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어덜트 그루트 Adult Groot - 76020 Extended Version
장르: Marvel Super Heroes - Guardians of the Galaxy
설명: 레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76020 탈출불가 미션 Knowhere Escape Mission 중 그루트 조립형 피겨의 개조 버전
부품: 100 pieces
제작: 2019
lxf 파일 다운로드1: Rebrickable MOC-24738
[엔드게임](과 [파 프롬 홈])으로 12년 '인피니티 사가'를 마무리하기까지, MCU 참 대단히도 달려왔습니다. 70년대부터 유명했던 헐크, 스파이더맨부터 아는 사람이 없다시피 했던 가오갤까지 일일이 유명 캐릭터가 됐죠. 아이들마저 가오갤 멤버들 이름을 외울 정도니까요.
그 중에 그루트가 있습니다. 식물계 외계인이라니, 판타지면 몰라도 SF 쪽에선 극히 드문 경우였죠. 상영시간 내내 톡톡 튀는 [가오갤 Vol.1]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인상 깊은 캐릭터는 역시 그루트였습니다. SF와는 영 코드가 맞지 않는 관객들조차도 그루트에게만은 애정이 싹트곤 하더라는 사례담을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 그루트'가 레고로는 딱 한 번밖에 나온 적이 없습니다.2 2014년에 나온 76020 탈출불가 미션에서였죠.3 당시로선 로켓 라쿤도 일반제품 중엔 여기밖에 없었기 때문에 오직 멤버 둘을 위해 벌크에 가까운 박스를 억지춘향으로 구입들 하셨습니다. 그것도 40달러짜리가 86500원으로 둔갑하는 흑마술을 감수해가며 말이죠.(네뷸라의 인기가 이렇게 오를 줄은 그땐 아무도 몰랐어요.)
다 좋은데 그루트가, 우리의 그루트가 기대보다 별로였습니다.(위의 사진은 굉장히 잘 나온 겁니다.) 머리와 몸통 전체를 감싸는 고유부품(17292pr0001)을 과감히 찍어내고 고유 프린팅 부품(11153pr0002)도 두 개 집어넣는 등 신경을 썼음에도 영 신체비례가 맞질 않았어요. 팔은 너무 길고, 어깨는 축 처지고, 다리는 너무 짧은데다 위로 올라붙었고, 고유부품들 빼곤 마음에 드는 구석이 도통 없더군요.
유사한 식물계 거인인 반지의 제왕 10237 오르상크의 탑의 엔트와 비교해도 너~무 볼품이 없어서... 간단하게나마 수정을 하고 이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지만 그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아 방치하다가 날 잡아 처음부터 다시 만든 게 이번 버전입니다. 76020의 원본과 1:1 비교 한 번 보시죠.
크기까지 맞춰놓은 비교 사진이구요. 키만 키운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싹 뜯어고쳤습니다. 다만 고유부품 셋은 고스란히 살려놓았어요. 특히 머리~몸 부품은 마음에 들어서라도 그대로 갔습니다. 바꿔 말하면 76020을 가지고 있거나 고유부품들을 따로 구입해야만(브릭링크에서 충분히 가능합니다) 고려할 가치가 있는 개조 버전이기도 한 셈이죠.
키가 5 스터드 커졌습니다: 몸통 2, 허벅지 2, 종아리 1. 너무 크지 않나 싶을 수 있지만 로켓과 비교하면 오히려 이 편이 적당하겠더군요. 마음대로 늘일 수 있는 키이기도 하구요.^^
몸통이 1 스터드 굵어졌습니다. 키가 커진 만큼 몸을 그대로 놔둘 순 없었어요. 영화와 기타 이미지들을 보면 유난히 클 뿐이지 홀쭉하거나 팔다리가 많이 긴 체형은 아니거든요. 신체비례를 원작에 가깝게 맞추는 데 제일 신경을 썼습니다.
어깨 위치가 높아지고 폭도 넓어졌습니다. 더이상 처진 어깨 아닙니다. 영화처럼 로켓을 사뿐히 태울 수도 있습니다.
팔꿈치를 볼관절로 바꿨습니다. 원본에선 안 그래도 긴 팔이 더 길어질까봐 힌지를 썼던 것 같아요.
중간중간 들어갔던 다크 그린 부품들을 메인 컬러인 적갈색이나 고유부품들의 무늬와 같은 올리브 그린, 손가락과 같은 다크 탠 등으로 바꿨습니다.
그밖의 소소한 수정들은 하나만 언급하고 넘어갈게요; 등짝 부품을 플레이트에서 타일로 바꿨습니다. 나무 무늬 프린팅이 들어간 적갈색 1x6 타일이 있으면 좋을텐데 없더군요. 호빗 79003 뜻밖의 만남에 '적갈색 타일 + 나무 무늬 스티커' 조합이 있긴 한데 그나마 1x6은 하나뿐;; 훗날을 기약할게요.
모든 관절 부위가 볼관절이므로 가동성은 준수합니다. 호리호리한 키 때문에 안정성이 염려됐는데 건드려보니 무난하더군요. 이럴 때 보면 레고 부품이 좋긴 좋단 말이죠. 몇 가지 포즈와 장면들입니다.
그리고 가장 감동적이었던, 그래서 그루트 팬클럽 결성 붐의 원천이 되었던 장면이죠. "We are Groot."
(지금 품 안에 멤버 다섯을 끌어안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단체사진입니다. 왼쪽부터 네뷸라, 가모라, 로켓, 오른쪽의 드랙스, (등에 업힌) 베이비 그루트, 그리고 스타로드입니다. 아까부터의 로켓은 76020이 아닌 폴리백 5002145에서 왔구요. 나머지 멤버들은 76081 밀라노 대 아빌리스크 출신이랍니다.
앞의 각주에서 밝혔듯 1대와 2대 그루트는 별개의 육신인 만큼 둘이 같이 있는 모습도 (시간여행 또 하면) 어색하지 않을 거예요. 대신 로켓 손에 들고 있는 건 흘린 잔가지인 걸로^^
귀여움으로 빚어낸 [Vol.2]의 베이비 그루트도 소중하지만(중2는 중략) 역시 제 마음 속엔 [Vol.1]의 대인배 풍모가 더 깊이 새겨져있네요. 다시 볼 수 있을지... 감독도 우여곡절 끝에 돌아왔으니 2대도 철 들고 커서는 1대 닮은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죠? 2021년 초부터 [Vol.3]의 촬영을 시작한다니 한 번 더 기대하겠습니다. 레고도 다시 세 개쯤 좋은 제품을 내줬으면 좋겠고4, 그때의 그루트는 또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합니다.
- 100 피스에 불과하고 구조도 간단한 모델이라 LDD의 빌딩 가이드 모드(F7)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본문에도 기술할 고유부품 셋은 LDD에 없습니다. 머리~몸은 마지막에 단계에 추가해서 다른 부위들과 결합하면 되고, 프린팅 부품 둘은 일반부품으로 대신하고 있으니 사진을 참고해서 교체하시면 됩니다. [본문으로]
- [Vol.2] 이후의 베이비 및 사춘기 그루트는 정확히는 2대 그루트(자식 내지는 환생)이고, 레고로도 형태가 완전히 다른 마이크로피겨 내지 일반 미니피겨라서 분간이 필요해요. [본문으로]
- 'Knowhere Escape Mission'이 어떻게 '탈출불가 미션'으로 번역되는지 심히 의문입니다. 심지어 Knowhere는 만들어낸 말이잖아요. 영화 내용과도 맞지 않는 엉터리 번역을 되풀이한다면 레코는 "가망이 없어요." [본문으로]
- 폴리백을 제외하면 Vol.1 때도 세 개(76019~21), Vol.2 때도 세 개(76079~81)였죠.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