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를 위한 제주 시리즈
(1) 제주도 장난감 박물관 토이파크
(2) 브릭캠퍼스 제주 vs. 서울 전격비교
(3) 피규어 뮤지엄 제주 vs 서프라이즈 테마파크
그 세 번째, (귀찮이즘에) 두 곳을 몰아 소개합니다. 둘의 대비가 뚜렷하죠. 하나는 서남쪽 하나는 동북쪽, 하나는 실내 하나는 야외, 하나는 컬렉션 하나는 창작물. 피규어 뮤지엄은 2021년 가을, 서프라이즈 테마파크는 2019년 가을 방문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2022년 9월에 다시 가봤는데 작품이 여럿 늘은 것 외에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피규어 뮤지엄 제주
- http://www.figurejeju.com
-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1875-8
- 매일 오전 10시 ~ 오후 6시. 연중무휴
- 성인 12000원
제주도 서남쪽에 있습니다. 서쪽 내륙 지역이 자연 관광지로선 상대적으로 덜 유명하다보니 이를 만회하기 위한 시설물이 많아요.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카멜리아 힐, 본태박물관, 제주신화월드, 오설록 티뮤지엄, 소인국 테마파크, 세계 자동차&피아노 박물관, 그리고 앞서 소개한 토이파크 등등.
그 중에서도 오직 피규어, 이 하나만을 위한 피규어 뮤지엄 제주입니다. 큰 건물 하나, 작은 부속건물 하나에 등신대보다 큰 대형부터 손가락만한 애들까지 피규어만 잔뜩. 돌아보시죠. 우선 본관은 두 층으로 되어있습니다.
입구에서 기도를 서고 있는 닥스 '님'. 이제부터 펼쳐질 비현실적 상황을 기대하라는 듯한 표정. 초장부터 압도하려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과연 값나가 보이는 피규어들이 입구부터 득시글합니다.
이리 큼지막한 자들은 기천을 호가한다죠? 어차피 놔둘 데가 없어서라도 들이지 못할 거, 여기서라도 실컷 함께 하시죠. 대형만큼은 역시 DC/마블이 주류였어요. 1층은 온통 히어로 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많은 방문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수트의 방. 사진 요 앞에 있는 스탠드 위에 올라가서 인증하기에도 딱입니다. 단순히 등신대를 늘어놓는 수준에서 한참 더 나아간 멋진 구성이었어요.
여기부턴 2층입니다. 제아무리 찬밥이라도 DC는 DC. 다크 나이트 버전과 DCEU 버전으로 두 대의 배트모빌이 나란히 주차되어 있는 모습은 장관입니다.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보니 '타볼 수 있는 걸론 안될까?' 싶기도 하더군요.
히어로만 있으면 섭하죠. 실은 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는데 일단은 히어로물이 우선인 시대다 보니까요.^^ 그러나 이런 수작도 있습니다. 피규어라기보단 매우 정교한 조형예술품이라 부르고 싶네요. 심지어 고철을 이용한 정크아트. 트랜스포머도 여럿 함께 하고 있습니다.
스타워즈, 애니, 게임 캐릭터, 베어브릭 등 다양합니다. [크리스마스 악몽]은 이처럼 별실까지 마련되어 있더군요. 전체적으로 그저 피규어를 쌓아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정성이 들어갔음을 체감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일본 애니 쪽 비중이 낮긴 합니다. [원피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더군요. 중대형도 많고 구하기 쉽지 않았겠다 싶은 것도 꽤 되는 충실한 컬렉션이었습니다만 작은 녀석들과 수배서로 가득한 이 칸이 마음에 쏙 들길래... 여기까지가 본관이었구요.
바로 옆에 자리한 오두막집, 별관인 '미니 뮤지엄'입니다. 자그마한 애니 캐릭터들이 잔뜩 모여있는 곳이었어요. 여차하면 지나치기 쉬우니 빠뜨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본관 출구 옆엔 기프트샵도 있으니 '주의'하시구요. 피규어와 대중문화에 관심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이었습니다.
서프라이즈 테마파크
- http://surprisethemepark.com
-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 2988
- 매일 오전 9시 ~ 밤 9시 (입장마감 7시 반)
- 성인 13000원
피규어 뮤지엄과는 정반대인 동북쪽 내륙에 있습니다. 말 그대로 서프라이즈...! 고철을 중심으로 한 폐품들로 일일이 빚어낸 대형 조형물 세상입니다. 이만한 정크아트 뮤지엄은 외국에 나가도 드물죠.(경주 '또봇 정크아트 뮤지엄'도 있습니다만 규모가 좀 작아요.) 심지어 팸플릿에는 "세계 최대"라고 쓰여있군요. 여긴 좀 더 알려져야 됩니다. 2019년 5월 문을 열었다죠.
내용물도 건담부터 마블까지 대중문화를 넉넉히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즐기고 놀라기 좋습니다. 저는 일정상 놓쳤는데 야간개장도 하더라구요. 조명빨을 감안하면 야간이 더 나을 듯도 합니다.
규모는 뭐 압도적입니다. 저 큰 돌하르방조차 온통 고철을 이용한 정크아트니까요. 전시중인 작품 중에 사람보다 작은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일단 크기부터 압도, 그리고 다가서서 가만히 살펴보면 이게 다 일일이 쇠붙이를 이어붙여 만든 거라는 사실에 경악.
스타워즈 팬이라면 이 앞에서 눈물이 글썽하실지도 몰라요. 정크아트로 이만큼 어울리는 대상이 또 있을까요. 정교성도 엄청납니다. 저 뒤엔 계단 타고 올라가서 들어가볼 수 있는 AT-AT도 서있다구요.
이런 장면 또한 정크아트가 제격이죠. 건담과 그 '친구들'의 비중도 상당합니다. 아무래도 일본쪽 메카닉이라면 역시 이들이 제일 앞자리일 테니까요. 반면 미국쪽으론 트랜스포머들이 즐비했는데 제가 별로 관심이 없는 관계로...
그밖에도 다양합니다. 예컨대 코스프레 중인 미니언들^^. 사진으론 다 담아놓지 않았지만 키즈존 일대엔 아기자기한 것이 많았어요. 피노키오 미끄럼틀이라던가.
대중문화 콘텐트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이처럼 제주의 향토문화를 주제로 한 아리따운 공간도 있구요.(그러니까 면적이 은근히 넓다는 거죠.)
이렇게 공룡과 신화 속의 괴수들이 가득해서 밤에 둘러보기 더 흥미로운 공간도 있습니다. 부대시설로 실내전시관과 카페도 있지만 아쉽게도 식사하긴 마땅치 않은 듯. 카페에서 간단한 샌드위치나 핫도그라도 팔면 좋겠더군요.
놓치기 아까운 입구 화장실 앞의 위트. 반대쪽은 상상에 맡길게요. 둘러보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는 훌륭한 곳이었습니다. 규모도 넓고 작품 수준도 상당히 높고요. 저녁에 가볼 만한 곳으로도 아주 좋을 듯합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어디에도 누가 만들었는지 얘기가 없어요. 개인이든 여럿이든 팀이든 최소한의 표기는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