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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무비 2 - 영화 감상평과 관련제품 정보

apparat 2019. 2. 11. 17:35
  • 제목: 레고 무비 2 The Lego Movie 2: The Second Part

  • 감독: 마이크 미첼

  • 제작: 워너 애니메이션 그룹 WAG (미)

  • 개봉: 2019년 2월 6일

  • 평가: IMDb 이용자 평점 6.9 | 메타스코어 평점 65 | 로튼 토마토 신선도 85% | 나의 평점 7

    • 레고 무비: IMDb 이용자 평점 7.8 | 메타스코어 평점 83 | 로튼 토마토 신선도 95% | 나의 평점 9

    • 레고 배트맨 무비: IMDb 이용자 평점 7.3 | 메타스코어 평점 75 | 로튼 토마토 신선도 90% | 나의 평점 8

    • 레고 닌자고 무비: IMDb 이용자 평점 6.0 | 메타스코어 평점 55 | 로튼 토마토 신선도 56% | 나의 평점 6




(0) 시작하기 전에


결정적 스포일러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민감한 분은 본작 감상 후로 미뤄주세요.

월드 릴리즈 첫 주에 쓰는 글이라 IMDb 이용자 평점은 앞으로 계속 내려갈 것 같아요. 7점대 사수하기 힘들 듯.

(P.S. 열흘 지나서 다시 보니 이미 7.3 -> 7.1로 하락.)

전작 중 [레고 배트맨 무비][레고 닌자고 무비]의 감상평은 올려둔 것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1) 짧은 평


1편 빼기 신선도, 놀라움, 반전의 매력.

그래도 레고라고 속편에도 마르지 않는 창의력을 기대한 내가 순둥이.

로드/밀러는 언제까지 한 발만 담갔다 뺐다 할래?



(2) 중언부언


'레고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농담 반 진담 반 용어도 쓰일 정도로 이쪽도 이젠 구력이 쌓였습니다. 2014년작 [레고 무비]부터 시작해 극장용 장편만 어느덧 네 번째니까요.(비록 그들간의 유기적 연결이라고는 등장인물이 살짝 겹치는 정도가 전부지만.)


근데 갈수록 비전이 안 보이네요. [레고 무비] → [레고 배트맨 무비] → [레고 닌자고 무비]로 이어질수록 무너져내려간 평가와 흥행을 이번에 기어코 반전시켰어야 했는데, 흥행은 아직 모르겠지만[각주:1] 평가는 위에서 보시다시피 뭐 그저그래요. "장난하냐" 수준이었던 닌자고 무비보단 좀 낫지만 1편엔 턱없이 못 미치는군요. '놀라움'은 줄었어도 흥미롭긴 만만찮았던 배트맨 무비보다 확실히 떨어집니다. 1편부터 순서대로 83 - 75 - 55- 65라는 메타스코어 평점에 100% 동의해요.


딱 일반인 기준 7점 정도의 '가족용 팝콘 애니', 평론가들 보기엔 열심히는 했겠지만 성과는 그닥인 평작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1편의 그 반짝거리던 상상력과 놀라움, 반전이 주는 뜻밖의 메시지는 다 어디로 산화했단 말인가요. 로드/밀러가 직접 감독을 맡지 않은, 내지는 패전처리투수 비슷한 경력의 감독[각주:2]에게 일을 맡긴 탓일까요? 그래도 로드/밀러가 기획 초기부터 각본과 제작에 참여했다던데...


김 빠진 이유 (1)  형식상의 새로움이 전무합니다. 비록 CG지만 물결 하나 불꽃 한 점까지 레고 부품화시킨 애니메이션이 주는 참신함은 이제 유통기한이 만료되었습니다. 5년 동안 세상 많이 달라졌죠. IPTV에든 유튜브든 레고 애니메이션이 넘쳐납니다. 얼마 전에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보고 눈 버린 탓일까요?


김 빠진 이유 (2)  레고 애니만의 접근법이랄 것도 별 게 없습니다. 무한 상상력, 빌드 앤 리빌드라는 레고만의 특징을 1편은 참 잘 잡아냈습니다. 다른 TV용 레고 애니들과도 차별되는 큰 장점이었죠. 자유로움, 엉뚱함, 가벼움, "뭐가 됐든 좋으니 만들어봐" 정신, 그게 바로 레곤 거잖아요. 칭찬해줬더니 내리 세 번을 반복하고 앉았네요. 창의력 부족이잖아!


김 빠진 이유 (3)  메시지가 주는 참신함도 그닥입니다. 레고 만화 따위에 무슨 놈의 메시지, 라는 선입견을 팍삭 깨부셔줬던 게 1편이 칭찬 받는 가장 큰 이유일 거예요. 실제로 대다수의 TV용 레고 애니들은 풍자, 개그, 장난이 전부니까요. 그게 배트맨 무비에선 "Friends are family"로 그럭저럭 이어졌고, 닌자고 무비에선 더없이 지지부진해졌으며, 이번에도 별로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은 좀 더 부연할게요. 1편의 얼개가 로드 비지니스―아빠―어른―고정관념―크래글 vs. 에밋―아들―어린이―자유로운 상상력―저항의 피스 간의 갈등과 설복이었다면 2편은 에밋들―오빠―일반 브릭 및 미피 vs. 외계인들―여동생―(듀플로, 프렌즈 등) 비일반 브릭 및 피겨 간의 갈등과 화해입니다. 무엇보다 대립구도의 체급부터가 너무 기우는 데다 식상하기까지 해요. "얘들아, 앞으로 사이 좋게 지내"가 전부.


그걸 전달하는 방식 또한 전편보다 못합니다. 후반부의 실사 씬을 통해 반전 효과를 극대화시켰던 1편과 달리 2편은 "그 반전 기억하지? 거기서 이어지는 거야"라는 듯 초반부터 틈만 나면 실사가 끼어듭니다. 반전까진 아니고 복선, 퍼즐 정도라는 건데 방식도 효과적이지 않고 내용물도 초딩급. 전반적으로 1편이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며 둘 다 실컷 웃고 나서 뭘 하나 건져가는 작품이었다면 2편은 아이들 보여주느라 따라온 부모가 패러디 서비스나 이삭줍기하는 수준.


김 빠진 이유 (4)  패러디가 주는 잔재미마저 밋밋했어요. 이건 제가 (아이와 함께 보느라) 더빙판을 골라서인 탓이 클테죠. 그러나 자막판의 재미가 몇 배라 해도 (1)~(3)을 뒤집긴 어려울 겁니다. 해외 평점 어딜 봐도 1편보다 확 낮은 이유가 더빙 탓은 아닐 거 아녜요.


패러디 대잔치는 레고 애니의 유구한 전통이지만[각주:3]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더군요. 아포칼립스버그는 오리지널 혹성탈출과 매드 맥스 위에 세워졌고, DC는 직접적, 마블은 간접적으로 시종일관 소환되며(세다 지칠 정도), 브루스 윌리스는 성우까지 직접 맡을 정도로 씬 스틸러를 자처했고, 식물계 외계인 행성은 에일리언 그대로, 타임 머신 만들 땐 백 투 더 퓨처, 닥터 후, 터미네이터가 우루루, 매트릭스는 아예 대사로 언급되고, 스타워즈도 도처에, 어마무시 장군의 스카우터는 드래곤볼이 생각나고, 오즈의 주인공들은 대체 왜 나왔는지 오리무중인 가운데 쥬라기 랩터들이 설치는 건 크리스 프랫이 그 시리즈에도 나오기 때문이라죠?


하지만 다시 한 번, 패러디의 성찬은 레고 애니들의 관습에 가까워요. 극장판 장편이라면 그 이상의 뭔가를 담았어야 했다구요. 수많은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들이 1편의 참신함과 놀라움을 이어가기 힘겨워 합니다. 예외를 꼽는 편이 훨씬 빠르죠; 토이 스토리, 인크레더블, 드래곤 길들이기 정도?[각주:4] 레고 무비도 여기에 속하긴 힘겨웠던 듯합니다. 더불어 레고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앞날도 먹구름 속으로...



레고 70841 베니의 우주 전대 [출처: Brickset]


(3) 관련제품 정보


다른 영화평과 달리 구구절절 새로 적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이미 정리해놓은 것도 있고, 브릭셋 직원들이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기도 하구요.


> 아파라트의 레고 2019 신제품 루머 & 정보

레고 무비 2 항목 외에 미니피겨 시리즈의 71023, 브릭헤즈의 41634~7, 듀플로의 10895까지 보시면 됩니다.

단, 폴리백, 기어(열쇠고리, 시계, 가면 따위), 책 등은 제외된 목록이므로 그 부분은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브릭셋의 레고 무비 2 관련제품 페이지

확인된 정보만 등록한다는 특징만 제외하면 최고의 DB죠. 폴리백 등까지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테마를 달리 선택하면 1편, 레고 배트맨 무비, 레고 닌자고 무비 제품들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전부 'The Lego~'로 시작하니까 메뉴에서 고르기도 쉬워요. 다만 미피 시리즈, 브릭헤즈, 디멘션즈, 듀플로 등은 별도로 찾든지 태그 기능을 이용해야 합니다.


영화 못지 않게 제품에 대한 호응도 전만 못한 듯합니다.[각주:5] 영화 자체가 떨어져서, 제품의 신선도도 마찬가지라서, 레고 거품이 많이 꺼져서, 요즘 레고 사의 고급화와 물량공세에 질려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죠.(수량만 해도 1편 관련제품이 미피와 디멘션즈까지 다 합쳐 38개였던 반면 2편은 아직 출시중인데 벌써 44개, 제품의 덩치 역시 1편 때 1000 피스가 넘는 건 70810 씨카우 하나뿐이었는데 2편에선 무려 4개나 됩니다.)


씨카우의 뒤를 이을 만한 성인용 대형 제품으로는 70840 아포칼립스버그 방문 환영! 정도, 소형 제품으로는 올드 레고에 대한 향수와 저가 전략이 잘 맞아떨어져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70841 베니의 우주 전대가 특기할 만하구요. 영화를 보고 나면 70827 울트라 캐티와 전사 루시, 70829 에밋과 루시의 탈출 버기카!, 70830 메이헴 장군의 시스타 우주선!, 70839 렉셀시어!, 70842 에밋의 트리플 데커 카우치 멕 정도가 눈에 밟힐지도. 어쩌면 71023 미피 시리즈와 브릭헤즈들이 탈것이나 건물보다 더 매력적일 수도 있겠고, 폴리백이야 받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이지만 팟 시리즈 두 개는 은근 탐스럽네요.


시리즈 전반에 걸친 특징이라면 영화의 주제에 조응하여 듀플로, 클래식, 프렌즈류 미니돌, 심지어 쥬라기 공룡까지 경계를 잊은 듯한 퓨젼일 겁니다. 한 제품 안에 시스템 브릭과 듀플로, 미피와 미니돌을 섞어놓는 건 금기였잖아요.(그 와중에 끝내 외면 받는 테크닉ㅠㅠ 혹시 3편에?) 반면 멀티빌드는 예전만 못합니다.[각주:6] 제품 수는 거기서 거기지만 극중에서 멀티빌드 개념의 중요성이 축소된데다 제품 자체도 70842 외에는 다소 억지스럽군요.


  1. 해외 한정. 미국에선 첫 주 1위라도 했지만 한국에서는 여차하면 최종 스코어 10만도 못 넘길 듯합니다. 첫 주말을 보낸 2월 10일 현재 고작 71000명... 네이버 예매순위 벌써 6위... 그리고 이번 주에 [메리 포핀스 리턴즈]와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 개봉... [본문으로]
  2. [슈렉 포에버], [엘빈과 슈퍼밴드 3], [트롤]의 감독입니다. 드림웍스, 폭스, 워너를 종횡무진해왔네요. [본문으로]
  3. 단적인 예가 [레고 스타워즈: 드로이드의 전설](TV판, 전5화)일 듯. 스타워즈 팬은 요절복통, 옆에 앉은 스알못은 어리둥절. [본문으로]
  4. 연례행사로 극장판이 나오거나 반대로 속편을 아예 안 만들거나 도 아니면 모인 일본 쪽은 빼고 꼽았어요. [본문으로]
  5. 1편의 국내 공식 흥행성적은 236,129명입니다. 이번엔 이마저도 힘들 듯. [본문으로]
  6. 1편 때는 70804, 70805, 70806, 70811의 네 개가 2 in 1이었고, 2편 제품 중에서는 70825가 아예 클래식 테마같은 자유조립형, 70826이 3 in 1, 70831과 70842가 2 in 1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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