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브릭

레고 MOC로 달래보는 왕좌의 게임 후유증

apparat 2019. 5. 28. 19:46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Game of Thrones]이 시즌 8 에피소드 6으로 끝났습니다. 네, 그렇게 끝장났습니다. 스타워즈 에피 8도 너른 마음으로 받아들였던 접니다. 소소하게나마 영화평 올려놓은 거 보면 아시겠지만, 어지간해도 6점은 줍니다. 그런데 시즌 8은... 드라카리스!


시즌 6 변함 없이 넋 놓고 봤습니다. 시즌 7부터 구멍이 빼꼼 보이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시즌 8의 3화까지도 수용 가능합니다. 4화 지겹더군요. 그리고 5, 6화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빨리 좀 끝나기를 바라게 되다니, 이야말로 믿을 수 없는 반전. 아무리 너그럽게 봐줘도 D&D(기획/각본 듀오) 붙잡아다 나이트워치로 처박아버리고 싶더군요. 드라마 결말에 가슴 뚫린 내 며칠ㅠㅠ


레고로라도 헛헛한 마음 달래볼 수 있을까요? 정식 제품으론 절대 나올 리 없을 테니 MOC를 좀 뒤져봤습니다. 다시 한 번, 세상은 넓고 괴수는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인상 깊었던 작품들 소개하면서 추스려봅니다. 2019년 5월말 기준이에요.



▷ 아키텍처형 & 브릭헤즈형 작품들 in 리브리커블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아키텍처처럼 미니멀리즘의 미덕을 발휘한 작품들입니다. 리브리커블에 두 해외창작가가 집중적으로 올려놓은 게 있군요.


먼저 이탈리아의 'MOMAtteo79'입니다. 디즈니, 스타워즈, 어벤져스를 거쳐 인디아나 존스, 해리 포터까지 갖가지 아키텍처 스카이라인 타입의 창작품으로 많이 알려진 분이죠.

MOMAtteo79의 웨스테로스 스카이라인 [출처: Rebrickable]


  • 웨스테로스 스카이라인: 같은 맥락의 아키텍처 스카이라인 계열 작품입니다. 442 피스로 웨스테로스의 여섯 지역을 알차게도 재현해놓았습니다.

  • 윈터펠: 스카이라인이 아닌 일반 아키텍처 형태로는 아직 윈터펠만 있습니다. 아마 더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 철왕좌: 드라마 전체의 상징물과도 같은 철왕좌 창작품은 꽤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딱 86 피스로 요령 좋게 재현된 이 소품이 특히 인상 깊더군요. 이런 거야 부품수 많이 늘리면 어떻게든 못 만들겠어요.


다음은 독일의 'SpiderTom89'입니다. 특이하게도 리브리커블에 올려놓은 창작품 다섯 개가 모두 왕겜 관련물이네요.
  • 아키텍처형 작품들: 드래곤스톤, 윈터펠, 캐슬 블랙, 강철 은행까지 현재 4개가 올라와 있습니다. 모두 2019년작이고 최근 업로드가 5월 중순인 걸 보면 여럿 더 나오겠네요. 부품 수가 500~4000(!)으로 좀 부담스럽긴 해요. 링크는 위의 것으로 대신.
  • 브릭헤즈형 작품: 현재로는 존 스노우와 고스트 하나만 보입니다. 역시 5월 최신작이네요. 근데 제가 브릭헤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참고로 브릭헤즈 타입으론 다른 분('Lioncity Mocs')의 칼 드로고도 있어요.

끝으로 'EthanBrossard'의 윈터펠도 있군요. 역시 3000여 피스의 대작입니다. 감상을 넘어 레플리카까지 시도할 분이 많지는 않을 듯.


▷ 오토마타 - 드라마의 인트로처럼 작동하는 건물들 in 유튜브

드라마 보는 내내 변신로봇 바라보는 아이의 눈으로 반짝거렸던 게 인트로였어요.(이마저도 시즌 8에선 변질...) 오리지널 영상은 이런 거였죠.



진짜 아날로그로 만든 물건일까, 설마 CG겠지, 진품이 존재한다면 꼭 한 번 알현하고파라 했던 이걸 레고로 해낸 분들이 계세요. 존경합니다.


먼저 테크닉 부품들로 만든 킹스랜딩의 레드킵입니다. 창작가는 러시아의 'Desert Eagle'로, 리브리커블보단 유튜브에 올려놓은 게 훨씬 많으셔서 그쪽을 링크해놓습니다.



테크닉 전문 답습니다. 특히 작동이 끝난 후 배터리 박스 스위치까지 자동으로 끄는 기능은 암만 봐도 신기하군요. 리브리커블에도 인스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아쉬움이라면 테크닉 부품이다보니 색이 다양하지 못해서 그냥 빨간색 부품이 동원되었다는 점이겠네요. 다크 레드여야 딱인데요.


그래서 또 찾아봤습니다. 이번엔 독일의 'Jonas Kramm'입니다. 무려 여섯 가지나 되는 오토마타[각주:1]형  작품들을 내놓아 사람들을 놀래키고 있습니다. 우선 6종 전체를 모아서 소개한 동영상을 보여드릴게요. 레고 창작품 소개에 열심인 'Beyond the Brick' 계정입니다.(워낙 인기인지 똑같은 걸 소개한 다른 계정 동영상도 있어요.)



순서대로 파이크, 레드 킵(킹스랜딩), 브라보스, 캐슬 블랙(더 월), 이어리, 윈터펠이죠. 사랑스러울 정도. 하나씩 찬찬히 개별감상하시려면 창작가의 인스타그램이 낫구요. 개인 홈페이지에서는 현재 윈터펠과 레드 킵의 인스를 판매중이기도요.(리브리커블엔 안 올렸네요.) 나머지도 곧 올라오겠죠?


반면에 초대형 오토마톤도 있습니다. 독일의 'Brick Creantions(Claus-Marc Hahn)'가 만들어낸 무려 12만 5천 피스짜리 레드 킵입니다. 마인드스톰 EV3를 네 개 써서 작동시킨다고 하네요. 동영상은 역시 'Beyond the Brick' 계정의 것인데 작가 홈페이지에도 이것이 올려져 있더군요.



이쯤 되면 뭐... 닥치고 감상이죠. 작가 홈페이지를 보면 알 수 있듯 대형 디오라마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프로다 보니 스케일이 다릅니다. 하나같이 유럽쪽 작품이라 한국땅에서 볼 기회는 요원할 듯.



▷ 전시장의 대형 디오라마들 in 유튜브


위의 것들처럼 움직이진 않더라도 서양쪽 레고 전시회에선 왕겜 관련 대형 디오라마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양입니다. 2011년에 방영이 시작됐으니 시간도 충분했네요. 이번에도 'Beyond the Brick'입니다. 하나의 재생목록으로 잘 정리해놓았으니 아래에선 각각의 링크로 대신합니다. 전시장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찍고 인터뷰한 것들이다보니 이번엔 (자기들 사는) 북미쪽 창작품들로 채워졌습니다.

  • 웨스테로스 전체: Brickworld Chicago 2017에서 선보인 VirtuaLUG 그룹의 작품.

  • 더 월(캐슬 블랙): BrickCon 2016에서 선보인 David Gagnon, Keith Reed, Dave Guedes의 공동작품. 밴쿠버 레고 클럽 멤버들이라고 합니다.

  • 더 월(캐슬 블랙): Brickworld Chicago 2017에서 선보인 Matthew Greene의 작품. 위의 것에 비해 장벽보단 성채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네요.

  • 파이크: BrickCon 2016에서 선보인 Anu Pehrson의 작품. 강철 군도도 흔치 않고 여성 작가의 대형 디오라마도 흔치 않죠. 현실의 야라.

  • 브라보스의 거인 상: BrickFair New England 2015에서 선보인 Steve Morrison의 작품. 건물이 아닌 거인 상만입니다.

  • 흑백의 집(브라보스): Philly Brick Fest 2017에서 선보인 Joel Best의 작품. 앞면은 단순한 대신 '얼굴들의 방'을 중점적으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 기타 다양한 작품들 in 브라더스 브릭


브라더스 브릭의 태그 검색을 이용하면 또 색다른 것들이 등장합니다. 위와 중복되는 것 등은 제외하고 신박한 나머지 몇 가지를 끝으로 소개합니다.


Omar Ovalle의 콘스트랙션 타입 작품들 [출처: The Brothers Brick]




대략 이 정도로 위로의 시간을 마무리지어봅니다. 물론 구글, 플리커 등을 통하면 훨씬 더 많이 찾아지지만 대개는 커스텀 미피거나 간단한 디오라마더군요. 확실히 서양에서는 반지/호빗만큼이나 왕겜이 캐슬 매니아들의 탈출구가 되어주고 있는 것 같네요. 그 기대에 부응해서 중간이라도 가기가 그리 어려웠더냐.


조금이나마 힐링이 되셨는지요. 오히려 아픈 기억을 헤집는 부작용이 유발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저의 경우 사나흘 지나니 좀 나아지더군요.^^ 하지만 이 드라마가 어떤 식으로든 언급될 때마다 (스덕들의 에피 8처럼) 떠오를 생각을 하면;; 빨리 다른 드라마로 덮어버리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브레이킹 배드]처럼 쎈 걸로요. 아, [체르노빌]이 그렇게 잘 만들었다던데.


  1. 오토마톤이 단수형, 오토마타가 복수형이라고 하네요. 영어 단어로 치환하면 오토메이션이겠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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