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브릭

옥스포드 로스트 밸리 수륙양용차 블럭

apparat 2016. 10. 24. 17:10

  • 품명: 로스트 밸리 수륙양용차 블럭 Lost Valley Amphibious Vehicle Block

  • 테마: 기획상품(콜라보레이션) - 에버랜드

  • 부품: 137개 | 미니피겨 1개

  • 출시: 2015년 1월

  • 판매처: 용인 에버랜드 내 기념품 매장 중 일부

  • 정가: 15000원

  • 평점: 6 / 10


요즘 여러 기업과의 콜라보 제품을 열심히 만들어내고 있는 옥스포드의 '기획상품' 중 비교적 흔치 않은 수륙양용차 제품을 하나 사봤습니다.

에버랜드와의 콜라보 제품 세 가지(지프, 사파리 버스, 이것) 중 하나죠. 그리고 오직 전세계에서 용인 에버랜드를 가야만 구할 수 있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그것도 에버랜드 내의 여러 상점 중 로스트 밸리 체험 후 (싫어도 의무적으로) 지나게 되는 매장 등 일부에만 비치되어 있으며, 재고도 간당간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로스트 밸리'는 에버랜드의 기존 사파리 옆에 붙어있는 신형 사파리라고 보시면 됩니다.(둘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어요.) 수륙양용차를 타고 둘러본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죠. 미어터집니다.

따라서 수륙양용차는 로스트 밸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죠. 반면 기존 사파리의 상징은 사파리 버스로, 돈을 많이 더 내야 하는 스페셜 투어 전용 지프는 또 그것대로 하나씩 제품화를 한 셈입니다.

옥스포드의 콜라보 제품 전체목록은 공식홈페이지의 해당 섹션을 참고하시기 바라구요.


옥스포드 로스트 밸리 수륙양용차 블럭 Oxford Lost Valley Amphibious Vehicle Block (front)


옥스포드 로스트 밸리 수륙양용차 블럭 Oxford Lost Valley Amphibious Vehicle Block (side)


박스는 앞뒷면이 완전히 동일하구요. 측면 역시 별다른 정보는 없습니다.

"본 제품은 삼성에버랜드가 로스트밸리 오픈을 기념하여 제작한 상품으로 외부 매장에서는 판매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 정도군요.

그럼 열어볼까요.



박스 내부구조가 좀 다르죠? 명절 선물세트 상자처럼 돼있습니다. 적어도 손가락 푹 집어넣어서 뜯으라는 식보다는 낫군요.

미리 하나 지적부터 해야 할 게 있는데, 내용물의 색상 차이입니다.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제품의 대표색상은 국방색이라고 봐야 할텐데, 브릭의 색깔과 스티커의 색깔과 인스 표지의 색깔이 모두 다릅니다.

한국의 인쇄기술이 이 정도밖에 안돼요. 대기업에서 신경 써서 하지 않는 이상 업계 수준이 대략 이 정도입니다. 특히 브릭과 스티커의 색깔이 확연히 다른 건 어째야 할지... 투명스티커도 아니고 말이죠.

다행히 브릭들 사이의 색상 차이는 없군요. 스티커의 문제에 대해서는 뒤에 좀 더 얘기하겠습니다.


또 하나, 세 개로 나뉘어있는 비닐봉지들에는 번호도 순서도 없습니다. 그냥 적당히 나눠 담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일제히 다 뜯어놓은 다음 조립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럼 뭐하러 세 개로 나눠놓았을까요? 레고 따라할려구? 공정 상으로 봐도 같은 색깔의 브릭끼리 나눠담아놓는 편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도 싶지만, 그러면 좀 건조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네요.



스티커까지 포함해 모든 부품들을 늘어놓아봤습니다. 브릭셋이나 브릭링크에서 부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라도 해놔야 정보가치가 있겠다 싶어서요.

(여벌 브릭 하나도 포함시켜 찍었습니다. 가운데 뒤의 노란색 1x1 길쭉한 게 4개 필요한데 5개 들어있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시작 않고 그냥 봉지 번호순대로 조립해나가는데, 봉지 번호와 순서가 없고 그나마 뒤죽박죽 섞여있다보니 한 번 분류해본 것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타이어입니다. 그냥 딱딱한 플라스틱이에요. 고무타이어였더라면 훨씬, 훨씬 더 좋았을 겁니다.

기본 브릭들의 품질은 아시다시피 준수합니다. 다시 말해 (여느 한국기업들이 그렇듯) 하드웨어적으로는 많이 따라왔습니다. 2010년부터 미국 해즈브로에 납품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품질이 많이 올라간 거라고 들었어요.

물론 그마저도 레고보다는 여전히 조금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옥스포드 직원들도 알고 있대요. 그런데 그만큼까지 품질을 끌어올리려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다는 얘기더군요.

제가 보기에도 이 회사가 집중적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은 브릭 품질이 아닌 나머지 부분들 같아보입니다.

그럼 슬슬 조립을 시작해야 하는데... 자꾸 저 위의 미피에 눈이 더 가시죠?^^



투어 가이드 정도로 설정돼있어보이는 미피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젊은 여자 직원이 가이드를 하고 남자 직원은 운전대를 잡고 있죠.^^ 그냥 탐험가라고 치고 어디에 써먹어도 될 만한 모자와 복장입니다.

특이하게도 위와 같은 상태로 들어있습니다. 머리와 몸과 다리가 이미 조립되어있어요. 그럼 분해하지도 못하는 걸까요?



그렇진 않구요. 결국 레고와 똑같은 식입니다. 손은 끼워져 있지만 굳이 빼면 빠지는 것도 같습니다.

반면 몇 가지 차이도 눈에 띄실 거예요. 몸통과 다리 사이의 결합부분이 좀 다르게 생겼구요. 근데 결과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다리와 발 앞부분이 둥그런 것이 도드라지는 옥스포드만의 특징이(었)죠. 최근엔 슬슬 레고하고 똑같아지는 중-_-.

사진에는 안 나왔는데 모자 안쪽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중앙부가 빈 스터드의 안쪽에 작은 돌기가 또 있어요. 그래서 이 머리에 레고 모자를 씌울 수는 있지만 이 모자를 레고 머리에 씌울 수는 없습니다.



뒷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레고 부품에 착석하는 데 문제 없습니다. 괜히 호환 제품이겠습니까.^^

프린팅의 퀄리티는 역시 레고보다 조금 떨어집니다.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차이가 눈에 띄는 정도죠. 뭐가 더 있을까 싶을 정도인 요즘 레고 미피를 온전히 따라잡긴 쉽지 않을 거예요.

머리와 팔, 손이 돌아가는 거야 당연히 똑같을 테구요. 다리관절의 가동성은 어떨까요?



이쯤 됩니다. 다리의 유연성은 동일한 수준이겠구요. 문제는 저 둥그런 발 앞부분이에요. 레고와 달리 저런 자세로는 간신히 세워집니다. 사실은 뒤로 좀 기울어있는 상태거든요.

둥그렇게 만드는 것이 사실성은 높여줄지 모르지만 자세를 다양하게 잡기엔 오히려 불리해진 것이죠. 고려가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했는데, 그래서 요즘 레고하고 똑같아지는 건지...?

그럼 이제야 본격적으로 조립을 시작해봅니다.



인스의 1번 단계입니다. 희한하게 시작합니다. 아무 브릭도 조립되어있지 않습니다. 그냥 바닥에 늘어놓아져 있는 겁니다.

이럴 필요가 없는데, 만들기도 더 불편하고 내가 뭘 만들어나가는 걸까 하는 호기심 유발도 안되게 돼있습니다. 유저 중심이 아니라 제작자의 편의성 중심이라서 그래요.

달리 말하면 머리를 덜 쓴 겁니다. 조립과정 내내 인스를 보며 느끼게 됩니다. 쪽수 줄이려고 노력했구나, 레고 인스보다 알아보기 훨씬 불편하구나, 참 평이하게 전개되는구나...



따라서 조립과정은 적당히 건너뛰겠습니다. 포함돼있는 부품부터가 거의 직선형 기본 브릭들이고 과정 자체도 무척 평범하기 때문입니다. 그냥 하나하나 개미처럼 쌓아나갑니다.



이렇게 해서 제품에 포함된 국방색 브릭을 모두 쌓았습니다.-_-

처음부터 지금까지, 바퀴축을 제외하면 오로지 국방색 브릭만 디립다 쌓습니다. 일부러 인스를 약간 포함시켜 찍어봤어요. 내내 저 페이지와 대동소이한 방식이거든요.

여기까지가 차체의 밑부분입니다.



윗부분으로 이어집니다. 차량의 내부 구조, 없습니다. 기믹, 없습니다. 실물재현, 몰라요. 미피 탑승, 안돼요. 그냥 차 모양이에요.

뭘 별달리 생략한 게 아닙니다. 이전 사진의 차체 밑부분에 바로 노란색 상판을 덮은 다음 유리창과 창틀을 돌려주는 겁니다.



그리고 완성하는 거죠;;; 창문 위에 지붕, 약간의 외부 장식, 그리고 바퀴, 끝.

조립과정 내내 주목해볼 만한 구석을 찾아보자면... 직선형 브릭으로만 표현된 차량 앞부분 정도? 저 차엔 원래 유리창이 없는데 일일이 넣어놓은 거?

튼튼하긴 합니다. 수륙양용차답게 물에 뜨기도 하구요(비록 뒤집어지지만).


여벌 브릭 하나 남았구요. 미피는 옆에 서있거나 지붕 위에 탑승하셔야 되구요. 스티커가 문제인데...

우선 말씀드렸듯 색깔이 확연히 다릅니다. 그리고 여러 개의 브릭들에 걸쳐서 붙이게 되어있습니다. 다시 말해 스티커를 붙이고 나면 분해하지 못합니다.

스티커는 여벌이 아주 많이 제공된 것입니다. 어디에 뭘 붙이라는 안내가 전혀 없어서 박스아트로만 판단을 해야 하는데, 실제로 붙일 건 반도 안돼요. 나머지는 그냥 부록입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MISB 스티커를 하나 소장하게 되었지요.


한 마디로 이 제품에서 저는 애플의 뒤를 따르는 보통 ICT 기업들의 제품을 써본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드웨어적 기본스펙은 무난하게 갖추고 있으나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 놀라움이 없어요. 기본에 충실하고 끝, 딱 거기까지입니다.

물론 분명한 장점과 용도가 있는 물건입니다. 열거해보자면


1. 즐거웠던 에버랜드 가족나들이의 추억을 되새기게끔 해준다. (인파에 치여 로스트 밸리 들어가는 데 실패했다면 아픈 추억이겠지만.)

2. 어차피 아이들은 놀이공원 가서도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게 되어있다. 좋은 선택지가 되어준다.

3. 국방색 브릭을 저렴한 가격에 대량 구할 수 있다. (단, 브릭 단가로 따지면 옥스포드 제품 중 상당히 고가임.)


다시 한 번, 불과 15000원입니다. 컨셉트 또한 기념품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같은 가격대의 레고로 스타워즈 마이크로 파이터스, 시티 스타터 셋, 수퍼히어로 마이티 마이크로스, 크리에이터와 바이오니클 최저가형 제품들이 늘어서 있거든요.

에버랜드가 아닌 대형 장난감매장을 간 거였대도 저런 것들 사이에서 이 제품을 선택했을까요? 물론 콜라보의 과정에서 여러 뭔가가 또 있었을 수 있겠지만 그거야 제조사 사정이고 소비자 사정은 다른 거니까요.

기본기가 잘 갖춰지는 데만도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었을 겁니다.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러니 이제부터는 필살기를 추가해야죠. 스토리텔링 마케팅, 틈새 공략, 박스와 인스와 스티커같이 부차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들, 특히 한글 서체들 좀 제발 어떻게 해주세요.ㅠㅠ

이 또한 최근 들어 점차 나아지고 있는 듯합니다. 어차피 마트 가면 자꾸 보이는 거, 유심히 지켜볼게요. 아일 비 와칭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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