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높은 위상을 떨쳐온 레고 스타워즈 UCS의 흑역사, 돈타워즈의 철옹성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증좌, 역대급 악성재고로 등극한 75098 Assault on Hoth1 탓에 관련제품들까지 한동안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5]의 도입부를 장식하는 호스 전투 관련제품은 워낙 이것저것 나와있고 구하기도 쉬운 편이라 대안이 많죠. 그 때문에 75098이 욕을 더 먹은 거기도 하구요. 그 중에서도 가장 경제적인 버전을 한 번 시도해봤습니다.
사실은 8083 (호스) 저항군 배틀팩 Rebel Trooper Battle Pack을 안 사고 미뤄놨다가 좋은 가격과 합배송에 혹해서 결국 사게 되었어요. 디오라마에서 반란군 병력이 너무 열세인 것도 계속 마음에 걸리고...
그런데 질 좋은 미니피겨에 반해 '호스 스피더'로 이름 붙여진 기체가 마음에 별로 안 들더군요. 저는 미피들 다 태우는 걸 좋아하는데 고작 한 명밖에 타지 못하는 구조더라구요.
약간만 손을 봐서 셋까진 태울 수 있게 약식 개조를 해봤습니다.
원래는 포가 뒤에 있고 앞엔 아무 쓸모 없는 상자가 카톤박스? 들어가있는 구조입니다. 상자를 빼고 미피를 집어넣어도 포신때문에 힘들어요.
이것만 앞으로 옮겼더니 셋을 나란히 태울 수 있네요. 부품은 원래 것만으로도 다 되긴 하는데 편의상 2x2 브릭 하나만 살짝 추가했습니다. 파일럿은 권총을 써야지 싶어서 총 바꿔줬구요.
자그마한 기체 안에 옹기종기 태워놓으면 미피가 더 귀여워요. 아이들 같아보여서겠죠.
손댄 김에 8084 스노우트루퍼 배틀팩 Snowtrooper Battle Pack까지 꺼내옵니다. 이건 이미 좀 뜯어고쳐놓은 상태였습니다.
원래 호스 전투씬엔 (위의 호스 스피더는 물론) 흰색 스피더바이크도, 제국의 발사대 따위도 전혀 등장하지 않죠. 그 날씨에 바이크 타다 동사할 일 있습니까?
스노우트루퍼의 상징은 역시 기관포인 만큼 기존 제품들을 참고해서 하나 복제하고, 8014 클론 워커 배틀세트 Clone Walker Battle Pack에 들어있던 클론들의 워커도 물려받습니다(원래부터 그랬을 거라고 믿고 있는 중).
기관포는 기존 제품들과 달리 '충전 박스'와의 연결을 위해 레고 부품(채찍 등)이 아닌 USB 케이블 자른 것을 썼어요. 덕분에 원작대로 포의 밑부분에서 충전 박스로 연결되는 등 재현성은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저거 AT-ST 맞거든요!^^;; 고철덩어리 물려받아서 험하게 쓰다 보니 지붕이 날아간 걸로 이해해주세요.
AT-AT는 아까 피격당해서 없어졌구요. 그 바람에 드라이버가 이리로 옮겨탔군요. 비어스 장군같이 보이기도 하는 AT-ST 드라이버의 저 득의양양한 표정, 너무 좋아요.
(흰색 스피더바이크는 반란군의 에즈라 브리저한테 줬습니다 타임 워프. [반란군] 애니에 나오는 스피더바이크들은 흰색이거든요. 에즈라가 곧잘 탈취해서 제것처럼 쓰곤 합니다.)
이제 디오라마를 차릴 차례죠. 둘을 붙여놓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군요. 스노우스피더 공수해옵니다.
그런데 너무 크거나 비싸면 균형이 안 맞잖아요. 마트에서 반타워즈로 4000원대에 들고온 핫휠 스노우스피더를 투입합니다.2 완성형 모델에 먹선만 좀 넣어준 상태입니다. 대신 75074 스노우스피더 Snowspeeder가 들어가도 좋았겠군요.
내친 김에 스노우스피더 파일럿마저 절대 제브 세네카가 아니라 루크 스카이워커인 걸로 밀어붙입니다. 좀 더 비싸지려나요?^^ (둘 섞어놓으면 정말 구분 어려워요.)
그럼 왐파하고 톤톤은? 전투 씬에 안 나오잖아요. 프루브 드로이드도 마찬가지, AT-AT는 이미 피격됐다고 설명드렸고, 에코 베이스는? 저 멀리 나와 야전 중인 상황이라서요.^^;;
네, 이렇게 경제적이기 짝이 없는 호스 전투 디오라마가 완성되었습니다.
어차피 장난이죠. 호스 스피더부터가 영화엔 나오지도 않는걸요. UCS급의 위용도 대단하지만 배틀팩에 소박스, 비레고까지 끌어모아 디오라마 놀이 하는 재미도 괜찮은 듯합니다. 그러자는 스타워즈 아니었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