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 가시 돋힌 감상평 + 레고/반다이 관련제품

apparat 2020. 1. 9. 06:07
  • 제목: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 감독: J.J. 에이브럼스
  • 배우: 데이지 리들리, 아담 드라이버, 존 보예가, 오스카 아이작 외
  • 제작: 루카스필름 (미)
  • 개봉: 2020년 1월 8일 (미국: 2019년 12월 20일)
  • 평가: IMDb 이용자 평점 6.9 | 메타스코어 평점 54 | 로튼 토마토 신선도 54% | 나의 평점 6
    • 깨어난 포스: IMDb 이용자 평점 7.9 | 메타스코어 평점 81 | 로튼 토마토 신선도 93% | 나의 평점 9
    • 라스트 제다이: IMDb 이용자 평점 7.0 | 메타스코어 평점 85 | 로튼 토마토 신선도 91% | 나의 평점 8.5




(0) 시작하기 전에


스포일러 조금 있습니다. 있든 말든 신경 쓰고 싶지도 않습니다. 알고 보나 모르고 보나 (싫어하든 좋아하든) 결과는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영화평과 제품정보를 별개의 게시물이라 생각하셔도 좋겠습니다. '(2) 영화평'은 불편하실 수도 있으니 건너뛰고 '(3) 레고'와 '(4) 반다이'로 직행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1) 짧은 평


2시간 20분짜리 팬픽을 쌩돈 내고 극장 가서 봤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옛추억만 더듬고, 프렌차이즈가 나이를 먹으면 셀프 오마주만 되감는다?

영화계의 리바이스, 이젠 (적어도 극장에선) 안녕.



(2)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날선 비평


논란의 [라스트 제다이]가 있었고, 논란조차 없이 잠잠했던 [한 솔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논란하고 싶지도 않은 라오스가 왔군요. 논란거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럴 시간이 아깝다는 뜻입니다. 나무위키같은 데서 지문이 닳도록 따져대는 설정, 개연성 따위 언급할 생각 들지 않아요. 


왜냐하면 난생 처음 극장에서 스타 워즈를 보며 지루함을 느꼈으니까요. [왕좌의 게임]같은 폭망은 아니었지만, 대신 한 시대의 아이콘이 추레하게 늙고 낡은 모습을 지켜보며 안스러움마저 들었습니다. 초등학교때 극장에서 보고 퐁당 빠져버렸던 그 영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기꺼이 몸 담았던 하나의 세계가 이렇게 쇠락하네요. 터미네이터의 '못난 후배들'과는 또 달라요. 이건 그냥 본인이 늙은 거.


이미 고인이 된 캐리 피셔가 생각보다 많이 등장합니다. 미사용 촬영분들을 이용했다더군요. 역시 어색합니다. 배경 지우고 합성한 티도 나고, 기촬영분의 연기와 대사에 신규분을 억지로 맞춘 티도 역력해요. 그런데 영화 전체가 그렇습니다. 누군가가, 무언가가 등장해야 하니까 등장시키는 느낌. 자연스럽든 말든, 2시간 20분 내내.


그렇게 한 솔로가 나오고, 루크 스카이워커가 나오고, 랜도 칼리시안이 나오고, 다스 시디어스가 나오고, 이웍도 나오고, 데스 스타와 엔도와 타투인이 나오고, 에피 4~6의 수많은 장면들이 셀프 오마준지 셀프 패러딘지 마냥 되풀이되고, 마즈 카나타는 왜 자꾸 나오는지 끝까지 모르겠고, 결국 내가 극장에서 신작 영화를 보는 건지 유튜브 편집 영상을 보는 건지마저 모르겠고.


그러니 유치할 밖에요. 최종보스의 재강림, 주인공의 고군분투, 돌아온 탕자의 희생, 모두의 대오각성과 권선징악... 좋아요. 상업영화가 그럴 수 있죠. 전편과 충돌할 수도 있고, 설정특검의 혹독한 심문을 버티지 못한들 큰 흠은 되지 않아요. 하지만 전대물을 못 넘는 진부함과 유치함은 어쩔?


멀찍이서 보면 그게 그거같은 히어로물이지만 MCU가 독보적인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데보다 돈을 더 들이는 것도, 배우가 특별히 잘해서도[각주:1], 촬영이나 CG같은 기술적인 부분은 더더욱 아닙니다. 결국 기획력이고 연출력입니다. 영화는 전통적으로 감독의 예술이고, 수천억을 들이는 요즘 헐리우드 시리즈물에서는 기획력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케빈 파이기가 살아있는 증거죠.


그런 거 없어요. 그냥 꼴팬들이 클래식 삼총사 좋아하니까 얼굴 비춰요. 홀로그래픽 체스가 인상 깊다니까 또 한 판 둬요. 타투인 그리워하니까 찾아가요.[각주:2] 주제의식이고 호흡이고 다 필요 없고 (전편과는 정반대로) 팬들이 좋아할 만한 거면 닥치는 대로 늘어놓아요. X윙, Y윙만 나오면 되나요? A윙, B윙도 나와야죠. 시퀄 버전만 나오면 섭섭하죠? 클래식 레드 5 인양. 탄티브 IV와 고스트도 모자라 급기야 샌드크롤러까지 비추는 걸 보고선 그로기.


이러고도 파워 레인저보다 낫길 바랄 거면 잔인하거나 야하기라도 하든가, 아니면 미친 척하고 획기적인 시도를 하든지, 하다 못해 [한 솔로]같은 범생이라도 데려왔어야죠. 보여주려는 건 많고 전개는 숨 넘어가는데 정작 내용은 7080이라, 한 시간 넘어가니 하품이 나오기 시작하더란 얘기. 한 마디로 간신 모리배의 연출입니다. 6점도 남은 애정 죄다 끌어모은 거예요.


이걸 두고 "팬으로서 볼거리는 많다"느니 "팬 서비스에만큼은 충실하다"느니 하는 반응이 나온다는 자체가 스타 워즈 팬덤이 노쇠했다는 방증일 겁니다. 대포집에서 소싯적 무용담 늘어놓기 바쁜 영감님들과 다를 게 뭐예요? 요즘 애들은 좋겠네요. 40년 넘은 올드 사가에 미련 둘 거 없이 마블 신작만 잘 챙겨도 되니까.(거기다 로건도 있고 조커도 있고 데드풀마저 있고.)


DC 팬들이 "의리로 봐준다, 이놈들아"를 외치는 심정을 이젠 좀 알 것 같아요. 의리보단 습관으로 봐왔던 것 같네요. 이제 그만, 뚝. 극장에서 스타 워즈를 보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왠지 구슬프네요. 기분도 전환할 겸 OTT에 접속할래요. [만달로리안]이 꽤 잘 나온다던데...



(3) 관련제품 정보 - 레고의 경우


△ 레고 75250 파사나 스피더 추격전 [출처: Brickset]


과연 레고사의 21년 주력 제품군답게 관련제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스타 워즈 자체 테마로 나온 것들부터 출시시기별로 열거해볼게요.


2019년 10월 출시물

  • 75248 반란군 A-윙 스타파이터: \44900 / $30. 269 피스. 테민 '스냅' 웩슬리, 코닉스 중위 포함. 이번엔 초록색입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단역 정도로 등장하는 A윙을 색깔 따져 뭐하랴 싶네요. 미피들 비중도 이하동문.

  • 75249 반란군 Y-윙 스타파이터: \99900 / $70. 578 피스. 포 다메론, 조리 블리스, 퍼오 스노우트루퍼, 청록색 아스트로멕 드로이드, D-O 포함. 기존의 노란색 대신 빨간색 포인트를 줬고(하지만 단역이긴 마찬가지), 조리 블리스 미피가 눈에 띕니다. 엑세골 전투 때 그녀가 Y윙을 몰고 오죠.

  • 75250 파사나 스피더 추격전: \74900 / $40. 373 피스. 레이와 그녀의 스피더, BB-8, 퍼오 드라이버와 트레드 스피더, 퍼오 제트 트루퍼, 창고 시설물. 에피 9 관련물을 통틀어 가장 신선도 높은 제품. 파사나 행성에서의 추격전 장면을 꽤 충실히 재현하고 있으며 제트 트루퍼도 (숱한 시퀄 트루퍼들과 달리) 개성적입니다.

  • 75256 카일로 렌의 셔틀: \179900 / $120. 1005 피스. 수프림 리더 카일로 렌, 프라이드 장군, 렌 기사단원 x2, 시스 트루퍼, 퍼오 스톰트루퍼 포함. 75104의 확실한 개선판 + 준수한 미피 구성. 다만 영화에선 실종;; 이번 편의 주요 조연인 프라이드 장군이 다른 분들과 너무 구분되지 않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

  • 75257 밀레니엄 팔콘: \239900 / $160. 1350 피스. 랜도 칼리시안, 츄바카, 핀, 불리오, C-3PO, R2-D2, D-O 포함. 영화상으론 전작들과 별 차이가 없으나 레고로는 구조 개선이 분명합니다. 지붕이 넷으로만 나뉘어 열리는 덕에 틈새가 싹 메워졌거든요. 이젠 장마철에도 안심. 반면 미피 구성은 평이합니다. 잠깐 나온 캐릭터지만 불리오를 위해 묵념.


2020년 1월 출시물
  • 75263 반란군 Y-윙 마이크로파이터: \12900 / $1086 피스. 조리 블리스 포함. 75249의 마파 버전. 조리 블리스 미피도 완전히 동일합니다.

  • 75264 카일로 렌의 셔틀 마이크로파이터: \12900 / $10. 72 피스. 카일로 렌 포함. 75256의 마파 버전. 가변익 기믹도 살아있군요. 카일로 렌 미피 또한 망토가 없다는 점만 제외하곤 동일합니다. 헬멧에도 땜빵 흔적 들어가 있구요.

  • 75266 시스 트루퍼 배틀 팩: \21900 / $15. 105 피스. 시스 트루퍼 x1, 시스 제트 트루퍼 x2, 퍼오 장교 x1 + 스피더. 75256에 딱 하나 들어있던 시스 트루퍼를 포함, 시뻘건 녀석이 셋이나 우루루. 하지만 정작 영화에선 퍼오 스토미와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데 실패하고 말았죠.

  • 75272 시스 타이 파이터: \99900 / 70. 470 피스. 핀, 퍼오 타이 파일럿, 렌 기사단원 포함. 또 하나의 타이, 일명 TIE 대거. 날개가 옆화살표 두 개 겹쳐놓은 것처럼 생겼습니다. 과연 그냥은 세울 도리가 없어 스탠드 포함. 엑세골 전투 때 날아다니는 타이들이 이것입니다.

  • 75273 포 다메론의 X-윙 파이터: \149900 / 100€. 761 피스. 포 다메론, R2-D2, 잰나, 렌 기사단원 포함. 지난번에 박살난 전용기 대신 화이트/오렌지 컬러로 새로 뽑았습니다. 적잖은 활약을 펼쳤던 잰나 미피도 있고, 여기저기 열심히 분산시켜놓은 렌 기사단원도 포함.


증정품, 한정판, 출시예정
  • 30386 포 다메론의 X-윙 스타파이터: [2020년 1월 폴리백 증정품] 75273의 마이크로 버전.
  • 75278 D-O: [2020년 4월 출시예정] $70. 새로 등장했는데 별로 한 건 없었던 소형 드로이드입니다. 스타 워즈보단 월-E에 나올 것 같이 생겼는데 이걸 또 대형으로 출시하네요. BB-8, 포그 등의 후속입니다.
  • 75284 렌 기사단의 트랜스포트 쉽: [2020년 8월 출시예정] $70. 595 피스. 렌 기사단 x2, 레이 포함. 2020 하반기의 유일한 에피 9 제품. 렌 기사단이 타고다니는 검은색 비행체, 일명 Night Buzzard. 안 그래도 평범하게 생겼는데 주인들마저 병풍스러워지는 바람에 존재감이 미미합니다. 하지만 렌 기사단을 모두 모으려면 이것까지 사야 한다는 노림수.
  • 77901 시스 트루퍼 흉상: [2019년 SDCC 한정판] 484 피스. 스타 워즈 흉상 시리즈. 이것 외에 75227 다스 베이더 흉상(미국 타겟 독점)도 있었죠. 이들의 뒤를 이어 나오는 게 바로 헬멧 시리즈.

브릭헤즈

  • 75232 카일로 렌과 시스 트루퍼: [2019년 12월 출시] \29900 / $20. 240 피스. 카일로 렌은 41603(및 41489)도 있었지만 이번엔 헬멧을 쓴 채구요. 새빨간 시스 트루퍼는 당연히 첫 출전입니다.


새로운 것도 몇 가지 있지만 스타 워즈 테마의 특성상 리뉴얼이나 색놀이가 더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썩 잘 나왔던 75172 Y윙을 놔두고 75249를 또 살 필요가 있을지, 더 나아지긴 했지만 또 하나의 중형 밀팔이나 카일로 렌 셔틀을 추가할 필요가 있을지는 각자의 선택이 되겠죠. 다만 저는 영화 못지 않게 진부함으로 점철되어가는 스타 워즈 레고에도 갈수록 흥미를 잃고 있는 것이 사실이랍니다.



(4) 관련제품 정보 - 반다이의 경우


△ 반다이 1/12 BB-8 & D-O 디오라마 세트 [출처: 반다이 하비 공홈]


반다이 또한 2014년부터 레고 못지 않게 열심히 스타 워즈 프라모델을 내놓고 있습니다. 퀄리티가 과연 반다이스러워서 기존 제품들을 절멸시키다시피 하기도 했구요. 이쪽 역시 재탕삼탕이 레고 못지 않습니다만 브릭과 프라모델은 제조공정이 전혀 다르므로 훨씬 너그러운 자세로 받아들이는 게 맞겠죠.


캐릭터 라인

  • 카일로 렌: [2019년 10월 출시] ¥3960. 1/12 스케일. 프라모델과 액션 피규어의 퓨전쯤 되는 것이 캐릭터 라인 시리즈입니다. 에피 7 버전(2016.4)과는 헬멧, 무기, 의상 정도가 다릅니다. 완성도는 신제품 쪽이 낫기 마련이니 참고하세요.

  • BB-8 & D-O 디오라마 세트: [2019년 11월 출시] ¥2970. 1/12 스케일. BB-8은 전작(2015.12. R2-D2와 한 세트로 출시)과 별 차이를 못 찾겠고 D-O는 당연히 첫 등장. 참고로 BB-8은 큼지막한 1/2 모델이, 그것도 일반 버전(2017.4)과 글로스 피니쉬 버전(2018.3)으로 각각 출시된 바도 있습니다.

  • 퍼스트오더 스톰트루퍼: [2019년 11월 출시] ¥2970. 1/12 스케일. 에피 7 버전(2015.11), 에피 8 버전 익제큐셔너(2017.9)에 이어 그렇게 죽어가면서도 또 왔습니다. 이번엔 견갑이 살짝 다르네요.


비이클 라인
  • 밀레니엄 팔콘: [2019년 10월 출시] ¥6050. 1/144 스케일. 에피 7 버전(2015.10), 에피 8 버전(2017.11), 한 솔로 버전(2018.6)에 이어 꾸준히 나와주고 있습니다. 이번 안테나는 원형.[각주:3] 어마어마한 1/72,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1/350로도 각각 여러 번씩 나왔다는 거 잊지 마셔요.
  • 포의 X-윙 파이터: [2019년 12월 출시] ¥2970. 1/72 스케일. 레지스탕스 X윙 포 다메론 전용기의 주황색/회색 버전입니다. 에피 7 버전(2016.9), 에피 8 버전(2017.9)도 있고, 비이클 모델 시리즈 1/144(2016.6)도 있어요.
  • X-윙 파이터: [2019년 12월 출시] ¥2970. 1/72 스케일. 레지스탕스 X윙 양산기의 초록색/회색 버전입니다. 에피 7 버전(2015.10), 에피 8 버전(2017.11)도 있고 역시 비이클 모델 시리즈 1/144(2017.10)도 있어요.


당연히 에피 7 및 에피 8 버전을 소폭 변경한 제품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D-O 정도만이 첫등장이겠구요. 영화 하나 나올 때마다 소폭 변경제품을 내놓는 것이 라이센스 계약기간 탓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쪽 역시 초기의 놀라움과 신선도는 많이 사그라든 상태. 그래도 ISD 1/5000(2019.8. 길이 32cm), SSD 1/10만;;(2019.8. 길이 19cm)처럼 1년에 몇 개라도 싱싱한 물건이 나오니 계속 주목은 하게 됩니다.


  1. 한두 작품에선 통할 수 있지만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배우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폭은 반비례하기 마련이죠. [본문으로]
  2. 그러고는 뭐? "내가 스카이워커다"? [본문으로]
  3. 안테나 모양이 뭐 그리 중요한지 도대체 모르겠긴 하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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