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처럼 난생 처음 일본 가보는 '일본 여행 초보'를 위한 정보입니다. 갑자기 일본을 가게 됐는데 덕후 맵 챙길 시간이 부족하다면 참고해주세요. 조금이라도 익숙한 분, 유경험자들껜 뻔한 얘기일 거예요.
그나저나 1편으로 소개한 도쿄야 그렇다 치고, 오사카도 아닌 나고야? 하지만 나름 일본 제3의 도시라고 합니다. 종종 교토, 후쿠오카, 심지어 삿포로보다도 밀려서 그렇지... 패스하기 힘든 포인트도 몇 있구요. 스펙으로든 첫인상으로든 (부산을 제외한) 한국의 광역시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나고야의 덕후 여행지 소개합니다.
* 2024년 11월말 정보입니다.
* 지명, 건물명 등은 구글 맵 한글 표기 기준입니다.
(1) 오스상점가
도쿄의 아키하바라, 오사카의 니혼바시에 이어 일본에서 세 번째 가는 전자상가 겸 덕후 집결지. 오스칸논이라는 사찰 동쪽으로 1000개가 넘는다는 온갖 가게들이 재래시장 풍으로 모여있습니다.
덕후들이 우선 찾아야 할 곳은 아카몬 거리. 상점가의 북동쪽 입구에 해당하는 아카몬(적문 赤門) 인근에 주요 하비샵들이 모여있습니다. 슈퍼키즈랜드(프라모델), 정글(중고 전문), 만다라케(만화), 슈퍼 포테이토(게임) 등 다양하니 하나하나 섭렵하시길. 매장별 개성이 뚜렷해요.
개성이라면 상점가 서쪽에 위치한 수요일의 앨리스도 빠뜨릴 수 없겠네요. 이름처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테마샵인데 여기가 무려 본점이라는군요.
(2) 사카에
나고야 제1의 번화가. 오스상점가의 북쪽 블럭이기도 합니다.(그래도 도보 20분 거리는 돼요.) 일본의 번화가답게 수많은 백화점, 쇼핑몰 사이사이에 하비샵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일일이 방문해보진 못했지만 남북으로 뻗은 히사야오도리 거리를 중심으로 이런 가게들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순서는 북쪽부터):
- 오아시스 21: 우주선같이 생긴 지붕이 특징적인 복합쇼핑몰. 해리 포터 마호드코로(위저딩 월드 오피셜샵), 도토리 공화국(지브리샵) 등.
- 선샤인 사카에: 뜬금없이 대관람차가 붙어있는 건물. 테마 까페, 걸그룹 공연장 등.
- 마쓰자카야 백화점: 포켓몬 센터, 디즈니 스토어, 산리오샵 등.
- 점프샵 나고야점: [주간 소년 점프]의 그 점프. 작은 상가 건물 1층에 위치. 여기서부터 아카몬까지는 도보 5분밖에 안되니 묶어서 방문해도 좋겠네요.
(3) 지브리 파크
저는 여기때문에 나고야 갔습니다.(결과적으로 나고야 성이 더 마음에 들긴 했지만...) 2022년 1차 개장, 2024년 3월 모든 시설 완공, 도쿄 지브리 미술관을 능가하게 된 새 성지. 2005 아이치 엑스포 때 조성된 아이·치큐하쿠 기념공원(무지 넓어요) 여기저기에 관련 시설을 흩어놨달지 짱박아놨달지.
이게 특징입니다. 실내 시설인 '지브리 대창고'만큼은 우리가 기대하는 그 테마파크, 체험시설의 고정관념에 부응하지만 나머지는 반대로 '파크 안의 테마들'에 가까워요. 적어도 인간형 캐릭터는 안내판에서도 보기 힘듭니다. 상상력 발휘하란 거죠. 그만큼 덕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기대 이하일 수도 있어 무턱대고 추천하진 못하겠습니다.
여기도 사전예약 필수, 그것도 최소한 두 달 전이어야 합니다. 정체불명의 사이트 다 필요 없고 제목에 링크해둔 공홈(영문판)에서 하면 되구요. 티켓이 두 가지인데 모든 시설의 내부까지 들어가볼 수 있는 프리미엄 티켓이 더 일찍 매진되니 주의하세요. 일반 티켓은 지브리 대창고를 포함해 일부 시설만 입장이 가능하고 나머진 밖에서만 기웃거려야 합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못 들어가요ㅠㅠ
정확히는 나고야 동쪽 근교 나가쿠테 시에 있습니다. 나고야 역에서 1시간 거리. 직행버스도 있지만 지하철과 자기부상열차(리니모) 환승을 권합니다. 훨씬 자주 있기도 하고, 차비도 반값이고, 리니모에서 내려다보는 뷰도 좋고, 인천공항에서 망한 자기부상열차가 여기선 멀쩡하게 운행되는 걸 뼈저리게 체험할 기회도;;
시설은 다섯 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실내 시설인 '지브리 대창고'가 규모로 보나 만족도로 보나 압도적 1순위겠구요. 다음으로는 '마녀의 계곡'(키키, 하울)이 우선입니다. 실외 시설 중에선 제일 뭐가 많아요. 반면 돈도코 숲(토토로), 청춘의 언덕(귀를 기울이면, 고양이의 보은), 모노노케 마을(원령공주)은 시간 및 체력 배분상 후순위가 좋을 듯.
(4) 레고랜드 재팬
안 가봤습니다만... 전세계의 레고랜드가 대체로 저학년용이라는 데 많은 분들이 동의하는 듯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더구나 이곳은 세계에서 제일 작은 레고랜드로 유명... 춘천의 1/3 규모... 시 남쪽, 나고야 역에서 전철로 25분 거리에 있구요. 바로 앞에 테마형 수족관 '씨 라이프'와 철도박물관인 '리니어 철도관'도 있다고 하니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겐 하루를 꽉 채울 좋은 여행 코스일 수 있겠습니다.
훗날 오사카 편으로 이어지길 기원합니다^^.