐히 거르셔도 좋을 듯해요. 비유하자면 MCU의 [한 솔로]? 어쩌면 이제 케빈 파이기마저 밑천이 간당간당한 걸지도요. 설마 벌써부터 포스트 스탠 리 걱정을 해야 하는 건 아니겠죠? 부디 [엔드게임]으로 유종의 미를 거둬주기 바랄 뿐.
(3) 몇 가지만 더
다른 건 몰라도 밸붕은 좀 걱정 되네요. 물론 타노스를 혼자 메다꽂고 판세를 역전시킬 수준까진 아닙니다. 심지어 돌주먹까지 완성된 다음이니 말이죠. 그래도 우리편 중에선 혼자 너무 잘 날고 잘 쏘는 게 아닐까 싶기도. 이 정도면 토르나 비전보다도 세겠는데요? 극중에서 납득할 만한 이유가 제시되긴 하지만 앞으로의 밸런스가 어떻게 맞춰질지 다시 한 번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드래곤볼 Z]가 자꾸 떠오르는 건 액션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크리 대 스크럴이라는 대립구도 또한 사이어인 대 나메크인을 연상하게 만들더군요. 후자는 피부색과 귀모양마저. 그럼 타노스는 프리저? 자세한 건 스포일러가 될까봐 생략. 그만큼 '만화같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차피 원작은 다 만화라지만 MCU의 위대함은 만화를 극화로 완벽하게 '렌더링'해낸 데 있어왔으니까요.
90년대 시점이라는 건 다 알려져있으니 스포가 안되겠죠. 그래서 닉 퓨리와 간만의 콜슨 요원도 어느때보다 젊어져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다 CG라는 건데... 문자 그대로 한 프레임 한 프레임 작업해놓은 거라더군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나 [로그 원] 때만 해도 뭔가 어색해서 잠깐씩만 등장했던 CG느님 효과가 이젠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다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러다 배우라는 직업은 얼굴 빼고 몸 연기만 하면 되는 걸로 바뀌게 될지도.
어쨌거나 필 콜슨 역의 클락 그레그, 오랜만에 반가웠습니다.(비록 TV에선 줄창 만나왔지만.) 드디어 MCU에 합류한 주드 로, 어느새 꽃할매로 돌아오신 아네트 베닝(무려 58년 개띠십니다)도 환영이구요. 요즘 자주 뵙는 벤 멘델슨도 여전하시고, 로난과 코라스는 아쉽게도 단역 수준.(그리고 둘 사이는 또 하나의 떡밥으로.)
음악이 달래줄 수 있을까요? 너바나(내지 니르바나)에서부터 TLC, 일레스티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도 흘러나오더군요. 여주의 티셔츠에 'NIN'이 선명하기도 하구요. 한동안 80년대 음악을 장전하고 '아재 감수성'을 충족시켜주는 영화가 여럿 나왔었죠. [가오갤]은 물론 [슈퍼 배드 3]같은 애니도 있었습니다.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건지? 하긴 X세대도 이제 중년이니까요.ㅎㅎ
(4) 관련 레고 제품
이제야 첫 솔로 무비가 나온 만큼 캡틴 마블 관련 레고 제품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번 영화와 직접 관련된 것은 딱 하나에 불과하고, 더 나올지도 불투명해요. 출시예정인 것, ‘관련인물’까지 죄다 모아도 네 개가 전부. 2016년부터 간간이 출시되었습니다. 참고로 아래 제품들에 포함된 모든 미피는 (76127/76131을 제외하고) 오직 그 제품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중복 걱정은 적은 편이에요.
레고의 캡틴 마블 및 미즈 마블 미니피겨들. 왼쪽 위: 76049에 포함된 캡틴 마블 sh226, 오른쪽 위: 76127과 76131에 포함된 캡틴 마블 sh555, 아래: 76076에 포함된 미즈 마블(카말라 칸) sh375. [출처: Brickset]
2019년 1월 출시 | ₩44900 / $30 | 307 피스 | 퀸젯(90년대형) + 캡틴 마블, (두 눈이 다 성한) 닉 퓨리, 탈로스(스크럴 족), 구스('고양이')
유일무이한 이번 솔로 무비 버전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이 (구스까지도) 나름 실하게 챙겨졌네요. 특히 닉 퓨리는 두 눈이 다 있는 것도, 머리카락이 남아있는 것도 처음입니다. 스크럴 족 미피 역시 최초구요. 뜻밖의 극중 대활약을 펼치는 90년대형 퀸젯 또한 전작들 1과 모양도 색깔도 확실히 구분됩니다. 다만 기믹이라곤 뒤에 구스 태우는 정도가 전부... 300개 이하의 부품으로는 외형 잡기도 버거웠겠죠.
2016년 출시 | ₩94900 / $60 | 523 피스 | 어벤젯(대-소 분리 가능) + 캡틴 마블, 아이언맨(스페이스 버전), 캡틴 아메리카(스페이스 버전), 하이페리온, 타노스(빅피겨)
이미 방영된 TV 애니메이션 [어벤저스 어셈블] 버전입니다. 레고 최초의 캡틴 마블 미피가 이 제품을 통해 등장했죠. 우주에서의 어벤저스 대 타노스 결전을 다룬 것이다 보니 [엔드게임] 예고편같은 느낌도 드네요. 미피 모으는 분들에겐 1순위가 아닐 수 없는 희소성 높은 구성입니다. 그만큼 비싸기도 하지만. 다만 어벤젯은 기믹은 괜찮은데 색깔이 좀 아동틱해 호오가 갈릴 듯.
2019년 4월 출시 | $100 | 699 피스 | 2층 빌딩과 1층 차고, 헬리콥터, 오프로드 차량 + 캡틴 마블, 아이언맨, 네뷸라(퀀텀 수트), 아웃라이더, 타노스(빅피겨), 헐크(빅피겨), 앤트맨(마이크로피겨, 퀀텀 수트)
[어벤저스: 엔드게임] 버전 제품 중 하나입니다. 미피는 풍성하나 뜯어보면 볼수록 새롭지 않고, 건물과 탈것은 과거로 회귀한 듯한 잡벌크 수준. [엔드게임] 제품 중 제일 대형인데 실망이네요. 캡틴 마블은 76127과 동일하고 나머지도 프린팅만 살짝 다르거나(아이언맨, 타노스, 헐크) 퀀텀 수트로 갈아입은(네뷸라, 앤트맨) 정도. 아웃라이더마저 [인피티니 워] 제품들의 반복입니다. 피겨 외엔 언급하고 싶지도 않구요.
그리고 하나 더. 위 제품들이 캐롤 댄버스(1대 미즈 마블 겸 2대 캡틴 마블. 이번 솔로 무비의 주인공) 미피를 포함하고 있다면 아래는 카말라 칸(2대 미즈 마블. 이번 솔로 무비와는 관계가 없음) 미피입니다. 정확히는 캡틴 마블 관련제품이 아니지만 밀접한 관련이 있는 셈이므로 함께 소개해봅니다.
2017년 출시 | ₩34900 / $20. | 160 피스 | 캡틴 아메리카의 제트기 + 미즈 마블(카말라 칸), 캡틴 아메리카(파일럿 버전), 슈퍼 어댑토이드
[어벤저스 어셈블] 버전. 원래 1대 미즈 마블이었던 캐롤 댄버스가 2대 캡틴 마블로 명찰을 바꿔달면서 미즈 마블 이름을 물려받게 되는 카말라 칸 버전의 미피가 들어있습니다. 온몸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킬 수 있는 스크럴? 고유의 능력을 시전하기 위해 양쪽 팔을 긴 고무 호스로 달아놓은 무척 특이한 미피입니다.(다음해에 10759의 일레스티걸로 이런 사례가 하나 추가됐죠.) 캡아의 제트기는 애교인 걸로.
- 6869, 76032, 76051, 그리고 엔드게임 버전으로 나올 76126.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