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명: 60110 소방서 Fire Station
테마: City - Fire
부품: 919개 | 미니피겨 6개
출시: 2016년
정가: 139,900원
평점: 8 / 10
레고의 단골 아이템 중 하나인 소방서는 장장 1957년부터 제품화 되어온 소재로 그동안 클래식, 레고랜드, 타운, 파뷸랜드, 듀플로, 시티 등의 테마를 달고 무려 21종에 이르는 제품이 등장해왔습니다. '시티'로만도 다섯 가지가 보이는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최근의(2016년 1월 출시), 가장 부품수가 많은(919개), 그리고 가장 비싼(100유로로 단독 1위, 달러화로는 100달러로 60004와 동률 1위, 국내 정가 14만원) '결정판'이 바로 이 제품 되겠습니다.
60004의 직계후배 뻘이자 올해 초 나온 소방대(Fire) 제품군의 대장격이에요. 이쪽도 대략 3년 주기의 갱신속도를 갖는군요.
사다리 소방차, 소방지휘차(세단), 헬리콥터, 이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세 채짜리 모듈형 건물, 6개의 미피와 개 한 마리에 핫도그 수레까지 포함되어 있는 대규모 구성입니다. 이보다 더 들어가면 중복, 과잉이겠죠.
어디로 봐도 성인이 각잡고 여가시간 내내 집중하는 타입의 물건은 아닙니다. 어린 아이, 특히 각종 특장차에 관심을 보이는 연령대의 아이와 같이 만들어가면서 소방교육도 겸하기 딱 좋은 모델이죠.
이런 갸륵한 아빠와 삼촌들이 좀 덜 지루해하라고 본사가 넣어준 아이디어가 하나 있으니, 바로 모듈화(!)입니다. 아주 맛 들였어요.
세 채의 건물을 테크닉 핀과 (위 사진 왼쪽에 따로 떼어놓은) 45도 각도짜리 연결부 둘로 이을 수 있는데, 당연히 핀만으로도 되고 그냥 늘어놓아도 상관없겠습니다.
연결부 둘을 합치면 90도가 되므로 코너 활용에도 좋아요. 수납공간으로 골머리를 앓는 많은 분들에게 희소식입니다.
위 사진은 본사에서 미는 대표 이미지와 달리 평범하지만 공간을 제일 효율적으로 차지하는 일렬배치로 구성해놓은 거구요.
박스아트에 채택된 배치방식은 이겁니다. 제일 크고 많아보이니까요.^^ 대신 공간도 제일 많이 차지하지만, 코너에다 붙여놓으면 이 방식도 괜찮습니다.
다닥다닥 붙이면 이렇게도 되구요. 확실하게 코너용이죠. 뒤에 여유공간이 너무 없어져서 가운데 건물(본부) 내부로 접근하기가 좀 어렵네요.
작은 건물(주차장) 둘을 잇닿아있게 하려면 핀 없이 그냥 늘어놓든지 개조를 약간 해주면 됩니다.
굳이 경첩이 아닌 핀을 쓴 것은 견고성 확보 차원이 아닌가 싶어요. 통째로 들고 옮기거나 돌릴 때 아이들은 그다지 조심스럽지 못하죠. 휙휙 돌아가는 경첩은 추돌사고를 내기 쉽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물론 구성을 바꿀 때도 핀이 더 용이하구요.
모듈화 외에도 모듈러 냄새를 살짝 뿌린 흔적이 몇 군데 보입니다. 일례로 본부 건물의 회전문입니다. 10211 백화점과는 또다른 방식으로, 소방서 제품에 회전문이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피를 들여보내놓고 빙빙 돌릴 수는 있는데 내리라고 꺼내기가 어른 손으로는 약간 어렵다는 게 문제긴 하더군요.
또 하나는 본부 건물의 인테리어입니다.
3층부터 숙직실의 이층침대, 중앙관제실의 컴퓨터와 지도와 회전의자, 로비의 커피머신과 의자입니다. 프린팅된 컴퓨터 부품들과 커피머신은 아무래도 보호자용 서비스가 아닐지...
이전 소방서들에서 익히 보아온 주차장의 셔터문도 빠질 리 없구요. 소방서 특유의 출동용 봉도 재미있습니다.
이전 것들과 달리 미피가 빙글빙글 돌면서 내려오라고 스크류 식으로 되어있습니다. 너무 빨리 뚝 떨어지지도 않고 좀 더 다이내믹한 느낌이라 신선하네요.
사다리차야 이제 눈 감고도 디자인하지 않을까요?^^ 함께 발매된 60107과 60112가 리프트식 고가 사다리차인 반면 여기엔 60111처럼 바스켓식 굴절 사다리차가 들어있습니다.
나일론 실로 된 소방호스와 스터드 슈터형 노즐이야 뭐 전제품에 채택되어있구요. 이런 데서 만나는 스터드 슈터라면 환영입니다. 배틀팩에 들어있는 것 몽땅 도색해서 여기다 기증하고 싶네요.
운전석에는 여성대원이 앉아있어요. 여성 소방대원 포함, 이런 거 중요합니다.
헬리콥터와 서장님의 지휘차 역시 기본 그 자체입니다. 굳이 찾아보자면 지휘차 뒷칸에 헬멧과 산소통을 탑재할 수 있는 정도가 있겠네요. 서장님의 모자만 금빛찬란하군요.
그리고 이 모든 사단의 원흉, 핫도그 수레입니다. 본사의 시나리오에 의하면 소방대원들이 점심을 때우고자 핫도그를 사러 갔는데 마침 수레에 불이 났다, 그래서 저 많은 대원과 장비들이 투입되었다...... 입니다.
어쨌거나 디자인은 귀엽습니다. 뻔한 부품들로 케첩과 머스타드 소스통을 구비해놓았다든가. 근데 핫도그 아저씨가 지금 웃을 상황일까요? 그나마 투페이스도 아닌 건 에러다 싶네요.
끝으로 첫 번째 사진에서 구석구석 수납되어있던 기체와 미피들 모두 나와 단체사진 한 장 찍습니다. 소방서 애완견 컨셉의 달마시안도 불러내서요.
소재, 구성, 규모 등 모든 면에서 이 제품은 '건전한 선물용'인 것 같습니다. 최저가로 사도 10만원이 넘는 가격은 분명 단점이겠지만 선물이라면 얘기가 좀 달라질 수 있을 테니까요.
...라고는 해도 비싸다는 느낌이 지워지지는 않는군요. 구성을 좀 단촐하게 하고 정가 10만원 선으로 맞췄다면 잘 팔리지 않았을지. 함께 발매된 소방차만 몇 개인데 대형 사다리차(길이 24cm)가 또 들어가야 했을까요?
어린이를 주대상으로 한 제품이 분명해보임에도 스티커 양이 상당하다는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건물과 기체에 붙어있는 소방서 엠블럼과 숫자들은 몽땅 스티커입니다;;
아이가 이 스티커들을 정확한 위치에 붙일 수 있을 리가 없죠. 그런데 붙이는 건 또 재미있어하기 때문에 아빠와의 갈등유발 요인이 됩니다. 미피 프린팅은 그렇게 잘하면서 왜?
아무 때나 선뜻 사들고오기엔 뜬금없는 감도 있지만, 기념일/명절 선물이라면 고려해봄직한 제품입니다. 특히 남자아이들이야 안 가르쳐도 수퍼히어로와 배틀물을 선호하기 때문에 정서순화용으로도 좋을 듯합니다.
스터드 슈터는 죽일 때만 드는 것이 아님을 존경하는 우리의 소방대원들을 통해 배우는 것도 좋겠죠.
레고사가 이 제품을 주인공 삼아 제작한 홍보용 단편 애니메이션도 있습니다. 공홈, IPTV 등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데 아이가 이 제품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끔 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